수정 2016-11-10 11:41:29
한 고등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박근혜 퇴진 시국촛불을 9일째 이어가고 있는 대구는 요즘 대통령 퇴진의 목소리가 가장 뜨거운 곳이 되었다.
지난 대선에서 대구 사람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80.1%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지역내 총생산(GRDP), 청년실업율, 노동자 평균임금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모두 전국 꼴찌를 차지해
불만이 턱밑까지 차올라 있었고, 이번 국정농단과 국정마비사태를 접하며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고 있다.
지난 11월 5일 1차 시국대회에 주최측 예상보다 두 배나 많은 4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고,
전 국민의 가슴을 울린 여고생의 발언에 시민들의 퇴진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같은 또래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열심히 일해도 개돼지로 취급받는 부모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런 사회를 보면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을 느낀다”
“언론은 최순실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 모든 문제의 본질은 박근혜다”
“당신의 사과는 먼저 당신이 하야했을 때 진심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등의 발언마다 함성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이승만 독재를 하야시킨 4.19혁명의 시발점이 된 이곳 2.28민주운동공원에서 박근혜를 끝장내겠다는 마음을 모으자”며
그 의미를 되살렸고, 즉석에서 제안된 모금에도 395만원이 모여 시민들의 분노와 열기를 실감케 했다.
경북대, 계명대, 대구대, 대구교대 등 지역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대통령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고,
8일에는 박근혜의 측근들이 재단을 장악하고 있는 영남대에서 교수,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터져 나오면서
대학가의 퇴진운동 불길도 확산되고 있다.
4천여명의 시민들이 가두행진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구자환 기자
민중총궐기 대구투쟁본부는 11월 1일부터 대구시내 중심가에서 박근혜 퇴진 시국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
서명 참여자 수가 하루 평균 1,500여명에 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를 묻는 설문에는
95%가 ‘하야 후 구속’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동네마다 ‘불쌍해서 뽑아줬더니 대구시민들이 더 불쌍타’
‘대구시민 명령이다 박근혜는 물러나라’등의 자발적인 현수막이 나붙기 시작했다.
한편, 박근혜 퇴진과 더불어 시민들의 ‘새누리당 해체’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지난 총선에서 정책공약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같이 찍은 사진을 전면에 걸고
친박, 진박 타령으로 진흙탕선거 치렀다.
그 중 그 누구도 책임지기는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는 모습에
20대 총선에서부터 시작된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이 해체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민중총궐기 대구투쟁본부, 대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경여성운동단체연합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퇴진 대구비상시국회의’는 11월 11일 금요일에 2차 시국대회를 확정하고 준비에 들어갔으며,
박근혜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헌정유린, 민생파탄의 최대 피해자는 노동자다.
재벌의 편에 서서 노조를 탄압하고, 법적 근거도 없는 성과퇴출제를 강요한 것이 바로 대구에서 찍어준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근혜의 비호 아래 최순실 일당은 온갖 불법과 강압으로 고혈을 짜내 사익을 취했다.
대구의 노동자가 앞장서서 박근혜 정권을 끝내는 것, 이것이 진정한 결자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