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4 07:20:36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은 마비되고 국격은 추락했다.
한국의 대통령이 오랫동안 특수한 관계를 맺어온 개인의 국정개입을 허용했고,
최순실과 친인척들은 대통령을 업고 사적 이익을 거의 무제한으로 취했다는 충격적 소식이 날마다 외신을 타고 있다.
한류와 국격을 입에 달고 살던 박근혜 대통령은 짧디 짧은 사과 이후 말이 없고,
청와대와 최순실은 생존 작전에 혈안이 돼 있다.
젊은이들의 우스개 중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라는 말이 있다.
대통령과 정치권, 사회 리더로 불리는 이들은 후안무치한 범죄 이후에도 당당한데
국민들은 부끄러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굳이 맹자의 수오지심을 들지 않더라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은 혼이 정상인 사람의 기본 소양이다.
3일 인제대학교 학생들은 1055명의 시국선언에 앞서 사과를 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가 ‘정치적 중립’이라며 시국선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학생회의 주인으로서 사과를 한 이들이 더욱 빛나 보였다.
같은 날 예비교사인 전국의 교육대학교 학생들도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고 싶다”면서 시국선언을 하고, 민중총궐기 참가를 결의했다.
공무원을 앞둔 학생들이 불이익이 있을지 모름에도 부끄럽지 않은 길을 택한 용기를 높이 산다.
박 대통령이 정치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여러 덕목과 능력 면에서
크게 부족하다는 것은 긴 세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러나 본인의 권력욕과 이를 활용하려는 정치세력의 비호가 오늘의 참극을 빚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참담해 하는 국민을 상대로 협박과 교언을 일삼으며 살 길을 찾고 있다.
박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부끄러움을 배워야 한다.
아직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집권자를 가진 것이야말로 이 나라 국정의 최대 불안이다.
박 대통령은 부끄러운 줄 알고 이제 권좌에서 내려와 죗값을 달게 받아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에게 유일하게 사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