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NEWS](19)/˚♡ JTBC - 뉴스룸

무서운 '우기기'

또바기1957 2010. 2. 12. 19:13
무서운 '우기기'
DATE 10-02-05 11:55

아주 오래전 유머다. 우기기 5대 천왕이 있었다.
첫번째 우기기 대마왕은 몽고반점을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요리집이라고 우기는 사람이다. 두번째 대마왕은 구제역을 서울 홍제역 다음에 있는 전철역이라고 우기는 사람이고, 세번째 우기기 대마왕은 첨성대를 경주에 있는 유명 국립대학교라고 우기는 사람이다. 네번째 대마왕은 복상사를 소림사 다음으로 중국에서 유명한 절이라고 우기는 사람이며, 마지막 다섯번째는 북한산을 북한에 있는 산이라고 우기는 사람이다.
오래된 유머지만 웃음 포인트는 여전히 살아있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유머 속에서 우기기는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지만 현실 속으로 들어왔을 때 우기기는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로 탈바꿈한다.
현실 속의 우기기는 집요하다. 다른 이의 생각이나 논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자신의 생각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타인에게 일방적인 수용만을 강요한다. 복장 터질 일이다.
우리네 삶 속에는 크고 작은 우기기가 즐비하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놓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우기는게 인간이다.
삶의 편린 중 하나로 여겨지는 일상 속의 우기기는 그나마 애교다. 우기기의 진수는 뭐니뭐니해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다. 가히 우기기의 최고봉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다.
대기업의 우기기도 못지 않다. 작년 봄 맥도날드는 말레이시아에서 ‘우기다가’ 법원의 철퇴를 맞았다. 맥도날드는 ‘맥커리’라는 말레이시아 지역 음식점이 ‘맥’이라는 단어를 못 쓰도록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은 맥커리의 손을 들어줬다. 우긴다고 다 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 시원한 한판승이었다.
요즘 신데렐라처럼 떠오른 우기기는 도요타다. 도요타와 13년째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보스톤의 최혜현 씨는 도요타의 리콜조치를 가리켜 ‘자고 일어나니 신데렐라 같은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고 표현한다.
그녀는 1997년 산 지 1년 밖에 되지 않는 도요타 코롤라가 갑자기 도로에서 문제를 일으켜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고,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도요타와 끝없는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최혜현 씨는 13년간 오고간 서류에 무수히 써있는 ‘Mrs. Choi Driver fault’라는 단어에 도요타의 색깔이 묻어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말하는 ‘도요타의 색깔’이란 13년동안 일관되게 자신들의 차량결함은 인정하지 않은 채 모든 잘못을 운전자의 실수로 떠넘긴 대기업의 이기적인 ‘우기기’가 아닐까 싶다.
정상적인 한 사람이 자신들의 차량결함으로 인해 전신마비가 된 것쯤은 그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 경찰 가족이 도요타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가속으로 현장에서 즉사하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도요타는 “운전자의 실수”라고 했었다. 인간의 목숨 조차 그들의 우기기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절대로 인정하지 않던 도요타의 우기기는 사상 초유의 리콜사태로 이어졌고 연일 쏟아지는 도요타 기사를 보며 최혜현 씨는 누구보다 많은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그는 “13년동안 나에게 던진 도요타의 많은 위협과 거짓말을 보면 오늘의 사태를 야기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한다.
최근 미국의 교통부장관은 “도요타가 안전 불감증을 보이는 듯 했다”고 발언했다. 최혜현 씨가 비유했던 ‘Driver fault의 색깔’과 교통부장관이 발언한 ‘도요타의 안전 불감증’은 어쩌면 같은 언어일런지도 모른다.
우기기, 간혹 일상의 애교로 봐줄 수도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속성 속에서 힘 가진 자들의 우기기는 일반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 세상이 무섭다는 걸 새삼 느낀다.
 
최윤주 편집국장 editor@wnewskorea.com
 

참고로 3호선 전철 "홍제역" 다음 양방향 역 은 "녹변역 그리고 무악재역" 입니다.

또바기 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