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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 소동과 무너진 신뢰

또바기1957 2009. 11. 23. 22:09
오보 소동과 무너진 신뢰
DATE 09-11-20 09:58

무너진 신뢰가 나쁜 이유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좌절감 때문이 아니다. 불신이 팽배해지고 일반화된다는 게 더 나쁘다.
신뢰가 무너지면 같은 언어라도 진실성이 떨어져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번지게 된다. 의심을 하게 되고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따라간다. 그 때부터 단합과 화합은 묘원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신뢰만은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번 한 주는 그 어느 때 보다 신뢰를 찾아볼 수 없는 때였다.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던 창 표 씨가 법원 심리 하루 전 이를 연기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 날의 법원심리를 기대했던 한인들이 많았던 만큼 법정이 연기되어 나타나는 실망감 때문에 신뢰가 무너졌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신뢰를 무너뜨린 결정적인 요인은 중앙일보의 오보였다.
11월 16일 중앙일보는 ‘선거 임시중지 명령 취하’라는 큼지막한 제목 밑에 ‘창 표 씨, 법원심리 하루 직전 포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또한 본문기사가 시작하기 전에는 ‘해프닝으로 끝나’라는 작은 제목까지 달아, 고소인인 창 표 씨가 스스로 이번 법정 싸움을 포기한 것으로 보도했다.
16일 하루동안 뉴스코리아에는 중앙일보 보도에 대한 문의가 잇달았다. “중앙일보 기사가 사실이냐”는 질문이 대부분이었고 답변은 간단했다. 오보, 즉 잘못된 보도였다.
그러나 오보라는 답변에도 불구하고 분열의 조짐은 드러났다. ‘취하한 것이 맞다’는 의심은 양호했다. ‘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잠적했다’는 말도 흘러 나왔고 ‘처음부터 모 회장의 사주를 받아 움직인 일’이라는 유언비어마저 돌았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겠지만, 중앙일보의 오보는 창 표 씨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주었음은 물론, 달라스 한인 사회의 신뢰를 또 한번 무참하게 짓밟았다.
중앙일보의 기사는 하루 만에 번복됐다. 11월 17일 중앙일보의 탑뉴스 제목은 “나는 죽을 때까지 이 소송을 계속하기를 원치 않는다”였다. 헤드라인으로는 정정보도인 것을 알 수 없었지만 “선거 임시중지 명령 ‘취하’ 아니고 ‘히어링’ 연기”라는 부제목에서 전날 오보를 수정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16일 기사에서 중앙일보는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와 관련한 법정 공방이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오보 소동이야말로 하루만에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것.
그러나 중앙일보의 아전인수격인 해석이 낳은 단순 해프닝으로 쉽게 치부하기엔 이번 오보소동이 달라스 한인들이 끼친 충격이 너무나 크다.
지난 10월 31일 법원의 선거중지명령으로 법적인 효력이 전면 중지된 상태인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에서 중앙일보는 중립적인 견지의 언론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회장 후보인 박순아 씨가 중앙일보 사주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받아들여진 상황에서 김호 회장은 법원과 한인여론을 무시한 채 박순아 씨를 당선자라고 공표했다.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언론이면서 당사자인 중앙일보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상황이었는데도 이러한 실수를 했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로 인해 곳곳에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언론에 대한 신뢰, 한인회장에 대한 신뢰, 사람에 대한 신뢰, 언어에 대한 신뢰, 행동에 대한 신뢰 등 한인사회의 많은 신뢰들이 힘없이 허물어져가는 게 그 무엇보다 가슴 아프다. 한인사회에 무너진 신뢰 회복,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호 회장이 달라스 동포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자발적으로 새 판을 짜기를 권하는 절대적인 이유다.
최윤주 편집국장 editor@w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