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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으로서 미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 요구해야”

또바기1957 2009. 1. 13. 00:21
“미국 시민으로서 미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 요구해야”
특별인터뷰 … 달라스 평통 세미나 강사로 초청된 ‘스테판 린턴’ 유진 벨 재단 이사장
DATE 09-01-09 11:56

 
작년 8월 23일 휴스턴에서 열린 민주평통 제6차 차세대 컨퍼런스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벌어졌다. 백인 중년남자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미주 한인의 정치력 신장 및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설득력있는 연설을 해서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것.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인으로서 북한 지원사업을 10여 년 이상 해오고 있는 스테판 린턴(한국명 인세반) 유진 벨 재단 이사장이었다. 린턴 이사장은 오는 10일(토)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회장 정숙희)의 초청으로 달라스를 방문해 강연을 할 예정이다.
린턴 이사장은 일년에 2~4번은 북한을 방문하고 또 반년은 한국에서 나머지 반은 미국에서 보낸다. 신년 초 마침 메릴랜드에 위치한 유진 벨 재단에 머물고 있던 린턴 이사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의 북한 지원 이야기와 재미 한인들의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린턴 이사장은 미국인이면서도 한인들을 위해 한인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들을 오랫동안 해왔다. 1995년부터 시작해 14년간 지속적으로 대북 의료지원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북한과 미국간의 이산가족 재결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린턴 이사장이 미국인으로서 한인들을 위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데는 그의 가족과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린턴 이사장의 외증조부인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이 구한말 한국으로 파송되어 선교활동을 했던 선교사며, 이후 벨 목사의 막내딸 샤로트 벨이 윌리엄 린턴 목사와 결혼해 한국에서 선교를 하며 현 한남대의 전신인 대전대학을 설립한 한국 선교사 집안 출신인 것이다.
윌리엄 린턴 목사의 삼남이자 스테판 린턴 이사장의 아버지인 휴 린턴 목사도 한국에서 순천에 결핵진료소와 요양소를 세우는 등 선교활동을 했다. 따라서 스테판 린턴 이사장은 어린 시절을 전남 순천에서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분단된 한반도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외증조부부터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
 
린턴 이사장은 한국과 미국에서 자라면서 양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순천 초등학교에서 수학한 후 연세대 철학과에서 학사, 고려신학대에서 신학 석사를 했으며,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철학 석사와 한국학 박사를 했다.
이후 컬럼비아대 및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수와 연구원을 역임하다, 1955년에는 외증조부의 이름을 딴 유진 벨 재단을 미국에서 설립하고, 2000년에는 한국에도 설립해 기독교 박애정신과 한국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초기 식량지원으로 시작된 대북 지원은 현재까지 의료 물자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린턴 이사장은 대북 지원을 하게 된 계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은 1995년 당시 식량난을 겪고 있던 북한에 콩, 옥수수 등의 식량 지원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통로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북한으로 직접 물자를 선적할 수 있는 미국 유진 벨 재단을 통해 했습니다. 그러다 1997년부터는 북한의 ‘큰 물 피해 대책위원회’가 결핵퇴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남한 정부의 지원 하에 본격적으로 의료 지원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유진 벨 재단은 북한에 의료품과 의료장비를 개인 및 단체로부터 후원을 받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에 전달되는 물품은 후원자의 이름으로 전달된다. 재정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한인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그 중 미주 한인으로부터의 후원은 상당히 큰 편이다. 린턴 이사장에 의하면 미주 한인이 기부하는 금액이 전체 후원금의 3분의 1이나 된다.
 
이산가족, 인도주의 차원에서 다뤄야
 
린턴 이사장은 “달라스에도 북한의료물품을 지원하는 후원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 한인으로서 북한 의료물품 지원을 후원하고자 하는 사람은 www.eugenebell.org을 통해 기부할 수 있다.
린턴 이사장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미주 한인과 북한 주민간의 이산가족 상봉이다. 유진 벨 재단을 통해 북한 지원사업을 하는 동안 후원자들로부터 북한에 있는 잃어버린 친지들을 찾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무수히 받았다고 한다.
특히 남북간 왕래가 끊어진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가족들을 다시 만나보지도 못하고 사망했고 앞으로도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살고 있기에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는 것. 
비록 1980년대 이후 이산가족 상봉이 있어왔으나 이는 남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친지들에게만 해당될 뿐이었다. 따라서 미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과 재회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특히 노령의 이산가족들에게는 상봉이 가능한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현재 북한과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핵무기 개발 등 정치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동포 이산가족 데이터베이스
 
린턴 이사장은 유진벨 재단의 신설 프로젝트인 ‘샘소리’를 통해 미국 정부가 북한에 이산가족이 있는 미주 한인들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샘소리’는 미국 교포사회의 이산가족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적인 조사를 통해 통계자료를 산출하고, 이산가족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의 사업을 시작했다. 북미간 이산가족 상봉추진을 미 정부에 요구하기 위해서는 현황에 대한 조사가 선행되야 하기 때문이다.
‘재미동포 이산가족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하고자 하는 한인들은 www.saemsori.org를 통해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우편으로 접수하거나 직접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린턴 이사장은 북미간 이산가족 상봉에 있어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까지는 한인들이 재미교포로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산가족과의 상봉을 추진하는 것은 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이나 북한과 연결통로가 있는 사람들만 가능했다. 일부 사람들은 제3국의 브로커를 통해 헤어진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거나 북한 정부와 직접 접촉을 하려는 시도들을 해왔었다.
그러나 교포들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북한의 친지들에게 돈 또는 선물을 보내는 경우 미국 법에 의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미국과의 외교관계는 아직까지 정상화되지 않았으며, 대사관이나 북미간 이산가족 현황에 대한 자료조차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린턴 이사장은 ‘샘소리’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직접 추진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자 한다. 린턴 이사장은 미국 정부가 북미간 이산가족 상봉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재미 교포들, 특히 미 시민권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재미 한인들이 한국 교포로서 보다는 미 시민권자로자 헤어진 가족과 상봉할 수 있기를 강력하게 요청할 때 미국 정부가 자국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린턴 이사장은 지금 까지는 한인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서 미국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라 진단한다. 따라서 ‘샘소리’에서는 한인들이 각자의 지역구의 연방 상·하의원들에게 북미간 이산가족문제에 관심을 보일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낼 것을 호소하고 있다.
 
연방 상·하의원들에게 관심 촉구
 
“한인들이 자신의 거주하는 지역의 미 정치인들과 연결해서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미간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적으로 이산가족을 만나려고 했으나 미국 시민으로서 공식적으로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샘소리’ 프로젝트에서는 지금까지 재미 한인들을 대표하는 미 의원들과 다각도로 접촉해온 결과 10여명의 미 연방 상·하의원들로부터 초당파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차기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도 부시 행정부 당시 보다는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한다고 린턴 이사장은 예상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한인들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린턴 이사장은 역설한다.
“우는 아이 떡 주듯이 미국 정부에 대해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요구하는 재미 한인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한인 교포보다는 미국 시민으로서 문제에 접근할 때 미국 정부의 대우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 시민으로서 정부의 뒷받침을 받을 때 더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말에 있을 달라스 강연에서도 린턴 이사장은 ‘샘소리’ 프로젝트에 대한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할 계획이다.
린턴 이사장의 달라스 강연은 오는 10일(토) 오후 6시 30분 LBJ Freeway변에 위치한 옴니호텔에서 열린다. 관심있는 한인동포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214-298-8848로 할 수 있다.
 
윤종한 기자  jhyoon@w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