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방의 말이 헛소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 다음 말들은 모두 거짓말이 된다. 이와 반대로 상대가 하는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깊은 인상을 받기 시작하면 그 다음 이야기들은 설사 거짓이라 할지라도 진짜로 받아들여진다. 현대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선입위주(先入爲主)’, 즉 ‘선입견에 사로잡힌다.‘고 말한다. 이를 잘 운용하면 허실을 혼동시키거나 가짜와 진짜를 혼란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원전 4세기에 진(秦)나라의 이름난 감무(甘茂)는 바로 이 방법을 이용, 정적을 중상(中傷)하여 망친 일이 있다. 감무는 한동안 고민에 싸여 있었다. 왕이 잡자기 장군 공손연(公孫衍)을 중용하더니 명색이 상국인 자신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감무는 울화가 치밀었다. 어느 날 누군가가 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