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見采蓮人 但聞花中語
연밥 따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다만 꽃 가운데 말소리만 들리네.
구시행(瞿時行)의 〈채련곡〉이다.
드넓은 호숫가. 넙적넙적 둥글둥글한 연잎들 사이로
주렁주렁 연밥이 매달렸다.
키가 큰 연잎들은 물 위로 우쩍 자라
그 아래에 사람을 감춘다.
쪽닥배를 타고서 연밥을 따던 아가씨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을까?
넓은 연밭을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소곤소곤 가벼운 웃음소리,
말소리가 들린다.
무슨 비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걸까?
가만히 궁금해진다.
세상엔 보이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그런 설렘도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
25자 밖에 안되는 짧은 글 그저 호숫가의 풍경을 그려 놓은 글로 읽고 지날 수 있는 글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글로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속에 담고 있는 내면 옛사람들의 글에서 바로 말하지 않고 말하는 그런 멋진 매력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