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는 한국에서 내노라 하는 대형 연예 기획사다.
2PM은 JYP가 내놓은 남자 아이돌 그룹이고,
재미동포 3세였던 박재범 군은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이 그룹의 리더였다.
박재범 군은 지난해 9월 ‘악의적인 오역사건’으로 한국땅에서 내쫓기듯 어머니가 계신 시애틀로 돌아왔고,
올해 2월 ‘부도덕한 사생활’을 이유로 JYP로부터 일방적인 영구탈퇴 조치를 당했다.
한국에서 박재범 군은 단 한마디의 변명조차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내쳐졌다.
그러나 박재범 군은 날아올랐다. 전 소속사에 의해 처참하게 버려진 직후였다.
시작은 참으로 소박했다. 자신의 집으로 보이는 목욕탕에서 ‘부끄러운 일은 없다’는 고백을 담아
직접 노래를 개사해 유튜브에 올렸다.
팬들과 ‘소통’을 시작한 그의 작은 출발을 거대한 날개짓으로 승화시킨 건 팬들이었다.
그의 유튜브 동영상은 하루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기며 순식간에 전세계인이 모두 모이는
유튜브의 최다조회 동영상 1위 자리에 올랐다.
진실을 믿으며 기다려준 팬들과 팬을 믿고 소통을 시작한 박재범 군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스토리다.
‘부도덕한 사생활’인지 ‘거대 기획사의 횡포’인지 진실을 밝혀낼 수는 없지만,
전방위적으로 커져가고 있는 JYP와 2PM에 대한 거부함은 돈과 권력을 지닌 대형기획사의 언론 플레이만으로는
대중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팬들에게서 보이는 ‘이상함’이다.
원래 팬은 스타에게 환호하고 열광하는 존재다.
그러나 박재범 군과 팬들 사이에는 환호 대신 애틋함이, 열광 대신 애절함을 절절히 묻어난다.
게다가 해외 동포팬의 경우는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 바로 ‘아픔’이다.
“재범군이 재미동포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커질 일이었을까요?”
“우리의 모국에서 재범군의 사태가 다시는 되풀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너무 아픈 이름 박재범. 이제 우리 동포의 아들입니다. 진실이 밝혀지는 그 날까지 함께 합니다”
이들은 대형 기획사인 JYP에 의해 찢기고 꺾인 동포 3세 청년의 꿈을 나의 아픔,
내 자식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JYP는 동포들의 이런 마음은 안중에도 없나보다.
오는 6월 달라스를 비롯한 9개 도시에서는 JYP 소속사의 콘서트가 개최된다.
이들은 자신들이 올가미를 씌워 내친 이가 ‘재미동포’였다는 사실 조차 잊었는지
문제의 발단이 된 2PM까지 미국 무대에 세울 예정이다.
‘아픔’에 대한 공감대가 이민사회만큼 남다른 곳이 또 있을까.
100년의 이민 역사 속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며 당했을 크고 작은 일들 속에서 우리 민족을,
우리의 자녀를, ‘함부로’ 대하는 일에 민감해질대로 민감해진 곳이 한인사회다.
JYP의 미주공연이 쉬워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직까지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보듬고 있는 동포들에게 JYP의 미주 공연은 또다른 상처를 줄 소지가 다분하다.
“그 기획사가 미국에서 아무렇지 않게 공연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우리 2세들을 오디션을 통해 한국으로 데려가는 일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비인간적인 소속사가 우리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행동을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ID Jaynism)”
벌써부터 뉴스코리아에는 달라스 공연을 반대하는 한인동포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개인 팬들의 이러한 외침에 대형 기획사가 귀 기울일리 만무하다.
그러나 가슴 속 깊은 절규를 담아 외치는 이들의 읍소가 그 어떤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가슴을 때리는 건,
산산조각난 가슴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있는 팬이라는 이름의 ‘수많은 어머니’와,
그들의 위로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아들’ 재범군의 ‘아픔’에 대한 공감대가
우리 가슴 속의 명치를 강하게 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윤주 편집국장 yunju@w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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