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또 다른 한인회'
새 한인회 발족, 시기적으로 아쉬움 많아 … 분열 비난 넘는 '명분' 확보할 수 있을 지 ‘주목’
DATE 09-11-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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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하나의 한인회가 만들어졌다.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과정은 이로써 ‘법정 공방’이라는 오명 외에 ‘또 다른 한인회 탄생’이라는 기록을 하나 더 추가했다.
제31대 한인회 선거는 아직까지도 끝이 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달라스 지방법원 제나 슬레우터(Gena Slaughter) 판사가 서명한 ‘선거 임시중지 명령서’가 지난 10월 31일(토) 김호 회장에게 전달됨에 따라 그 날 이후로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는 중지되어 있는 상태다. 선거가 중지된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점입가경이다.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박순아 씨 측에서는 스스로를 ‘한인회장’이라고 칭하고 있다. 김호 회장은 변호사를 선임,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정싸움에 응할 뜻을 표했으며,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창 표(Chang Pyo) 씨는 17일(화)에 열릴 예정이었던 법원심리를 한인사회에 기대를 뒤로 한 채 12월 30일 오후 1시 30분까지 연기해 놓았다. 그리고 23일(월) 저녁, 새로운 한인회의 발족을 알리는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새롭게 발족하는 한인회의 이름은 ‘가칭 북텍사스 한인회’(이하 ‘북텍사스 한인회’ 표기)다. 초창기 달라스 한인회가 태동되었을 시기에 비해 현재 DFW 지역 내 한인들의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에 더 큰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며 북텍사스 한인회 발기인에 서명한 사람은 무려 184명. 그것도 11월 23일(월) 하루 만에 받은 서명자의 숫자다. 또한 발기인대회가 열린 행사장에는 2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운집, 새롭게 탄생하는 북텍사스 한인회에 지지를 보냈다. 북텍사스 한인회 탄생이 아쉬운 이유
그러나 새로운 한인회 탄생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북텍사스 한인회가 탄생된 이면에는 불법과 탈법으로 점철된 제31대 달라스 한인회 선거가 있고 이 선거는 아직도 정지된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한인회 생성은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과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김호 회장의 독단적인 선거 운영과 선거과정에서 이슈화됐던 회칙 위반과 악용사례들, 끊임없이 선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권고해도 ‘음모론’과 ‘배후설’을 퍼뜨리며 선거를 더 큰 수렁으로 빠뜨린 현 달라스 한인회의 독선 등은 법정공방의 원인을 제공했음은 물론, 새로운 한인회 태동의 씨앗이 되었다. 선거의 불법성이 이슈화 되었을 당시 ‘제2의 한인회’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회칙도 무시하고 상식도 비켜가면서 무법천지 선거판을 만든 달라스 한인회에 대한 불신과 공정선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극에 달하자, 새 한인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솟구친 것. 이러한 여론은 정당하게 선거를 집행 중이었던 1차 선관위원회가 김호 회장에 의해 모두 해임되면서 정점을 이루었다. 그러나 김호 회장의 부당한 선거운영과 비상식적인 독단을 향한 한인들의 성토와 분노를 하나로 끌어 모아 민초들의 ‘힘’으로 결집해내는 구심점은 선거 기간중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여론이 기대했던 인물은 안영호 예비후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후보 중 1인으로서 이번 선거의 전 과정에서 김호 회장에게 철저히 배척당한 안영호 후보가 하나로 끓어오르는 여론을 등에 업고 선거의 부정행각에 법적인 제지를 가하든, 새로운 한인회를 만들든, 어떤 형태로라도 고장난 불도저처럼 달려가는 ‘잘못된 선거’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랬던 것이다. 그러나 안영호 후보측에서는 김호 회장이 선거일로 공지한 10월 31일(토)까지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까지도 달라스 한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에 부당함을 참지 못한 창 표(Chang Pyo) 씨에 의해 이뤄졌다. 사실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 또한 안영호 후보가 했어야 할 일이다. 창 표 씨가 법원에 이번 선거를 제소한 것이 잘못됐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움직여야 할 사람이 제 때 움직이지 않자 창 표 씨가 달라스 한인의 권리로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란 뜻이다. 새로운 한인회가 발족한 시점이 아쉬운 건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를 놓침으로 인해 선거는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 밖에 없었고 달라스 한인들의 명예는 진흙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용기를 낸 창 표 씨의 소송이 진행 중인 시점에 발족했다는 점 또한 아쉬운 점이다. 이에 대해 가칭 북텍사스 한인회 관계자는 “사실 ‘새로운 한인회’를 원하는 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11월 초에 발기인대회를 가지려고 했다. 그러나 법원심리가 11월 17일(화)에 있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모든 계획을 뒤로 한 채 보름이 넘는 시간동안 창 표 씨의 소송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법원 심리가 예고없이 연기됐다. 법원 판결과 소송과정이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는 가운데 아무런 대처도 없이 12월 말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고 답한다. 창 표 씨는 지난 16일(월), 다음날인 17일(화)에 있을 예정이었던 법원심리를 12월 30일(수)로 연기한 바 있다. 뒷짐 지던 전직회장들, 왜 움직이나?
움직여야 할 때를 놓친 이들은 또 있다. 달라스 전직 한인회장단 협의회가 주인공이다.
선거가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릴 때 여론은 달라스 한인회의 원로들이 나서 ‘선거의 공정성’을 권고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부정과 야합으로 날로 추락하는 한인회의 명예를 살리려는 한인회 원로들의 노력은 전무했다. 그런 전직 한인회장단 협의회가 30일(월) 긴급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달라스 한인회의 선거 부패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법정 공방’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며 한인회의 명예를 실추시켰을 때도 뒷짐만 지고 있던 전직 한인회장단 협의회였다. 한인회장에 의해 선거가 독단운영될 때도 가만히 있었던 전직 한인회장단 협의회였고, 유권자 등록이 원천봉쇄되고 보이지 않는 유권자 속에서 후보등록을 하는 비상식적인 선거가 치러져도 말 한마디 없었던 전직 한인회장단 협의회였다. 선거가 잘못됐다는 여론 속에서 ‘제2의 한인회’가 생겨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며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도 전직 한인회장단 협의회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북텍사스 한인회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전직 한인회장들이 움직이고 있다. 움직여야 할 때는 꿈쩍도 안하던 전직회장들이 움직인다니 ‘이제 와서, 왜? ’라는 의문이 고개를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북텍사스 한인회 발족은 결코 어느 날 갑자기 표출된 것이 아니다. 불씨는 분명 현 달라스 한인회였다. 그렇지만 ‘전직 한인회장’들이 잘못된 선거를 그대로 좌시함으로써 그 불씨는 달라스 한인사회의 명예를 태우는 화염이 됐다. 원로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얘기들이 나오고 무슨 의제가 오고 갈 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허나 분명한 것은 현재 달라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열’을 봉합하기 위해 지금껏 달라스 전직 한인회장들은 그 어떤 노력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법정 공방’이나 ‘새로운 한인회 태동’에 관해 이제 와서 어떤 목소리를 낸다 한들 대외적으로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는 뜻이다. 법정소송과 새로운 한인회는 협력 관계
북텍사스 한인회 창설과 창 표 씨의 법정소송과의 관계도 주시되고 있다.
창 표 씨는 북텍사스 한인회 창설과 관련, “축하한다”고 운을 떼며 “파행선거를 바로 잡기 위한 달라스 한인사회의 노력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표출될 수 있다.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도 그러한 노력 중의 하나고, 새로운 한인회를 만드는 것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창 표 씨는 뉴스코리아와의 대화에서 “선거의 불법성을 밝히는 선거 임시중지 소송은 신중하게 진행 중이다. 단계적으로 밟아가는 법적 과정은 보안문제상 공개할 수는 없으나 진실과 정의에 편에 선 마음만은 변한 적이 없다.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북텍사스 한인회 관계자는 “창 표 씨의 법적 소송과 북텍사스 한인회 발족은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 중에 발생한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동포사회의 노력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창 표 씨의 법정 소송은 북텍사스 한인회와 별개의 사안이지만, 분명한 협력 사안이다. 창 표 씨의 활동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정 소송과 북텍사스 한인회 창설 간의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은 ‘소송 결과’다. 판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지만, 만에 하나 잘못된 선거를 제자리로 돌려 ‘새 판’을 짜서 선거를 치르라는 결론이 내려질 때, 지금 생성된 한인회의 정체성은 모호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관해 북텍사스 한인회 관계자는 “현재 북텍사스 한인회는 준비단계에 있는 상태다. 이름도 가칭이다. 법원에서 달라스 한인사회를 정상궤도로 올려 놓을 수 있는 좋은 결과가 나오면, 지금의 북텍사스 한인회 발기인들은 달라스 한인회를 정상화 시키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화합’의 진영에 합류할 것이다”고 밝혔다. 법원 소송의 결과에 따라 두 쪽으로 나눠진 한인회가 다시 하나로 뭉쳐질 가능성이 시사된 것이다. 북텍사스 한인회, 회장 선출과정에 ‘관심’
지난 23일(월) 열린 북텍사스 한인회 발족식에서 오용운 발기인대회 의장은 ‘회비 납부없이 누구나 정회원이 되는 한인회’ ‘군림하는 한인회가 아니라 머슴으로 봉사하는 한인회’ 등 북텍사스 한인회의 9가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달라스 한인사회의 숙원이었던 한인회관 건립이다. 북텍사스 한인회는 “그동안 공수표로만 끝났던 ‘한인회관 건립’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인회관’이 건립되는 모습을 한인사회에 보여주겠다. 북텍사스 지역 한인들에게 자긍심을 주기에 충분한 ‘한인문화센터’가 조만간 지어지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태동된 북텍사스 한인회가 진일보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분명하다. 새롭게 탄생한 한인회에 기대를 거는 한인이 적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북텍사스 한인회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 자신들이 받고 있는 지지는 불법으로 얼룩진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에 대한 반대급부이지, 새롭게 태동된 북텍사스 한인회 자체에 대한 동포들의 성원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31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를 두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달라스 한인들을 대표하는 한인회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당선시키기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는 비유다. 일각에서는 북텍사스 한인회의 발족을 두고, 제31대 한인회장 선거에서 현 달라스 한인회가 보여준 ‘짜고 치는 고스톱’의 전횡이 똑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어 놓는다. 북텍사스 한인회 또한 누군가를 회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한인회라는 것. 북텍사스 한인회의 초대회장 선출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선거로 인해 생긴 파국의 정점에 북텍사스 한인회가 있는 만큼 ‘누구’를 ‘어떤’ 과정을 거쳐 초대회장으로 선출해낼 지, 그 과정 속에서 북텍사스 한인회의 생성이 합당한 ‘명분’으로 동포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윤주 기자 editor@wnews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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