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山 宋貴燮]/˚♡。─--평산 칼럼

[스크랩]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또바기1957 2009. 8. 3. 22:09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송귀섭

 낚시는 우리 스스로가 즐기는 것이거늘 낚시를 함에 있어서 이런 저런 고민들이 왜 그리도 많은가? 이제 우리 스스로가 쓰고 있는 굴레에서 벗어나자. 일찍이 불도를 닦아 깨우침을 얻기 위해 당나라로 가던 원효대사는 인골(人骨)에 고인 물을 잠결에 마시고 아침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인지한 후 창자 속의 오물을 다 토해내고 나서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의 조화다.一切唯心造)' 라는 깨우침을 얻어 가던 길을 되돌아 와서 이 나라의 큰 스승이 되었다. 오늘날의 중광 스님은 무소유의 걸레 자락 속에서 진실을 꺼내어 우리에게 마음의 풍요를 가르쳤고, 우리 주변의 신부님, 목사님 그리고 밤낮을 쉬지 않고 노력하여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남모르게 돕는 천사와도 같은 욕쟁이 할머니등…. 이런 분들의 마음을 배워보자.

 전생에 무슨 붕어와 원수진 일이 있어서 될 수 있는 한 많이, 그것도 큰 놈으로만 잡아야 직성이 풀리며, 찌맛과 손맛은 환상적이어야만 하고, 찌맞춤은 달나라 가는 우주 왕복선 부품처럼 한치 오차도 없이 정밀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왜 낚시용품은 가방부터 의복, 장비 할 것 없이 모두 최고급이어야만 하고, 그것도 가급적 영어나 일본어가 표기되어 있는 비싼 관세를 문 물건너 온 것이어야만 하는가?

 낚시관련 책을 들여다봐도 표지부터 엄청나게 큰 붕어를 들고 입이 찢어지게 웃고 있는 모습 일색이고, 책 속의 칼라 화보에는 살림망이 터져라 들고있는 모습 일색이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동하고, 그 욕심의 굴레를 쓸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가 쓰고있는 굴레 중에는 찌맞춤 방법을 비롯하여 낚시 채비과정에서 오는, 정답을 알 수 없는 스트레스가 많다. 낚시 좀 한다는 꾼이면 누구나 한 마디씩 하는 소위 '테크닉'에 관한 스트레스는 내가 확신을 가지기 전까지는 항상 굴레로 작용한다.

 

더 좋은 장비와 도구를?

기법이 우선이다

 낚시터에서 옆 사람이 우아한 고급 낚시대와 복장, 소품 등을 펼쳐놓고 있으면 공연히 주눅이 들고 마음이 편치 못하다. 또, 같은 낚시회에서 한 사람이 고급 장비를 사용하면 얼마 안 가서 전 회원이 그 장비를 사용한다.

 사람마다 신체적 조건과 개성이 다르고, 현 생활 수준이 엄연히 달라 자칫하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일 터인데 그래야만 스스로가 지고 있는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 중에는 머리부터 발 끝까지 외제로 중무장하지 않으면 '똘태공' 취급을 받는다. 민물낚시를 하는 사람은 최소한 수 십 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카본 낚싯대 세트와 최소한 1만원 이상 가는 수제찌를 갖추어야만 축에 끼는 것이 요즘 우리 낚시의 현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낚싯대와 장비, 소품을 깔끔하게 잘 관리하고 낚시터에 나가면 그것을 정갈하게 편 후 흐뭇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을 가져야 한다.

 

더 많이 낚겠다는 욕심?

즐기는 것 자체로 만족을

 혼자 출조를 했을 때는 빈 바구니로 돌아와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명이서 동행 출조 했을 경우 남은 많이 낚아내는데, 나 혼자만 낚지 못하면 왠지 부아가 치민다. 왜 그럴까? 이유는 경쟁심리에서 오는 자존심의 상처 때문이다.

 등산을 하는 사람은 힘들게 산에 올라 나무 한 그루 들고 오지 않아도 산에 올랐다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 우리 낚시꾼도 물가에 나가 자연과 더불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음에 만족하면 안될까? 옆 낚시꾼보다 더 여유롭고 우아하게 낚시를 하자. 잔챙이는 고이 놓아주고, 큰 놈이 걸리면 멋진 한판 승부를 연출하면서 낚시의 참 맛을 즐기면 좋겠다. 필자도 철수길에 낚은 붕어를 놓아주고 온 날이면 항상 마음이 가볍다.

 마리수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하루에도 몇 군데의 저수지를 옮겨 다니거나, 포인트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피곤한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러고는 철수할 때 꼭 후회를 한다.

 

월척에 대한 집착

찌올림만 즐겨도 만족

 월척은 모든 낚시인의 꿈이다. 그래도 낚시를 한다고 폼잡으려면 1년에 월척 한두 마리쯤은 월척을 만나야 뿌듯하다. 문제는, 갈 때마다 월척급 씨알 위주의 낚시에 너무 집착하는 것이다.

 필자는 금년까지 18년째 매년 월척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는 중에도 낚시터 상황에 따라서 그 낚시터 특성에 맞는, 즐기는 낚시를 항상 구사한다. 일전에 조우회 동료들과 고흥 봉암지로 2박 3일 출조를 다녀왔다. 당일 봉암지에는 200여명의 낚시꾼이 삼면 제방을 메우고 앉아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낚여 올라오는 붕어는 20cm 미만이 태반이었다.

 2박 3일 내내 월척급 붕어는 한 마리도 올라오지 앉는데 긴대에 외바늘 채비를 하여 굵은 참붕어를 미끼로 끼워놓고 월척 입질만 기다리는 조사들이 많이 있다.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떡밥 콩알낚시를 구사한 사람들은 100여수가 적다하고 줄을 서서 예쁜 입질로 올라오는 붕어와 만나면서 즐거워하는데 무슨 고집인지…

 대물낚시를 너무 자주 즐기려 하면 오히려 낚시행위의 여유로움을 잃어버리기 쉽다. 상황이 그것이 아닌데 혼자서 고집 부려봐야 자기만 손해다. 1년에 한 두 마리의 월척은 만날 필요가 있는 것이지만 그 나머지는 월척의 굴레에서 벗어나 낚시의 참 맛을 즐기는 낚시를 하자. 만약에 월척을 평생 만나지 못해서 집착하는 조사가 있다면 월척이 배출된 낚시터 수심 1m 전후의 수초구멍에다가 튼튼한 외바늘에 참붕어 한 마리 꿰어놓고 이틀 밤만 뜬눈으로 세워 보면 십중 팔 구는 월척을 만날 것이다. 그런 연후에는 월척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찌맞춤이 주는 스트레스

절대적인 것은 없다

 요즘 낚시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들여다보면 어느 사이트든 간에 찌맞춤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한결같이 자기가 하는 방법이 최고라고 떠들어댄다. 또 유명 낚시 서적을 들여다보아도 찌맞춤 방법에 대해 정답처럼 주장해 놓고 있다. 그런데도 그 주장을 따라 해 보면 또 혼란이 온다. 왜 그럴까?

 첫째는 낚시를 하는 사람마다 타고난 개성이 있어 그에 따른 차이, 둘째는 낚시터마다 그곳의 환경에 따라 붕어의 습성이 다른데서 오는 차이, 셋째는 찌의 기능에 따라 차이, 넷째는 낚시 기법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찌맞춤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 그것을 두루 공부하여 알아야한다. 그러고 나서는 그 원리에 따라 자기의 개성과 낚시터 환경에 맞고, 찌의 기능을 고려하여 시도 하고자 하는 낚시 기법에 맞추어 한가지를 선택하면 그것이 정답이 된다.

 찌올림은 거의 붕어가 할 탓. 붕어가 5cm밖에 안올리는데 어떤 찌맞춤 방법이 한 뼘 찌올림을 보장하겠는가?

  찌맞춤 때문에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면 이렇게 해보자. 양어장은 영점 찌맞춤을, 강이나 수로 또는 생미끼 낚시를 할 때는 수조 정상 찌맞춤을, 저수지는 현장 찌맞춤을 시도해 보고 여기저기를 번갈아서 가는 꾼이라면 아예 보조봉돌 찌맞춤을 해서 낚시장소에 따른 붕어의 입질 반응을 빨리 간파하고 그때에 맞게 챔질해 보자. 이렇게 해서 감이 잡히면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찌맞춤 방법은 연구하여 알되 너무 집착하지 말자.

 

바늘에 대한 굴레

붕어는 바늘 크기에 무디다

 어떤 사람이 '7호바늘을 썼더니 찌를 못 올리 길래 6호로 바꿨더니 금방 올리더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 사람은 참으로 붕어를 모독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붕어는 그 정도의 바늘 차이에 그토록 민감하지 않다. 그리고 붕어의 능력은 5치 붕어가 감성돔 3호 정도의 바늘은 우습게 빨아들인다. 향어낚시 하다가 붕어 잔챙이를 잡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바늘의 크기, 종류에 너무 집착하지 말도록 하자. 콩알낚시를 한다면 9호 이내의 작은 바늘을, 생미끼 낚시를 한다면 12호 이내의 좀 큰바늘을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요즈음 붕어에게 상처를 덜 입히고 진정한 승부를 한다면서 미늘 없는 바늘 사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왜놈들이 유행을 시켰으니까 덩달아 유행이야 하겠지만, 글쎄. 그것도 한 꺼풀 더해지는 바늘에 대한 굴레 같기만 하다.

 

원줄에 대한 굴레

3호 원줄은 절대 흉이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몇 호 원줄을 사용하고 계신지? 혹 3호나 4호 원줄을 사용하는 사람은 언젠가 2호 원줄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똘태공 취급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2호원줄을 사용하는 사람은 이유야 무엇이든 손맛이 훨씬 좋고, 찌맞춤에 영향을 안주고 등등하면서 그것이 큰 자랑이다.

 그런데 사실 3호 미만의 원줄을 사용하려면 일단 비싼 고급줄(무조건 외제 수입품만 선호)을 사용해야 할 것이니 부담스럽다. 또 몇 번 사용하지 않아서 줄이 늘어나고 파마 머리카락처럼 꼬이기도 한다. 헛챔질 한번 할 때마다 찌고무는 밑으로 내려가 버려 찌높이를 다시 맞춰야하고, 어쩌다 수초구멍에서 대물을 걸었는데 맥없이 떨구어 버린다면 구태여 가는 원줄 쓴다고 자랑하는 것은 일종의 만용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5호 이상의 원줄은 너무 투박하고 채비투척이 용이하지 못하며, 그 무게가 영향을 줄만 하므로 피하는게 좋겠다.

 자! 이제 원줄 때문에 자존심 상할 필요 없이 그 굴레에서 벗어나자. 3호 원줄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흉이 아니다.

 

낚시대 개수의 고정관념

남 피해 없이 자신 취향대로

 간혹 책에서 보면 낚시대 딱 한대에 외바늘 채비로 낚시를 해야 진정한 조사인 것처럼 표현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그런 사람의 멋이지 낚싯대 세대 폈다고 탓들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한대 펴서 멋 부리다가 몇 시간 무료하게 보내고 일어서느니 보다는, 현실적으로 세대 정도를 펴서 즐겁게 낚시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러다가 입질이 잦아지면 다른 두 대는 휴식하고 잘 듣는 한대에 집중하여 낚시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좋다.

 또한 새우나 참붕어를 써서 대물낚시를 할 때는 시야 통제 능력만 있다면 10여대를 펼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하루 밤에 한두번 입질에 그칠 경우가 많다. 그것을 탓해서도 안되고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다.

 또 짧은 대를 즐겨 사용하는 사람은 남이 긴 대를 펼치면 자기에게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낸다. 그런 사람은 세상만사를 자기 틀에만 맞추려 하는 사람이다. 남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포인트 여건이나 낚시기법, 개인의 취향에 따라 낚시대를 편성하였다면 그것이 정답이니 우리 그런 것에 구애받지 말고 굴레에서 벗어나자.

 

멀리가야 한다는 생각

원거리 출조는 막연한 기대

 꾼의 심리란 참 묘한 것이다. 경상도꾼은 전라도 장성댐이나 해남, 진도, 고흥으로 낚시를 오는데, 전라도 꾼은 합천호나 의령, 하동 지방으로 가고 싶어한다. 또 서울, 경기 꾼들은 충청도를 경유하여 전라도나 경상도로 원거리 출조를 하는데 전라도, 경상도 꾼들은 충청도 서해안의 대호만이나 서산, 당진 또는 초평지나 충주호를 가고싶어 한다.

 이곳 광주에서도 꼭 배를 타고 섬으로 가야만 신바람이 나서 낚시를 하고, 내륙의 가까운 거리에 가면 재미없어라 하는 꾼들이 많다. 그것이 즐거움이고 조황의 차이가 월등하게 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실재로는 심리적인 차이일 뿐 특별한 차이는 없다.

 산란 특수기 때처럼 어느 특정한 저수지의 일정기간 호황일 때 빼고는 사실상 의미 없이 막연한 기대심리에서 원거리를 헤메일 뿐이다.

 며칠 동안의 계획된 낚시여행이 아니라면 2시간 이내 거리의 마음에 드는 낚시터를 골라 차분한 낚시를 즐기는 것이 다음의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주지 않고 좋을 듯 하다. 토요일에 퇴근해서 낚시보따리 챙겨 7시간을 이동하여 7시간을 낚시하고, 다시 7시간을 돌아오는 원거리 낚시를 하고 나면 다음 반주 동안은 피로가 안 풀린다. 그것도 조황이 기대한 만큼 좋았으면 피로가 덜하는데, 사실은 공연히 멀리 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원거리 출조를 자랑하는 무용담은 늘어 놔야하고, 우리 이런 무의미한 원거리 출조 심리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미끼에 대한 고집

현장 상황에 따라 달리

 독자께서는 무슨 미끼를 선호하는지? 만약 지렁이 미끼를 즐겨 쓴다면 지나가던 콩알낚시꾼이 하급자 취급을 했을 것이고, 콩알 낚시만을 고집했다면 새우나 참붕어 등 생미끼로 대물만 노리는 사람이 하급자 취급을 했을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낚시를 함에 있어서 어느 미끼를 쓰느냐는 것은 꾼의 입장에서 어떤 낚시를 즐길 것인가를 결정하고 그에 맞게 쓰는 것이지 어느 특정 미끼를 써야만 낚시 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월척급 붕어만을 골라서 잡겠다면서 지렁이 토막이나 콩알 낚시를 하고 있다면 곤란하다. 반대로 심심하지 않은 입질과 찌맛 손맛을 즐기겠다면서 생미끼 끼워놓고 입질 안 한다고 밤새 스트레스 받아서도 안되겠다.

 미끼를 잘 쓴다는 말은 어느 미끼를 주로 즐겨 쓰느냐가 아니라 그 현장 상황에 맞는 미끼를 누가 잘 알고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지렁이 낚시를 한다고 비웃는 사람에게 지렁이 낚시를 시켜보면 예신과 본신의 구별도 제대로 못하고 헛챔질만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그러나 지렁이 낚시를 숙달한 사람은 다른 어떤 미끼의 낚시에서도 쉽게 적응하여 붕어를 실수 없이 잡아낸다. 누가 누구를 비웃어야 할까?

 현재 우리도 모르게 우리 마음을 씌우고 있는 이런 모든 굴레를 벗자. 다만 내가 구사하는 낚시방법이 보편 타당성이 있는 것인지, 즉 남이 혐오감을 느끼거나 주변에서 불편해 할 방법은 아닌지를 먼저 생각하자. 그렇지 않다면 마음 편하게 자기 낚시를 즐겨보자.

출처 : 平山家人- 평산 송귀섭 Fan Club
글쓴이 : snow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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