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麗海 한승연]/♡섬진강 파랑새꿈

사모(思慕) / 麗海 한승연

또바기1957 2009. 2. 16. 23:42


사모(思慕)
麗海  한승연
정월 스무엿새
날빛보다 더 밝은 천당
찬송가의 흐느낌 속에
당신은
하얀 치마 길게 끌고 떠났습니다.
그 먼길을 십사년 전 오늘
그렇게 철없다던 우리를 두고
어떻게 뒤돌아 가셨습니까
이제는 흙이 된
아주 흙이 됐을 당신
엄벙덤벙 좋아라 시집가는 나를
지순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며
철이 없어 시집살이 어떻게 살래
걱정하시더니
하기야 지금도 세상살이
늘 낮섭니다만
어른 돼도 당신 치마 맴돌던 내가
당신의 치마폭 그리는 정이
세상을 살수록 더해 갑니다.
오늘은 당신이 날 두고 떠나신 날
행여나 하얀 몸 오신다기에
당신이 즐기시던 냉이랑 산나물 찬
수북하게 영전(靈前)에 올려다 놓고
생전에 못다한 효(孝)
회한의 눈물이
마디 굵은 손등을 적시웁니다.
서기 이천구년 이월 십육일
또바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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