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었다.
당시엔 방학식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방학식이든 개학식이든 이런건 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가뜩이나 날 도 더운데 꼬맹이들 운동장 하나가득 고물고물 하게 모아놓고..
도대체 이게 무슨 짓거리들이란 말인가
(지들(?)은 천막을 씌워 놓은곳에 앉아있으면서)
한 여름 뙤약볕에 서있어봐라..
그냥 서있기만 했던가..
애국가 따라 부르고 (그것도 4절 까지)
순국선열및 전몰장병에 대한 묵념 ←이 음악은 또 왜그리길던지..
(하긴 초딩 졸업할 때쯤엔 "국민 교육 헌장" 에다 "국기에 대한 맹세" 까지 재창 했었지만..)
날은 뜨겁지 머리에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여하간 어찌어찌 참아내고 교실로 들어왔다.
헌데 교실 입구에 선생님과 모르는 어떤 아짐마 한분 그리고
그 아짐마의 손을 꼬옥 붙들고 서있는 "허여멀건~" 한 살색을 가지고 있는
머스만지 가시낸지 당췌 분간이 가지않는 그런 어린이가 한놈 서 있었다.
아마 지기 엄마인듯 보였으며 나와 눈길이 마주치자 "배시시~" 미소를 지으며
자기 엄마 치마뒤로 몸을 감추었다.(얼시구 미친늠 쑈를해라~)
마침 선생님께서숙이와 나 를 부르시더니 그 아짐마께 소개를 하신다.
"이 아이는 숙이라고 하며 우리반 급장이구요 공부도 잘 하고
이쁘고 항상 솔선수범 하는 착한 어린이랍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숙이 보다 훠얼신 더 검나게 마니 이쁘고
공부도 짱이고 특히 화장실 청소를 항상 맡아서 하는 울 학교에서 없어선 안될
자랑스러운 어린이랍니다...가능한 잘 보이도록 하세요.."
(특히 "앙꼬께끼"를 좋아한답니다.) 라고 해주시면 어디가 덧나시나욤..
기냥 간단하게 "부급장 황토"
(에이시~ 낼 부터 학교 안올그야.........어차피 방학이구나..덴장!)
이 친구의 아버님께서는 당시 잘나가는 군인이셨으며
서울에서 근무 하시다가 진급과 함께 이곳 모 부대장으로
내려 오신거였다.(어쩐지 아짐마 생긴 모습이 끗빨있어 보이더라니..)
"안녕하세요 저 황토라고 하는 사람이올시다..
댁에 자녀분은 제가 잘 따독 거려줄 것이니
염려는 붙들어 매시기 바라오..참고로 난 "앙꼬께끼"를 좋아한다오~"
(목구멍 까지 올라왔으나 초면에 그럴수야 없지..)
그 날 전학온 허여멀건한 친구녀석과 나 그리고 내 사랑 숙이는
그 부티나게 생긴 아짐마와 함께 스카이 라운지 잔디 돋은 후(머리에 털 솟은 후)
난생 처음으로 "군 찦차" 를 타고 광주에서 가장 번화가였던 충정로로 향 했으며
물론 보들보들한 카스테라와 양우당 아이스께끼(앙꼬께끼)를 허천나게 퍼먹고..
한 이틀 동안 설사 하느라고 뺑이쳐따~ (그래도 내 기억으론 가장 즐거웠던 때였다.)
그 날 이후 숙이랑 나는 수많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그 허여멀건 한 녀석이 살고있는 "군 부대"의 출입이 잦아졌다.
함께 방학 숙제도 하고 친한 친구가 되어주길 바라는 어머니의 모성애랄까..
그러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찜찜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왜냐면 숙이와 그 허여멀건 한 녀석이 너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숙아? 우리 대성 연탄 공장 옆 논에 메뚜기 잡으러 갈까?"
"응? 그래그래~ (애구 좋아라~ 난 황토가 질 좋아~ 언제든 불러주시와용~)"
이러던 숙이가 어느날 부터...
"숙아! 우리 메뚜기 잡아다 튀겨먹자~ 응?"
"야! 니는 메뚜기랑 몬 웬수졌간디 허구헌날 메뚜기 타령이냐..쓰잘때기 없이..
그리구 울 엄마가 그러는데 살생을 많이 하면 나중에 어른되면 고생 많이 한다드라."
(커헉! 살생이라~ 어린것이 밸노무 소릴 다하눼~)
그런데 상우(허여멀건)가 말하면..
"숙아! 우리 연못에 잉어 보러갈까? 잉어 밥 주면 모여든다~"
"응! 그래 그래 그러자"
(이론 x뇬!) ←키키킥!
그러던 어느날 부대내의 사택 뒤켠에 있던 텃밭에서
국군 아저씨들이 괭이와 삽으로 밭을 일구고 있었다.
<오늘의 교훈>
메뚜기 티겨 먹음 마시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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