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삶의이야기

[스크랩] 잉어 그리고 미꾸라지

또바기1957 2008. 9. 6. 00:33

"콩콩콩~! 콩콩~!"

(아이~ 또 누구다냐~ 음냐 음냐~!)

 

"쾅쾅~!" (발로 문 차는 소리) 

"아이 막둥아! 안에 있느냐..나와보거라"

 

"왜요오~ 아구메 ~ @@"

(몸은 일어났으나 눈 껍딱과 정신은 크로스된 상태)

 

"니기 형님께서 고기를 잔뜩 잡아 왔구나..요리 좀 하여라."

(에이시~ 내가 행님 마누라야 모~야!..지 혼자 낚시 댕겨오구선 췟!)

 

뒷문 열고 우물가로 갔더니 커다란 고무 양푼에 50cm 가까운 잉어 5 마리가

배를 뒤집은체 (꼴딱한 상태) 떠 있었으며..

그 옆에 작은 양푼 안에는 미꾸라지들이 바글바글 거리며 놀고있다.

 

"우와! 횽아? 횽아가 이거 자바떠~ 아니지? 시장에서 사온거쥐? 맞눼~ 사온거~"

"야!이늠아..시장에서 이런걸 파냐~?"

 

"에에이~ 맞눼 모~ 마빡에 붙어있구만 모~ 홍제시장표!"

"까불지말고 이거로 약이나 맹기러먹자.."

 

"횽아가 산모야? 잉어루다 약 맹길게~ 사올라믄 붕어를 사와야쥐~"

"어허~!낚은거라니깐~ 그러구 잉어면 어떻고 붕어면 어쩐다냐?"

 

"기왕 잉어로 할려면 하다 못해 자라라도 한마리 낑가서 "용봉탕"으로 하든가.."

"그냥 이걸로 대충 해봐~ 그러구 이 미꾸라지는 추어탕 말고 전에 만든거처럼

그거 만들어봐라 그거 참 맛있드라~" (입맛은 알아가지구..쩝!)

 

"그래그래 다른 형제들은 낚시갈 때 동생 모시고 함께 가서 즐기다가 온다던데

울 횽아는 어케된게 지 혼자만 달랑 돌아댕김시롱 꼭 일거리만 맹기러다조여~

하긴~ 내가 어디 동생이간디..머슴이쥐~ 맞지?

그러구 왜 남의거 낚시가방 가꼬 댕기는그야 기분나뿌게~ 썻으면 좀 닦아두든가"

"아따~ 그놈 뒤지게 궁시렁 거려쌌네~~ 아 넌 도리께질(플라이) 낚신가 몬가 한담선~

알았어 담에 함께 가자.." (안가 이시~~~~!)

 

"그런데 횽아! 이 미꾸라지는 어서 뚬쳐온그야~ 설마 낚은건 아닐 것이고.."

"어어~새벽에 보니깐 고물고물 모여있드라..처음엔 올챙이인줄 알았는데.."

(모여있더라고? 아니 어디 키우는 곳에서 떠온거아닌가~ 대체 여기가 어디야?)

 

서울 근교에 있는 아담한 낚시터라고 하는데 밤 낚시중 새벽녘 운동 삼아 한바퀴 도는데

귀퉁이에 고물고물 모여 있더라는것 그래서 뜰채로 건져왔다는건데..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시장에서 "떨이"로 모아 온듯한..

심증은 가지만 정확한 물증이 없는 관계로..(그런다 그러지 모~) 

 

들통에 물 반쯤 체우고 대추와 수삼 몇뿌리 넣고 꼴딱 하신 잉어 5 분

함께 넣고 약한불에 증탕중..

 

다음 미꾸라지 깊숙한 플라스틱 바케스에 넣고 물을 반쯤 체운 후

소금을 한주먹 넣어준다.

 

"푸다다다다~~~~~~!"

(온세상에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미꾸라지 몸땡이와 내장 안에 고여있던 불순물을 죄다 토해낸다.

 

솥안에 물 과 함께 당귀를 포함한 약재를 넣고

미꾸라지도 함께 넣은 후 불의 세기를 조절 하여준다.

 

조금 지나면 수온이 올라가기 시작 하고 미꾸라지들은

몸띵이가 더워짐을 느끼면서 푸닥거리기 시작 한다.

 

바로 이때 냉장실에 두었던 두부 (3 모 정도)를 솥안에 넣는다.

미꾸라지들이 몸을 식히기 위하여 차가운 두부 속으로 "뿅뿅" 들어가 박힌다.

(어떤넘들은 반만 박힌놈도 있다.걍 내비둔다.)

 

뚜껑을 닫고 잠시 있다 열어보면 미꾸라지들이 하나도(또는 거의) 안보인다.

죄다 두부 안으로 몸띵이를 숨기고 있다.

이 상태 그대로 푸욱 익혀버린다.(ㅋ)

 

팔팔 끓인 후 건져내어 흐르는 물에 식힌 후 일정한 크기로 썰어내어

간장이나 소금 찍어 드셔보기바란다.(정말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

 

애구 비 많이 오는구나..

이런날은 논에 물대는곳 찾아가면 미꾸라지나

잘잘한 붕어 많이 잡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피래미도 보기 어렵다.

출처 : 그대가 머문자리
글쓴이 : 황토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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