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NEWS](19)/˚♡ JTBC - 뉴스룸

달라스 화제-‘천사’였다가 이제 ‘유괴범’ 취급받는 여자

또바기1957 2008. 8. 10. 19:35
달라스 화제-‘천사’였다가 이제 ‘유괴범’ 취급받는 여자
카트리나 재해 때 알게된 아이들 맡아 키우다, 돌려 주기 싫어 아이들과 잠적
DATE 08-08-08 12:53
지난해 방송에 나갈 당시, 테이베이 씨 집에서 행복해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아동 유괴를 알리는 앰버 경고(Amber Alert)가 지난 수요일 오후에 달라스 지역에 발효됐다. 그 대상은 5명의 아이에 대한 것인데, 그들을 데리고 휴스턴에서 달라스 지역으로 잠적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이름은 론다 테이베이(Ronda Tavey) 씨. 44세의 백인 여성으로 싱글맘인 테이베이 씨가 ‘유괴범’으로 지목되기까지의 사연은 기구하다.
사실 그녀는 달라스 모닝뉴스 등에 지난해에는 ‘천사’로 묘사될 정도로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2006년 카트리나 재해민 도우미로 봉사했고, 그러다 그곳에서 만난 어려운 형편의 ‘싱글맘’으로부터 아이들을 대신 맡아 키워주고 있어서, 그 훈훈한 스토리가 기사화되었던 것.
그런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살던 아이들에 대해 최근 친엄마가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자 그걸 거부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달라스 지역으로 도망쳐버린 것이다.
앰버 경고가 발효되기 전에 포트워스에서 지역 방송국과 만난 테이베이 씨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아이들을 친엄마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아이들 엄마는 마약과 범죄에 물들어 있다. 이 아이들은 하나님이 나에게 돌보라고 맡겨주신 것이다.”
테이베이 씨는 나중에 달라스 모닝뉴스에게 “변호사와 상의 후 경찰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의 친엄마는 알폰스(Alphonese) 씨로 그녀 역시 지난 2006년 카트리나 재해 때 22세의 싱글맘이었다. 당시 알폰스 씨는 경제적으로나 건강으로나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고, 이 때문에 아이들을 테이베이 씨가 맡아 대신 키워주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이베이 씨로서는 나이 어린 알폰스 씨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입장에서 5명의 아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고, “언제든 알폰스 씨가 정신적으로 준비되면 아이들을 돌려보내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따라서 알폰스 씨와 테이베이 사이에는 당시에 서로 왕래하며 한 가족같은 분위기로 지내기도 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런데 최근 알폰스 씨가 아이들 중 막내라도 돌려달라는 식으로 요구하자, 테이베이 씨가 거절하면서 결국 테이베이 씨는 유괴범으로 지목돼 현재 5개의 체포영장이 발효된 상태로까지 사건이 비하된 것이다. 이들 5명의 아이들은 모두 흑인으로 8세, 6세, 4세의 여아와 3세의 두 남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앰버 경고 소식을 들은 테이베이 씨 전 시누이였던 빅토리아 테이베이 씨는 “충격이고 믿을 수 없다”고 전하며 “그녀가 결코 아이들에게 나쁜 짓을 할 사람은 아니다”며 안심해도 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달라스 모닝뉴스가 이들 두 여성과 아이들에 대해 기사화했을 때만 해도 오히려 알폰스 씨가 아이들을 테이베이 씨에게 떠맡겨놓고 말없이 사라질 것을 조심하라고 테이베이 씨 친구들이 말할 정도였기에 의외로 여겨지고 있는 중이다.
테이베이 씨는 자기의 딸 2명 외에 이들 흑인 아이들 5명을 데리고 다니다가 이웃들이 보고 이상하게 여겨 물어보면 “내 카트리나 자녀들”이라고 소개했고, 이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아기용품이나 현금 등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알폰스 씨는 뉴올리언즈로 돌아가 새로운 일을 알아보며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아직도 알폰스 씨가 5명의 아이를 다 맡아서 다시 키우기에는 자립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 이에 대해 테이베이 씨가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래도 친부모에게 우선 권리가 있기에 테이베이 씨는 ‘유괴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