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낚시이야기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생각이없다.

또바기1957 2008. 7. 31. 03:46

"우와~! 도대체 이게 무슨 낚시터냐~ 어항 이로구만 어항!"

 

정말 그랬다.아무리 "캐치 앤 릴리즈" 방식의 손맛터라고는 하지만

이게 어디 낚시터란 말인가..

 

적어도 낚시라면 고기들의 입질에 의한 어신을 보고 ("찌 올림" 이라던가 또는 "내림"이라던가)

챔질에 의해서 고기를 걸어내야 진정한 낚시의 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하는거라 싶을 정도다.

 

바늘에 미끼를 달아 전방 수면위에 투척을 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 고기 떼들이

수면위로 넓직한 꼬리와 등지느러미를 보이며 바글바글 모여든다.

아무리 손맛만 볼 수 있다고는 하나 이래서야 무슨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말인가.

 

정작 어이 없는건 따로 있었다.

어분을 버무린 후 손을 씻기 위하여 좌대 바로 앞 수면 가까이 손 을 담그려는데

어느 사이에 모여든건지 "잉어" "향어" "붕어" 들이 (대략 20 여 마리)

씻고 있는 손을 "쩝쩝!"거리며 빨아댄다.

 

몇해전 "일영계곡 입구"에 있는 장자원이란 손맛터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적이있었다.

앉은 자리 바로 앞에 미끼를 흘려주면 근처에 있던 고기들이 몰려들었고

입을 벌릴때 손가락을 들이밀면 그 손가락을 소리내어 빨아대던...

 

헌데 이놈들은 조금 더 발달 되었다고 해야할까..

손가락이 아니라 손 전체를 그것도 주둥이나 머리를 건드리면 달아나던 것으로 기억 하는데

이건 도무지 달아날 기미도 보이질 않았고..

심지어는 물가에 사람 그림자가 나타나면 어느사이 수십마리가 떼지어 사람의 그림자를 �는다.

 

물가에 가까이 앉아 녀석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 손에 들고있는

먹을걸 달라는 듯 한 모습으로 몸뚱이의 "3분의1" 정도를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게 아닌가.

함께 동행한 지인께서 말씀 하시길...

 

"대체 얼마나 굶으면 고기들이 저 모양이 되는겁니까?"

"�어서라기 보다는 이렇게 교육을 받아서인것 같습니다."

 

"교육을 받다니오?"

"사람들이 가까이 오는걸 구경 하려고 미끼를 뿌려 주었겠지요

그러다보니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면 경계를 하지 않고 되려 가까이 오는것 아니겠습니까.."

 

"어이구~! 이놈은 잉어인가 본데 엄청크군요..일미터는 족히 될것 같습니다.이런 녀석이 낚싯대에 걸리면

꺼낼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 되고도 남겠습니다.간혹 낚시터나 양어장에서는 고기들을 분산 시키기 위해 "멍짜"라고 부르는

대형 "잉어" 또는 "향어"를 넣어두는데..이놈들 습성이 한군데 오래 머물지 못하고 계속 회유를 하기 때문이며

물고기들은 자기보다 몸집이 큰 녀석들이 지나가면 무조건 그들 뒤를 따르게 되어 있답니다."

(한군데에만 낚이는걸 방지 하기 위한 방법 임)

 

그런데 좌대 가까이 있는 녀석들은 그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길 이 들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저 멀리 2.5칸 (낚싯대 1칸의 길이는 1.8 미터) 거리에서 노는 고기들은

좌대 근처로 오지를 않고 항상 그 부근에서 모여있게 된다.

 

던지기가 무섭게 입질을 제대로 읽지도 못할 짧은 순간에 "찌" 가 물속으로 박힌다.

시험삼아 미끼도 달지 않고 빈 바늘을 투척을 해보았더니 3 마리 까지 연속으로 물고 내려간다.

 

물고기에겐 고통을 느끼는 "통점" 또는 압력을 느끼는 "압점"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잠시전 낚여서 그렇게 혼이 났으면서도 (때론 주둥이가 너덜 거려도) 아픈줄 모르고

물 위로 떨어지는건 무엇이건 입안에 넣고 본다.

 

실제 온몸이 "백점병"이라는 곰팡이균에 의해 허옇게 썩어 들어가도

"후각" 한가지만 발달 되어 있어서 먹을것만 있으면 무조건 "장땡"이다.

오로지 현재만 존재 할 뿐이며 먹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 한다.

 

가만 앉아서 녀석들을 바라보며 생각해본다.

우리 인간들도 순간만을 위하여 사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아니던가.

과거는 이미 지나 갔으며 미래는 생각 할 필요 없고 오로지 현재만 등 따시고 배 부르면

만사가 "장땡"이라는 사람들 주위 인간들 죄다 죽더라도 나 만 잘 살면 된다는 사람들..

 

민족이고, 국가고, 국민이고, 나발이고..

더 나아가 부모, 형제, 급기야 자식들의 장래까지..

 

오늘 양어장에서 물고기들을 보는데 일부 인간들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붕어의 기억력은 "0.5초" 라고 하던데 그들도 그런건 아닌지..

어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보며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는 속담이 있었는데

요즘은 "소 잃어도 외양간 고칠 생각을 안한다." 로 바뀌었단다.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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