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서 백련산 방향으로 대략 500 여 미터를 오르면 우측편 높은 축대 위에
우왁스레 큰 살구나무 한그루와 감나무가 지나는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 보고있다.
이 나무들은 소방도로가 생기기 이전에는 아무나 지나다가 손 만 뻗으면 여름철엔 잘 익은 살구를
그리고 가을철에는 잘 익은 홍시감을 맛 볼 수 있었으며 굳이 팔이 닿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느 누구건간에 기 를 쓰며 따려 하지 않았기에
한 겨울 나름대로의 운치를 즐길 수도 있었다.
구청 토목과에서 소방도로 작업을 하면서 대체 어떤 방법으로 했는지..
당연히 도로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야 할 이 과실 나무들이 축대위로 올라가 버린것이다.
축대의 높이는 대략 10 미터 정도의 높이로 이루어져 있어..
(가끔 언놈이 살구 따먹으려 축대를 겨 오르다 떨어져 다치기도 한다.)
며칠전 오후 시간에 후배와 장기를 한 판 두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요 위에 살구있지? 그거 차암 먹음직스럽게 많이 열렸더라~" 하신다.
무의식중에 "따다 드릴까요..?" 했더니..
"니 까짓게 무슨 수로 그 높은곳에 있는걸 따냐?"
(니 까짓게..니 까짓게..니 까짓게..에이시..존심 상해뿌리고~ -,.-:: ←삐짐!)
후배와 살구나무 근처를 어슬렁 거리며 배회 하는중이다.
아래에선 최소한 15 미터 길이의 나무나 파이프라면
살구를 어찌 건드려 볼것 같기는 하겠으나 그 만한 길이의 물건은 없고
그렇다면 이 축대를 오르다 떨어져 어디라도 다치면 (쪽 팔리지~ ㅋ)
문득 후배 녀석의 집 을 올려다 보다가..
"야! 너네 저기~ 저 창문은 열리는거냐?"
"어디요? 아아 찬장있는 자리구나..찬장 뒤에 있는 창문인데..찬장만 옆으로 옮기면.."
-------------------------------------------------
그리고 다음날 오후 시간이던가..
역시 후배와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뒤편 우물가로 나오시며 말씀 하신다.
"아니 시상에 어뜬놈들이 그랬을까?"
"녜? 뭐가요 무슨일 있었어요?"
"아! 글씨 어뜬놈들이 밤사이 살구를 아직 익지도 않은넘 까지
싹~ 따 가붓단다~ 그래서 방금 올라가봤는디 증말 한알도 없드라~"
"울 엄니 서운하시겠네..살구 없어져서 워찌까~"
후배가 정색을 하며..
"아니 근다고 그 많은걸 다 따갔다구요..징헌눔이구만~
왔다 갔다 함선 보기도 좋등만~ 나쁜넘들이구만요~
그란디 그걸 워찌케 따갔대요~ 사다리 놨능가~"
"헐헐헐~! 사다리고 나발이고 장군이나 받어 이누마~ ㅋ"
거의 붉게 익은 살구 10개를 골라내어 깨끗하게 닦은 후
어머니께 가져다 드립니다.
"워메~! 이 살구 어디서 낫냐?"
"어서 나긴 어서나요~ 시장 가서 사왔지요~ 드셔보세요
잘~ 익었습디다.드시고 싶음 또 말씀 하세요.."
"너 이거 어서 났어?"
"어서 나긴요~ 살구가 나무에 달리지 어디 벽에 달려요~"
"아니 그러니까 이 살구 어서 났냐고~"
"아따 긍게 살구가 벼랑박에 달리냐고요~ 시장에 가서 샀다고요~"
"암만~ 봐도 이거 어서 본것같은디~"
"하이구 몬 살구에 표시되있간디요~ ㅋ"
그나저나 이 많은 살구를 어떻게 처리를 혀야한다냐~
덜 익은눔 골라서 술 담그고..궁시렁 궁시렁~ 키히히~^^
'[투덜대야 오래 산다](19) > ˚♡。─삶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해할 수 없는 한나라당 (0) | 2008.06.29 |
---|---|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 연못을 더럽힌다더니.. (0) | 2008.06.29 |
[납량특집] 緊夏眞瞬 (0) | 2008.06.28 |
이른바 선전포고다. (0) | 2008.06.26 |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0) | 2008.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