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삶의이야기

총각 할아버지! 이구아나는 왜 맨날 울어요?

또바기1957 2008. 6. 6. 22:10

나는 아직은 친손자 손녀는 없다.

왜냐고?

친 조카들이 아직 총각 처녀이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외손자들은 네명이나 있다.

고교 2년 짜리도 있고 초등생 그리고 유치원 다니는..

이 녀석들은 모두 하나 같이 나를 부를때 "할아버지" 가 아닌

"총각 할아버지" 라고 부른다.

아마 누군가 가르쳐 주었던 모양이다.

 

오늘 이들중 서울에 사는 가장 막내 외손자가 내 숙소를 방문했다.

(미국 켈리포니아에 계집아이 손녀도 있다.)

왼손에는 쇠창살로 이루어진 작은 상자를 들고

오른손엔 아이스크림 하나를 들고..삐뚤거리며 들어오더니..

 

방바닥에 양손에 든걸 내려 놓으며...

 

"총각할아버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그래 왔구나 어디 보자~ 많이 컷구나.."

 

"뭐하세요?"

 

녀석은 대뜸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모니터를 쳐다 보며

무엇 하는지를 묻는다.

 

"응 할아버지 일 보는중이란다." 했더니..눈을 땡그랗게 뜨면서..

"고스톱치세요?" 하고 묻는다.

 

"할아버진 그런거 할줄 모른다.아빠나 엄마가 하는 모양이로구나?" 했더니

"아니오..외할아버지께서 하셨어요.."

 

외할아버지 라면 아마도 누님댁에 매형을 가르키나보다.

 

"그런데 이건 무어냐..쥐는 아니거 같고.."

"이구아나에요..삼촌 친구가 기르라고 주었어요.."

(어디보자 나도 이런건 동물원을 빼곤 첨 본다..ㅋ)

 

"어호~! 이게 이구아나로구나..거참 조그많고 귀엽게 생겼구나."

(말은 이리 했지만 어째 좀 징그러운것 같다.)

 

"근데요 총각 할아버지..애는 아까 부터 자꾸 울어요"

"왜 울어? 니 가 팼나보구나?"

 

"아니요~ 안 팼어요..그냥 자꾸만 울어요..어디 아픈가?"

"어디보자~ 어떻게 우는데?"

(아무렇지도 않구만 울긴 모가 울어 이누마~)

 

"바바요~ 눈에 눈물이 있잖아요.."

"응? 그래? 어디.."

(고놈 참 탐구력도 대단하눼~ 너 AB형이냐?)

 

"이건 우는 것이 아니고 눈 에 항상 물기가 있는 거란다.

우리 사람들도 눈알 주변에 물기가 있는 것처럼.."

"왜요?"

(아띠~! 왜요는 임마! 일본 담요가 왜요고~)

 

"그래야 눈알 돌릴때 뻑뻑하지 않을거 아니겠냐?"

"눈알을 돌려요? 어떻게 돌려요..뺑뺑 팽이처럼 돌려요?"

(이론 자꺼시~)

 

"자 여기 할아버지 손 봐봐..이번엔 이쪽으로..머린 가만 두고 그렇지..

어때 눈 돌아가지?"

"아하하하~ 신기하다~!"

(신기하는 이누마~ 괌 에 갔다가 항공 사고로 죽었고..)

 

"저기 삼촌이나 이모 방에 가서 놀아라 너 컴퓨터 할줄알지?"

"재미없어요..그냥 할아버지랑 놀라구요.."

(에이시..난 니랑 안놀고자포~)

 

녀석이 눈치를 보는 듯 싶더니 발딱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서더니

방문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이렇게 말한다.

"지금 할아버지 기분이 매우 안좋으시죠? 조금 있다가 다시 올께요.."

(오잉! @@)

 

속으로 생각 하며 피식 웃어 본다.

요즘 아이들 정말 무섭다.

이젠 관상 까지 보지 않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