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초저녁에 있었던 일입니다.
도전 골든벨인가 하는 학생들 프로그램 있지 않습니까?
50 문제를 전부 마추게 되면 마지막 관문을 통과 하여
그 회차 의 장학생으로 뽑히는거 말입니다.
처음 문제는 거의 일반상식으로서 쉬운 문제 부터 풀어 나갑니다.
물론 재미를 더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간혹 보면
이건 해도 너무 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쉬운 문제가 출제 될때도 더러 있더군요.
이 날 서울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지 주방에서 식사들을 하지 않고
어머님 방에 모여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어머님 그리고 형님 내외분과 조카들 둘 그리고 저
6 사람이 한데 모여 식사중이었습니다.
서로 문제 맞추어 가며 식사중이었는데 국어 문제중
우리말 마추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지난주 보신 분들도 계셨으리라 여겨집니다 만
문제가 뭐드라...정답이 "불현듯" 이었는데 보기가 나왔습니다.
다음의 말을 듣고..하던가..(보기를 보고..하던가) 순 우리말의 답 을 적으시오.
"갑자기" "어느 한 순간" "느닷없이" "불이 켜지듯"
다들 물끄러미 브라운관만 주시 하고 있었답니다.
정말 느닷없 이런 질문을 받게 되니 생각이 전부 나질 않았던 겁니다.
"그거 있는데 응? 거 이짜나~ 응" (우물우물~)
"그래 그거야 그거~ 엉? 모드라? (냠냠~)
처음 프로그램 시작 부터 아무 말씀 없이 조용히 진지 드시던
어머님께서 점잖은 어조로 말씀을 하십니다.
"요즘 아이들 몰라도 저리 모를 수가 있나 그래..쯔쯧!"
이에 조카 녀석이 (그러니까 어머님 당신 입장에서 보시면 손자가 되겠습니다.)
실실 쪼개면서...
"그럼 할머닌 답 아세요?"
"아 그럼 그렇게 쉬운것도 몰라?"
제가 여쭤 보았습니다.
"답이 모시다요?"
"흐이그 그런것도 모르는 것을이 무슨~"
"아따 ~! 긍게 모시냐고요~ "
"매급시"
"녜? 모시라구요?"
"매.급.시 아니면 무.담.시"
여기서 잠시 "매급시" 또는 "무담시" 란 호남 지역중 광주에서 자주 사용 하는 사투리로서
"공연히" 또는 "괜시리" "이유없이" 등의 뜻입니다.
말씀을 얼른 대입 해 보았는데 답은 아니라는걸 알고는 있었는데
갑자기 "매급시" 와 "무담시" 라는 말씀을 정색을 하시며 전하시는 어머님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던 우리들은 그만 뒤집혀지고 말았습니다.
서로 상대의 얼굴을 바라 보며 "밥알 총알" 을 날리기 시작 하였고
아니 이럴수가 하시듯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시며..
"매급시랑 무담시가 아니라고?"
하시는 어머님의 재차 질문을 들으며 방금 삼킨 된장국을
사래들림으로 하여 코구녕으로 쏟아내며 한 순간 괴로움에 치 를 떨고 있는데
이 때를 놓칠세라 형수님께서 한 말씀 더 덧 붙이십니다.
"그런데요 어머니..뭐라 하셨어요? 매급시요..무담시요..그게 무슨 뜻이에요?"
형수님께선 서울 출생 하셨으며 평소에도 형님과 제가 또는 어머님께서
유창한 본토 발음을 가미한 토속어를 사용 하게 되면 뜻을 몰라 고개만 갸우뚱 하시다.
이야기가 전부 끝나면 그제서야 들었던 부분에 대하여 브리핑을 받는 그런 타입입니다.
조카 아이들은 평소 할머님과 삼촌께서 워낙 많이 사용 하시는 사투리를
자주 들어서인지 때론 제법 활용도 하고 어려운 단어 즉
"쇠때 (열쇠) , 빼다지 (서랍) , 치네 (비켜) , 정지 (부엌) , 치깐 (화장실) 기타 등등은
그간 저의 왕성한 노력으로 인하여 꿰 차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전혀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여하간 우린 이날 어머님과 형수님을 제외 하곤 모두 함께
웃다가 하마트면 "맷돌을 타는" (돌아 가심의 은어) 운명에 처 할 뻔 했답니다.
아직도 웃음이 나오는군요..끽끽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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