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7년... 겨을.. 한 무리의 잉여들이 피시방 한 구석에서
초라한 행색으로 리니지를 하고 있었다..
던전 몹 보스를 공략한 후 충만감에 젖어 말섬에서 아이템 분배를 하고 있을 때
제자 하나가 감자탕에게 물었다.
"감자탕님.. 인터넷 댓글들이 요즘 점점 삭막해 져가는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감자탕 말하되
"넷질이 계속 되는 한 곡식과 가라지가 함께 자랄 것이니 그냥 두어라."
그러자 팀원들은 일제히 술렁거리며
"오오.. 감자탕님이 말씀하신다."
"제발 우리에게 깨달음을!"
웅성거렸다.
기대에 찬 저 눈동자들.. 간절한 침묵.. 감자탕은 피던 담배를 조용히 비벼 끄며..
인터넷 회선을 타고 저 멀리 피시방에서 죽치며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자
하는 팀원들을 위해 천천히 키보드 위의 손가락을 움직였다..
탁탁탁탁..
감자탕 ; 훌륭한 본글에는 선한 리플이 항상 만땅이며
높은 조회수와 플질의 축복이 함께 할 것이다.
봊이 ; 하지만 감자탕님.. 넷 상엔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지 않습니까?
감자탕 ; 물론이다.. 하지만 우린 그걸 지향해야 하느니..
덮쳐보니 처재 ; 그럼 그 중에 최고가 무었입니까?
감자탕 ; 조회수와 리플 많은 것과 플질은 인터넷이 없어 질 때까지 항상 함께 할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조회수니라.
오럴엘프 ; 한 두번 그런 경우를 본 적은 있지만 계속 되는 경우는 못 본 것 같습니다.
감자탕 ; 당연하지 않느냐? 그런 사람이 미쳤다고 남의 게시판에 있겠느냐?
자기가 카페를 차리거나 사이트 만들고 말지..
봊이 ; 그럼 조회수는 높은데 악플과 마질로 범벅된 글을 쓰는 사람은 어찌해야 합니까?
감자탕 ; 즐기는 자는 더욱 즐기느니라..
덮쳐보니 처재 ; .....
오럴엘프 ; 그럼 조회수는 낮은데 악플과 마질로 범벅되면요?
감자탕 ; 견딜만 하느니라..
사카시 ; 그럼 조회수도 낮은데 무플에 점수도 없으면요?
감자탕 ; 알아서 찌그러지느니라..
병신들 ; ㅋㅋㅋ 와나.. 여기 존나 골때리네! 야이 병신들아 지금 니들끼리 모하냐?
- 병신들님이 퇴장 당하셨습니다. -
병신들 ; ㅋㅋㅋ 씹새들.. 아줌마 여기 병림픽 추가요!
- 병신들님의 아이피가 차단되었습니다. -
봊이 ; 감자탕님.. 이렇게 넷으로만 가르침을 뵈오니 용안을 뵙고 싶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제발 현모를 주선해 주십시오.
술값은 저희들이 8싸울을 띠워서라도 장만하겠습니다.
감자탕 ; 인자는 적이 많으니.. 소주 한 잔 먹자고 하면서 현피 당 한게 한 두번이 아니느니라..
사카시 ; .... 근데 감자탕님... 실제로 만나보면 ㅄ 같다는 소문이 있던데..
봊이 ; 아니 이 십새끼가 감히 감자탕님을!
오럴엘프 ; 존나 랩 낮은 새끼 파티에 끼워 주니까 뒤통수를 쌔려!
덮쳐보니 처제 ; 너 디질려? 하루 열 시간 밖에 게임 안 하는 새끼가 감히
하루 열 여섯시간 , 열 여덟시간 겜 하는 분에게 주둥아리를 놀려?
감자탕 ; 그만 두어라.. 의심하는자.. 회의하는 자 모두 다 같은 팀 원 아니냐?
봊이 ; 오오오.. 관대하시기도 하시지..
덮쳐보니 처재 ; 과연 감자탕님
오럴엘프 ; 평생 따르겠습니다.
- 감자탕님이 사카시님께 귓속말을 보내셨습니다. -
"야 이 존만한 새꺄 말 함부로 하면 아가리를 확 찢어 버린다?"
말 섬에서 아이템 분배를 끝낸 후 다시 정처없이 사냥터를 향해 떠나는
파티원들을 이끄는 감자탕.. 그는 팀원들을 향해 조용히
"여기에 나를 배신할 가롯 유다가 있느니라..."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거디었던 거디었다.
뚜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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