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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청년 희생자에 사고 책임 떠안긴 안철수

또바기1957 2016. 6. 10. 19:54

‘가난한’ 청년 희생자에 사고 책임 떠안긴 안철수

안철수, 청년 노동자 죽음에 “여유가 있었다면 덜 위험한 일 택했을지도” 논란

 

안철수 대표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관련 트윗

안철수 대표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관련 트윗ⓒSNS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전동차에 치여 숨진 19세 청년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삭제한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안 공동대표는 30일 오후 9시5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2.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릅니다."

 

안 공동대표가 썼던 글은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책임이 '가난한' 희생자 개인에게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soo****)는 31일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려 일침을 가했다.

 

"제가 여유가 없어서 위험한 일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다쳐도 아무도 신경써 주지 않습니다.

누구는 여유가 많아서 이런 일 안 하시겠죠. 다칠 일도 없구요.

사실 여유가 있든 없든 다칠 일은 없어야 하는데 말이죠."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Yeo******)는 "이렇게 만든 시스템을 고쳐야지 여유가 없어서라니"라고 비판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전 정책국장은 31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당장 위험한 일자리라고 평가되는 일을 하더라도

일하다가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마치 피해자가 조금만 여유가 있었으면, 덜 위험한 일을 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뉘앙스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 전 국장은 "청년들의 처지는 조금이라도 버티면서 조금 더 나은 일자리를 찾거나

아니면 위험하고 불안정하고 임금수준이 낮은 일자리라도 갈 수밖에 없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청년들의 현실"이라며

"안 공동대표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죽음이라는 사고방식이 전제돼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안 공동대표는 논란을 의식한 듯 30일 오후 10시20분께 게시물을 수정했다.

현재 문제가 된 글은 "2. 앞으로도 누군가는 우리를 위해 위험한 일을 해야 합니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여줘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할 입니다. 아픈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로 대체돼 있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의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발생 장소인 9-4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국화와 추모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의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발생 장소인 9-4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국화와 추모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