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NEWS](19)/˚♡ JTBC - 뉴스룸

[앵커브리핑] 낯 뜨거운 소동…'시가 뭐고?'

또바기1957 2015. 12. 4. 11:16

 

[앵커브리핑] 낯 뜨거운 소동…'시가 뭐고?'

영상뉴스입니다.영상뉴스입니다.


뉴스룸 앵커브리핑입니다.

경상북도 칠곡군에 사시는 할머니들이 시집을 펴냈습니다.

제목은 <시가 뭐고?> 평균나이 여든이 넘은 할머니들이

 

한글을 처음 깨친 기념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소박한 시집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큰 기대도 안 하고 내놓은 초판 1천권이 2주 만에 모두 팔려 동이 난 겁니다.

할머니들은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시인? 그냥 할매라 카이~"

마이크를 들이댄 도시 사람들에게 손사래를 쳤습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노년의 순박함.

곱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런 마음씨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가 봅니다.

돌아보면 시는 '부끄러움'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시인 윤동주 역시 나라 잃은 지식인의 무력함,

그로 인한 부끄러움을 시를 쓰는 것으로 참회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시인 한 명이 논란이 됐습니다.

어제(2일) 대국민사과를 하고 국회 상임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난

시인이자 정치인.

그는 국회의원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놓고

피감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습니다.

'하늘 아래 딱 한 송이' 시집의 제목입니다.

벌써 두 번째 시집이라고 하니 시인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치인이 펴낸 시집이라고 해서

색안경 끼고 평가절하할 생각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러나 그 시집은 서점이 아닌 후원행사장과 사무실에서 판매가 되었습니다.

지극히 사적일 수밖에 없는 시집이지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책을 구입해야만 했을

국회 피감기관 공무원과 직원들은 곤혹스러웠을 겁니다.

아무리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밖에 없더라도

본인이 싫으면 안 살 수 있는 거니까요.

시를 둘러싼 이 낯 뜨거운 소동…

경북 칠곡에 사시는 시인 소화자 할머니가 들으셨다면 뭐라고 하셨을까요?

혹시나 이런 말이 나오진 않았을까요?

"시가 뭐고?"

그렇게 시는 또다시 부끄러움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700/NB11111700.html
손석희 앵커 / 보도담당 사장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치우치지 않겠습니다. 귀담아 듣겠습니다.

 

그리고 당신 편에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