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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독거노인, 신변비관 이유로 ‘자살’

또바기1957 2010. 7. 27. 00:44
63세 권도향 씨,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 맨 채 발견…
친구조차 없었던 외로운 삶 살아
 
지역신문에 연고자 찾았으나 오리무중 …
‘나홀로 노인’의 어려움, 사회문제로 대두
 
지난 주 휴스턴에서부터 비보가 날아왔다.
올해 향년 63세인 권도향 씨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매 숨진 것이다.

다음날 휴스턴 지역신문에는 권씨의 시신을 수습할 유가족을 찾는 광고가 나갔지만
그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독거노인이었던 권 씨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을 매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권도향 씨는 휴스턴 한인사회에 알려진 인물도 아니었고,
부와 명예를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30년 전 주한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이민 온 권씨는 폭력과 폭언을 일삼던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청산했고 다른 미국인과 재혼했지만
그마저도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이 고향인 권도향 씨는 휴스턴에 거주하면서도 친구조차 없는 외로운 삶을 살았다.
두 번의 결혼과 실패 속에 피폐해진 삶을 연명하다가 우연히 한국사람이 경영하는 바에서 일하며
숙식을 해결했으나 가게에 불이 나면서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한 채 영면하게 됐다.

영주권자였던 권씨는 주변의 관심으로부터 소외되다 보니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부족했고, 이 때문에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신문에 연고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보게 된 헬렌 장 미주한인회 중남부 연합회 회장은
한국방문을 마치고 휴스턴으로 돌아온 다음에 소식을 접하게 됐다.

장 회장은 “시신수습 할 사람찾는 기사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해
직접 수습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휴스턴 총영사관이나 한인회에 연락해 연고자를 찾기 위해
수소문해봤으며 민주평통 모임이 있었던 자리에서 권씨의 자살소식을 전하며
아는 사람을 찾아보려 노렸했지만 허사였다”고 말하며
“홀로 사는 노인이 금전적 어려움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식을 접했을 때의 비참함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권도향 씨의 시신은 장의사에서 수습했으며 오는 26일(월) 장례식을 가질 예정이다.

장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독거노인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장례비용을 위해 모금을 하고 있는 헬렌 장 회장은
“장례식 비용을 펀드 조성으로 마련한 뒤 혹시라도 비용이 남게 된다 해도
권도영 씨 이름으로 된 펀드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독거노인을 위해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인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달라스 복지관의 신종우 목사는 독거노인 문제와 관련해
“가족들의 무관심”을 원인으로 짚었다.
신 목사는 “독거노인이라고 해서 자식들이 없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홀로 사는 이유는 가족관계 상실때문”이라고 덧붙이며
“노인들이 병원이나 이사를 가야할 때 가장 필요한 사람은
복지관도 교회도 아닌 바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신종우 목사는 이어 “달라스에도 경제문제로 인해 힘들어하는 독거노인들이 상당수 존재하며,
생활능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심지어 나타나지 않던 가족들이 노인의 장례식장에서나 볼수 있었던 사례도 있었다고 말하는
신목사는 “미국에 이민온 지 20년 이상되는 노인분들이 혼자 사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실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안타깝다.
 
자식들의 경우 자신도 훗날 노인이 된다는 것을 망각하고 사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며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안미향 기자 press@w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