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 송귀섭의 붕어낚시
붕어도 겨울잠을 자는가.
겨울철 붕어를 만나려면?
동절기 붕어는 겨울잠을 잔다?
적어도 71년 이전에는 붕어가 모두 겨울잠(동면)을 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매년 10월달에 납회를 하고나서는 낚시장비를 손질하여 창고에 넣어두고 이듬해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곤 했지요.
그러던 것이 71~72년 어간에 우리나라 현대낚시계의 원로이신 한형주박사(낚시춘추 창간 발행인, 한형주의 붕어낚시 등 저자), 최운권선생(붕어낚시교실 등 저자), 예춘호선생(전 국회의원, 바보들의 낚시예찬 등 저자), 송소석선생(붕어낚시 이론가, 송소석의 중층낚시 저자) 등이 겨울에 얼음낚시를 시도하여 붕어를 낚아내어 당시 유일한 낚시잡지인 낚시춘추에 게재를 하면서부터 겨울에도 붕어가 동면하지 않고 먹이활동을 한다고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낚시인들이 겨울에도 낚시터를 찾아 한두 마리씩 붕어를 만나면서 겨울을 무료하지 않게 보내게 되었지요.
그런데 제가 낚시관련 자료를 수집하다보니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00년도에 이미 한강과 대동강에서 얼음낚시를 하는 모습이 프랑스와 일본사진작가 등에 의해서 찍힌 사진자료가 있고, 그것도 꽤 많은 낚시인들이 한 장면에 찍힌 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동절기 붕어의 생태에 대해서 잘 알고 동절기 낚시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1. 1900년대 얼음낚시 사진자료
90년대 초반 필자가 겨울철 붕어의 생태를 유심히 관찰한 바로는(얼음 속 수중 잠수관찰) 겨울잠을 자는 붕어와 그렇지 않은 붕어를 다 관찰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책에 글을 쓰면서 동절기 붕어를 구분할 때 겨울잠을 자지 않는 ‘활성집단’과 겨울잠을 자는 ‘비활성집단‘으로 구분하여 써왔습니다.
일부 붕어는 겨울잠을 잔다.-비활성 붕어
서리가 내리고 나서 강낚시를 해보면 입질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그 많던 붕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또한 광활한 호수의 좌대낚시는 11월이 지나면서 마감을 합니다. 붕어낚시가 안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호수의 붕어들은 또 다 어디로 갔을까요?
강붕어는 일부만이 깊은 소의 장애물 틈새에 파고들어 겨울잠을 자고 있을 뿐이고, 대부분은 물길을 따라서 하류 중간 댐(혹은 보)이나 깊은 곳으로 이동을 해서 겨울을 납니다. 이렇게 수온 안정대로 이동한 강붕어들은 대부분이 겨울잠을 자거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무리를 지어서 장기 휴식을 하지요.
흐르는 강물은 겨울이 되면 지속적으로 수온이 하강하면서 상류 쪽으로 부터 수중 플랑크톤이 소멸되고, 심한 냉수상태여서 붕어가 머물러 있을 여건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호수의 붕어들은 수온변화가 적은 깊은 곳으로 이동하여 겨울을 납니다.
대부분의 호수는 사방 계곡에서 냉수가 흘러들고, 연안 수심이 깊어 해가 비춰도 수중 바닥토양까지 햇볕투과가 한정되기 때문에 해가 떠있는 주간에도 수온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려우며, 붕어의 주 영양공급원인 플랑크톤이 소멸되어 재생성이 되지 못하므로 붕어는 중심부로 이동하여 해가 있을 때는 수면 가까이 떠올라서 일광욕을 하고 해가지면 깊은 수심대로 가라앉아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하지요. 이때의 붕어는 집단을 이루어 동시에 떠올랐다가 동시에 슬그머니 가라앉는 제한된 움직임 현상만을 보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필자가 수중에 잠수하여 관찰한 결과 겨울붕어가 석축의 틈새 속에서 잠이 들었을 때는 손으로 건드려도 잠에서 깨어나지를 않고 움찔하고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잠에 빠져들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비활성집단의 붕어는 가면상태로 겨울잠을 자기도 합니다.
일부 붕어는 제한적인 회유활동을 한다.-활성붕어
그렇다고 겨울붕어라고 하여 전혀 회유자체를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활성집단 붕어의 경우 큰 붕어는 큰 붕어대로 잔챙이 붕어는 잔챙이 붕어대로 나름의 먹이를 구하기 위한 활동을 합니다.
다만 아주 넓은 영역을 활발한 모습으로 헤엄쳐 다니거나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정도의 회유는 아니고, 생존을 위한 특정 구간에서의 제한된 취이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이 회유모습을 관찰해 보면, 대개 동절기의 큰 붕어는 단독행동으로 안정된 중심부에서 연안으로 접근했다가 다시 중심부로 돌아가는 ‘수직회유’를 합니다.
또 한편으로 작은 붕어들은 자기 영역의 밀생한 수초 속에 은신하여 움직임이 없이 있다가 먹이를 취하기 위해서 그 주변의 좁은 공간을 돌아다니는 제한된 연안 ‘수평회유’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림1 : 수직회유와 수평회유
따라서 수직회유를 하는 포인트에서는 수온이 역전되어 따뜻한 대류가 상류와 연안으로 밀려오는 시간대에 주로 입질을 기대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한된 수평회유를 하는 포인트에서는 항상 습관적인 취이활동 시간대의 정보를 알고 기다리면 그 시간대에 입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특정한 낚시터에서 이러한 현상을 잘 알고 그 시간대를 집중할 줄 아는 경험 많은 사람은 마치 붕어와 약속이라도 해 놓은 듯이 입질 시간대를 미리 예고하고 나서 정말로 비슷한 시간대에 입질을 받아내는 경우가 있지요.
그 사람이 도사가 아니라 경험에 의해서 그 장소의 자연현상 변화(대류 등)와 그에 따른 붕어의 생태적 습성을 잘 이해한 것뿐입니다.
참고로 큰 붕어들은 단독적으로 수직회유를 하는 경우가 많고, 잔챙이 붕어들은 집단을 이루어 좁은 구간 수평회유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중심부로 들어가서 휴식을 하는 큰붕어의 경우와는 달리 잔챙이 붕어들은 떼를 지어서 연안 수초 주변을 주로 활동 무대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잔챙이 붕어들은 햇볕이 따사롭게 내려 표층수온이 상승하는 낮 시간대에 주로 먹이를 찾는 회유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밤 보다는 낮낚시가 더 잘되는 것입니다.
동절기의 붕어는 대부분 수초 속에 움츠린다.
동절기의 붕어는 수온하강에 따라서 활발한 활동을 멈추고 움츠리는 형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장애물 틈새 등의 안정된 장소를 찾아서 은신하면서 최소한의 활동으로 생존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찾는 낚시터에서 보면 수중의 석축틈새 등의 수중장애물 공간은 그리 많지 않지요?
그러므로 붕어들은 주로 수초 속을 파고들어서 안정을 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겨울 붕어는 대부분이 수초 속에 있다.’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구나 연안 수초는 겨울철 짧은 햇볕을 충분히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수면을 덮고 있는 수초는 붕어에게 이불역할을 해 줍니다.
그러니 수초를 가까이 하지 않고는 동절기에 좋은 조황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고, 너 나 없이 수초 밭을 찾아서 낚싯대 편성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움츠리는 붕어는 그 회유범위가 극히 제한적이고, 영역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며, 먹이활동도 근거리먹이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입니다.
추운 날이면 사람들이 움츠려서 골목길도 한산해지는 인간세상의 이치와 다를 바가 없지요.
옛 어른들 말씀이 추울 때 날뛰는 짐승은 강아지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꼭 맞는 말이지요.
아마 호소의 수중 세계에서 추울 때 가장 활발한 것은 참붕어뿐일 것입니다.
수초가 없는 곳에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겨울철 붕어낚시를 해 보면 수초선을 벗어나거나 전혀 수초가 없는 포인트에서도 입질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류현상에 의해서 연안 수온이 상승되는 현상을 따라서 붕어가 먹이활동을 위해 상류나 연안으로 접근해 오거나, 수초에 머물다가도 수초 밖을 떠돌면서 플랑크톤을 취하는 제한된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수초가 전혀 없거나 부분적으로만 수초가 있는 수중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현상으로 만약 수초가 잘 발달해 있는 장소라면 대부분 수초 밭을 벗어나서는 입질을 받기가 어렵지요.
겨울철 붕어를 만나려면?
ㅇ 활성붕어 집단이 주로 있을 만한 장소와 포인트를 찾는다. - 해안가의 수로, 평지형저수지, 벌판의 논둠벙을 찾는다. ㅇ 수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어떤 미끼로 어떤 낚시를 하던 간에 수초를 끼고 앉아서 낚시를 한다. ㅇ 일조량이 많은 장소를 찾는다. -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수면에 햇볕이 비추는 곳이 유리하다. ㅇ 깊은 수심대의 장애물 지대를 찾는다. - 연안수초가 안 보인다면 깊은 수심대의 수중장애물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ㅇ 물색이 탁한 곳을 찾는다. - 물색이 맑은 곳에서는 물속에 붕어가 보여도 입질을 하지 않는다. ㅇ 상황에 따라 수초직공낚시를 구사한다. - 항상 직공채비를 준비했다가 수초의 작은 구멍에 찌를 세운다. ㅇ 지렁이 미끼를 주로 사용한다. - 혐오스럽다고 회피하면 겨울낚시 입질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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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내용 중 붕어의 생태현상에 관한 것은 낚시인 입장에서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한 것이며, 전문적인 생태학적 접근은 아님을 첨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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