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법이 어디 있나” … 재외국민 참정권 문제점
재외국민 참정권 관련 특별 인터뷰 - 재외국민 참정권연대 사무국장 | 김제완
DATE 09-02-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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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참정권 통과에 대해 누구보다 의견이 많을 인물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인터뷰를 했다. 바로 ‘재외국민 참정권연대’ 사무국장이자 세계로신문 대표기자인 김제완 씨. 재외국민 참정권연대는 재외국민들이 한국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고, 따라서 그 목소리를 내기에 미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 목소리를 대행해서 한국 국회에 외쳐주는 역할을 하기 위한 단체다. 전신은 2001년 설립된 ‘재외국민 참정권 회복을 위한 한겨레네트워크’다. 2007년에 재외국민 참정권연대로 거듭난 뒤, 재외국민 참정권을 위해 부단하게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번 재외국민 참정권 통과에 대해서도 남다른 감회가 있을 수 밖에. 그러나 소감을 묻는 말에 김제완 사무국장은 “감회라기 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말문을 열었다. 재외국민 참정권은 이미 지난 2007년 1월에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약속되고 예고된 바이기 때문에 이번 통과가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통과된 법 내용을 들여다볼 때 너무나 많은 문제점이 내포돼 있어서 그에 대한 향후 대책 마련이 먼저 염려된다는 말이었다. “악법이라고까지 말할 순 없지만, 독소조항이 많은 졸속 법안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는 김 사무국장은 우선 다섯가지 문제점을 거론했다. 투표 방법을 제한한 세가지 독소조항과 투표 대상자를 제한한 두가지 법이 문제라는 것. 투표 방법 및 대상자 제한 다섯가지 문제점
첫번째로 영사관 등과 같은 공관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도록 제한한 내용을 거론했다.
“이미 미국 등의 해외 동포들의 입에서도 나오는 불만사항이겠지만, 실제로 추가투표소를 설치하지 않고 공관투표소만 설치한다는 것은 공관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사는 동포들에게 아예 투표를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두번째로는 선거부정 가능성을 이유로 우편투표를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점 역시 현재 ‘반쪽 참정권’이라는 비난을 받는 주요 이유인데, 김 사무국장은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 9개국이 이미 우편투표를 실시하고 있고 부정방지 방법을 개발해 놨기 때문에, 우리가 안된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또 다른 투표방법상 제한을 둔 문제점으로 김 사무국장은 선원의 선상투표를 허용하지 않은 점을 거론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해외의 언론 플레이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그는 먼저 지적했다. “선원은 엄밀히 따지면 재외동포라고 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수가 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연일 이들에 대한 투표권 문제가 대서특필되고 있다. 240만 해외동포의 투표권에 대해서는 반쪽 투표권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그다지 크게 거론하지 않으면서, 선원의 투표권에 대해서는 연일 거론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선원들에게 배 위에서 투표하도록 하지 않고 항로를 바꿔 가까운 항구에 정박해서 투표할 수 있게 했는데, 선원들이 다수 거주하는 부산 영도구를 지역구로 하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팩시밀리를 이용한 선상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마치 재외국민 참정권이 선원을 위한 것처럼 돌아가고 있다. 심지어 재외동포들 중에는 ‘선원이 부럽다’고 말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240만 재외동포보다 만여명의 선원을 먼저 챙기는 듯한 분위기 때문에 이번 재외국민 참정권이 해외동포들의 선거권보다는 한국 정치인의 선거구 관리 등, 개인 잇속 챙기기에 휘둘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네번째로 지적된 점은 국회의원 지역구 투표에 영주권자가 배제된 사안. 즉, 주민등록이 있는 단기체류자들만 부재자투표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고, 영주권자는 아예 투표에서 제외된 것인데, 이는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점이라고 김 사무국장은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이 지적한 다섯번째 문제점은 국민투표 참여 배제건인데, 이에 대해 그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못박았다. 3대 참정권이 선거권, 피선거권과 함께 국민투표권인데, 이 권리를 한국에 거소신고하고 체류 중인 만여명의 재외국민에게만 허용하고 240만 재외국민 유권자는 배제했다는 점은 진정한 참정권의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민투표권을 배제한 참정권 통과는 말 그대로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의 무신경을 드러내주는 단면이다. 나 역시 재외국민 참정권 통과까지의 전 과정을 지켜봤는데, 국민투표권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안하고 지나갔다. 이건 정치인들이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생각하기 보다 표를 의식하고 어떻게 하면 한표라도 더 유리하게 얻어낼 수 있을까에만 신경이 팔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국민의 기본권을 정하는 문제에 있어 제대로 알고 임하는 게 아니라 헌재가 정한 것에 대해 뒤치다꺼리 하는 수준이었다고 본다.” 김 사무국장은 이번 개정된 재외국민 참정권으로 투표를 하게 된다면 유명무실한 상태가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거듭 천명했다. 따라서 재외국민 참정권연대 등은 이번 법을 무효화하고 개정된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새롭게 노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법안대로 투표한다면 참여율이 너무 미미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재외국민들은 이에 대해 수수방관하면 안된다. 우리는 선거법 재개정운동을 할 예정이다. 지난 2007년 헌재의 위헌결정을 이끌어냈던 정지석 변호사가 재일동포들의 의뢰를 받아 오는 3월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다. 헌법소원을 제기하면 1, 2년 내에 위헌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그러면 2012년 첫번째 선거 전에 재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 재개정이 이뤄지면 이번에 결정된 법은 자동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특히 이번 임시국회 중에 선상투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정치개혁특위를 다시 열기로 했는데, 이 때 선상투표 문제만 아니라 이런 다섯가지 문제점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본다.” 김 사무국장은 이 다섯가지 개정 외에도 추가로 재외국민 참정권에 포함시켜야 할 사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동포의 비례대표 투표권에 관한 것으로 해외 각지에서 대표자를 선출하는 사안을 말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직 한국 국내의 반발이 많은 상태라, 이미 거론된 다섯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우선 주력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참정권 재개정에 해외 동포들 목소리 높여야
특히 재외동포들이 한국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래서 이번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 함께 목소리를 합쳐 재개정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의견 수렴이 되지 못하는 점을 그는 염려했다.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은 벌써부터 당파를 조성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면서 참정권을 둘러싼 분열 조짐을 보이기까지 한다는 것. 그런데 이런 점에 대해 한국 정치인들은 도리어 “해외 동포들의 민주주의 훈련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비판하기까지 하고 있단다. 그러나 이는 해외 동포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인들의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하자는 게 김 사무국장의 입장이다. 해외 동포를 무시하는 발언을 할 게 아니라, 자신들이 정치적 타산을 앞세워 재외국민 참정권을 잘못 주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재외국민 참정권으로 새롭게 생기는 표가 어디로 튈지 두려워, 졸속으로, 또 무신경한 상태로 참정권을 만들었다. 실제로 이번에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야합이 있었다. 국회 정기 회기에 통과시키려고 막판에 민주당에서는 추가투표소 주장을 철회했고 한나라당은 지역구투표에 영주권자 포함을 포기하는 식으로 서로 주고 받으며 야합을 했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인 재외 동포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이해 타산에 맞춰진 참정권이 되고 만 것이다. 이를 재외 동포들이 정확히 알고 재개정을 위해 목소리를 합해야 한다.” 결국 김 사무국장에게는 이번 재외국민 참정권은 ‘제외(除外)’ 국민 참정권에 머문 수준이라는 것이다. 240만 재외국민을 껴안는 참정권이 아니라, 오히려 실제 주인공들을 배제시키며 한국 정치인의 입맛에 맞게 재단된 ‘문제아’의 탄생일 뿐이라는 것. 그래도 재외동포들의 참정권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 사무국장은 재외국민 참정권연대 관련 웹사이트(www.towarld21.com)를 통해 참정권 서명 운동에 참여하길 당부했다. 마치 ‘두루미에게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으라고 내놓은 것’과 같은 이번 재외국민 참정권 재개정을 위해 다시 한번 역량을 결집하자는 움직임을 이곳에서 읽고 동참해달라는 당부였다. 이준열 기자 editor@wnews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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