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삶의이야기

[스크랩] 수고비 줄테니 수고비 보다 두배나 비싼 부품을 꽁짜로 해달라구요?

또바기1957 2008. 11. 6. 10:12

오후 5시 거의 가까워질 무렵 동네에 사시며 어머님과는 오래전 부터

형님 아우님 하는 관계이신 아주머니 한분께서 동네 경로당에 볼일이 있어 가시던 중

댁에 사용중인 보일러 가동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며 

지난번 이야기 했던 그 걸 갈아야될 듯 싶다 하셨다.

 

방문앞에 놓여있던 연장 가방을 들고 부리나케 가 보았더니..

전체는 도시개스를 사용 하는데 뒤꼍 근처에 작은방 하나를 만들면서

설치업자와 재설치 임금 문제로 티격태격 하시다가..

 

오기로 도시개스 연결을 하지 않고 전에 사용하던 기름 보일러를 설치 하셨다는

참으로 씨잘때기 없는 대단한 오기의 소유자로 정평이 자자 하신 어르신 댁이다.

(어허 바로 이분께서 그 아주머니의...)

 

잘 되었었는데 난방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잠시 살펴 보았더니 순환펌프 모터의 몸통이 뜨거워지는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아마추어 코일 (정류자) 이 고착 된듯 싶다.

(이 부분은 지난번 아주머니의 설명을 들어 이미 알고는 있었다.)

 

네가티브 드라이버 (일자 드라이버입니다.) 를 사용 하여

정류자 꼭지를 강제로 돌려 보니 돌기는 하는데

굉장한 소음이 온집안에 울려퍼진다.

 

베어링이 마모가 되어 아마추어 코일을 회전 시키지 못하여

늘어 붙었다는걸 설명을 하고 그러므로 "순환펌프" 가 회전을 하여 임팰러로

난방수를 방으로 공급을 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난방이 되지 않는 것이다.

설명과 함께 모터를 교환 해야 한다고 일러 주었더니 하시는 말씀이..

 

"그렇다면 "베어링" 만 교환 하면 되겠구만 모타를 왜 갈어.."

 

맞는 말씀이시다.

베아링만 갈면 된다.

 

모터를 완전 분해 하여 아마추어 코일의 양쪽 "샤프트" 부분에 각각 하나씩 붙어 있는

원통형 베어링을 뽑아 낸 후 새걸로 다시 끼우면 되는데..

그냥 손가락으로 살짝 뽑아내면 이뿌고 간단하게 "쏙!" 빠지는 것이 아니라..

베어링 지그에 물린 후 상당한 힘 을 들여야 마지 못해 어거지로 탈거 될 수 있으며

만에 하나 샤프트에 흠집이라도 생길 경우 (맨땅에 헤딩 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그러자면 비용이 문제인데..

원 하신다면 세상을 뒤져서라 할지라도 이미 단종 (구형 모터이므로) 된

베어링을 구해다가 그나마 순정부품도 아니고 중고부품으로..왜? 단종 되었기 때문에..

교환을 해 드릴 수 도 있으며.. 그러자면 기술료가 새로 교환 하는 것보다 더 들어간다.

(이거 사실이냐구요? 거짓말 처럼 들리시지요..한번 시도 해 보시렵니까..)

 

그러하므로

새 모터로 교환 하는데 35,000 원이 소요 되는데..

베어링만 교환 하시겠다면 40,000 원 정도 예상 하셔야 합니다.

 

채 말씀을 맺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시더니 발 아래를 "무중력 상태" 로 만든 후

"바앙~방~!" 뛰시며 하시는 말씀이..

잘 아는 친구가 청계천에서 이런걸 취급 하는데..

 

간단하다고 했으며 언제든 가져오면 거져 수리해주겠다 하였으나..

그래도 한 동네 사는 사람이고 용체(용돈)라도 하라는 뜻으로 부른건데..

너무 하는거 아닌가 하는 말씀이셨다.

(완존 그지로 보셨구만~ 용돈이라고라고라~)

 

그렇다면 아마추어 코일을 빼 드릴테니 들고 가셔서 그 분께

교환을 해 오신다면 이 댁 아주머님께서 어머님과 친구 사이도 되시고 하니

인건비 받지 않고 거져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모터를 분해 하기 시작하였다.

 

케이싱에서 9mm 볼트 4개를 풀면 모터가 똑 떨어진다.

(이런 정도는 눈감고도 훤 합니다..20년 경력이올시다..띠엄띠엄 보시지 마십쇼..)

여섯 가닥의 배선을 과감하게 똑똑 잘라낸 후..

(배선 색깔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나중 결합때에도 "색맹" 만 아니라면

누구나 간편하게 체결 할 수 있습니다.)

 

아마추어 코일 상단에 붙어 있는 임팰러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풀어진다.

다음 몸체와 하부 케이싱을 붙들고 있는 긴 나사를 풀어내면

아마추어 코일이 달랑 빠져 나온다.

 

"자요 아저씨 이거 가지고 그 친구분께 가셔서 베어링 교환 해달라고 하십시오

친구분이신데 설마 돈이야 받겠습니까..베어링 빼고 넣기가 조금 어려워서 그렇지

대략 두어시간 붙들고 끙끙 거리시면 빠져 나올겁니다.

운 좋으면 한시간 반 정도면 가능 한디요..상태를 보니깐..서너시간 족히 걸리겠네요.."

(메에롱~!)

 

"그럼 다시 연락 주십시오.안녕히 계십시오.." (꾸빠닥!)

"엉? 아아~ 이사람아 이거 봐~ 이걸 어떻게 해 주고 가셔야지~"

 

"녜? 교환 해 오셔서 연락을 달라니깐요 그럼 꽁짜로 해드린다니깐요.."

"아나~ 이 사람 참!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엉? 자네 모친도 내 잘 알고~ 엉?"

(긍게 머요~ 꽁짜로 해돌라구요? 그럼 말씀이나 이쁘게 하셔야죠..안그라요~

그라고 모터값이 얼만데 제가 자선사업가도 아니구요...

하이구 그지 볼때기에 붙은 밥풀때기를 뜨더 잡수시겠다니 원~)

 

"아니 그러니까...내 수고비 정도는 줄테니..고쳐 줘~"

"그러니까요~ 수고비만 받고...전국을 샅샅이 뒤져서

제 돈으로 차비도 하고 부품도 사다가 고치라는 말씀이시죠?"

(아무리 이리 저리 꿰어 맞춰 보아도 거꾸로 된거 같은디..)

 

참 대단하신 분이라 익히 말만 들었었는데..

정말 대단을 훌쩍 넘는 "골때리는" 어르신이로구만..

쪼그리고 앉아있던 몸땡이를 일으키며 허리를 펴며

좌우로 목운동을 하였더니 두리번 거리며 뭔가 찾는걸로 보신모양이다.

 

"뭐 찾는데 뭐 필요한거 있으면 말하게 망치 줄까?"

"망치요? 망치는 뭐하시게요..뭐 부시려구요?"

(어이야~! 어이 어디갔니~~! 정말 어이가 없눼~)

 

그러던중 경로당에 가셨던 아주머니께서 들어오신다.

 

"안녕하세요.."

"어어~ 그래 오셨어~ 그래 어때? 모타 갈아야겠지?"

 

"녜 교환 해얄것 같은데요..그게 저어.."

"그럴거 같았어~ 지난번에 댁네 놀러 갔을때 물어봤었지? 그거야 이게"

 

"아녜~ 알죠.."

"언제 할건데..그럼 얼렁 갈지 뭐 모타는 있는가?"

 

"아뇨 없는디요 사와야 하는데.."

"그래 얼마나 들면 될까?"

 

"삼만오천원이면 전부 됩니다."

"그런가..그래 그럼 오늘은 늦었고 낼 와서 좀 해주시게 잉?"

 

하시며 만원 짜리 지폐 4장을 주신다.

급히 받아 (아자씨가 채 갈까바서..) 호주머니에 넣은 후

거스름돈을 꺼내는데..

 

"아이구 됐네 이사람아~! 음료수나 사 드시게~ 자네 기술 좋은건 내 잘 알고

야무지게 잘 좀 부탁하네~"

"아 녜 그렇게 하겠습니다."

(에헤라디야~~♬ 아뵤옷!)

 

그 때까지 아무 말씀 없으시던 아저씨께서..

 

"아니 그러니까 조금 적게 들고서.." ← 여기 까지 말씀을 하셨는데..

 

"아! 시끄러여~~! 뭘 안다고 따닥거리구 그래여~ 아 들어가엿~" ←이 한 말씀에..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신다.

 

앵!@@

아니 대체 이게 모야~

은근히 쫑따구가 나자나~

 

씩씩거리며 땀 닦다가.. 마빡에 발르고..

코잔등에 묻히고..

사방군데 기름 쳐 발르게 하시구선..

 

아니 그나저나 마나님껜 찍소리도 못하시는구만~~

거.들.먹.거.리.시.긴..췟!

 

[오늘의 교훈]

 

애효~ 쯔쯧!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이니라~

 

낼은 일찌감치 일 마무리 하고

우리 불쌍한 아자씨 "막걸리"나 한통 사드려야겠다.

출처 : 미황
글쓴이 : 또바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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