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NEWS](19)/˚♡ JTBC - 뉴스룸

동물사료에 이어 이번엔 분유와 과자까지…

또바기1957 2008. 9. 27. 01:51
동물사료에 이어 이번엔 분유와 과자까지…
‘멜라민 파동’으로 또 다시 도마에 오른 중국산 … 지역 한인마트 “해당 제품 이미 수거”
DATE 08-09-25 18:03

 

 

연일 한국 신문을 장식하는 머릿기사는 바로 중국발 ‘멜라민 파동’이다. 멜라민 성분이 함유된 분유가 발견됨으로 발단된 이번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미국 FDA에서도 최근 한인 식품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등 다양한 각도로 사태의 실마리를 조사하고 있기에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도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멜라민은 도대체 무엇인가? FDA에서는 2007년에 있었던 습식사료 파동시 “멜라민이 든 사료를 먹은 동물 체내에서 멜라민이 축적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은 신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동물 몸 속에 남아있는 양은 매우 적으며, 이것을 가공해 섭취한 인간에게는 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멜라민 파동은 인간이 직접 섭취하는 음식에 멜라민을 넣은 경우이기 때문에 동물을 통해 2차적으로 섭취한 경우보다는 멜라민 양이 매우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국제보건기구는 이와 관련해 멜라민에 대해 공식 입장표명을 한 적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멜라민은 주로 질소함량이 풍부한 흰 결정체의 모양으로 발견되는 유기물로, 주로 플라스틱, 접착제, 주방용 조리대, 접시류, 화이트보드, 화학비료에 사용된다. 그럼 왜 우유 혹은 분유에 멜라민을 첨가했나? 중국에서는 우유 부피를 증가시키기 위해 물과 우유를 섞는다. 이러면 우유에 포함된 단백질이 묽어지는데 회사에서는 단백질 농도를 보통 질소함량으로 검사하게 된다.  멜라민에는 질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여기에 멜라민을 섞으면 검사시 단백질 농도가 증가하며,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질소함량이 높은 변형된 우유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 및 일부 국가에서는 음식에 멜라민을 첨가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는다.

실제로 2007년 중국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출된 애완동물 사료에서 멜라민이 발견되었고 이 때문에 수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신장질환으로 죽은 기록이 있다.

 

멜라민 첨가 가공식품도 문제

 

현재는 수많은 분유 뿐만 아니라 프로즌 요거트와 캔커피에서도 멜라민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멜라민이 첨가된 음식물은 모두 멜라민 성분 자체로 만들어졌다기 보다 멜라민 성분이 들어간 우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직까지 멜라민이 인간에게 어떤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동물연구에서는 건강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특히 멜라민이 첨가된 화학물에 보통 존재하는 시아누르산(cyanuric acid)과 결합하여 신장에 결석을 일으킨다.

다시 말해, 멜라민으로 이루어진 작은 결정체들이 신장에 존재하는 소변이 지나가는 작은 관을 막게 되고 이것이 소변의 생성을 막아 신장기능이 악화되며 심한 경우 사망하게 된다는 것. 동물실험에서 멜라민은 암유발 효과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멜라민에 중독되면 우선 불안감을 보일 수 있으며, 소변에서 피가 보이고, 소변이 거의 안 나올 수도 있다. 또한 신장염의 증세가 있을 수 있고 고혈압도 생긴다.

따라서 정상 성인의 경우 초기에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유가 주식인 유아에게는 치명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에 문제라는 것이다.

신장질환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받을 수 있는데, 주로 수액제 치료를 포함해 소변을 알칼리화시켜야 하며, 인슐린 투여와 바이카보네이트 등을 투여한다. 심한 경우 혈압을 낮춰야 하고, 복막투석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신장결석 수술을 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멜라민 성분의 섭취를 막는 것이 최상이라는 결론이 지배적이다.

 

한인 식품점은 안전한가

 

특정 제품에서 이미 멜라민 성분이 검출되면서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식품 제조회사나 식품점 등이 중점 점검대상으로 지명된 가운데 보건 당국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관련기사에 따르면 이번에 멜라민이 나온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의 경우 멜라민이 무려 137ppm이나 검출돼 놀라움을 더했다고 전해진다.

FDA에서도 이와 관련해 이미 중국 식품점이나 관련제품 취급점인 아시안 식품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캐롤턴 H 마트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H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에 FDA에서 조사가 나왔다. 물론 회사측에서 이미 해당 제품을 수거한 상태라 별 문제는 없었지만 향후 사태가 어찌될 지 모르기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했다.

한편, 플레이노에 위치한 아시안 월드 마켓은 의외로 반응이 무덤덤했다. 마켓 입구나 매장에 아무런 안내문이 없는 등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에 대해 알렌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가끔 야채를 구입하러 오는데 지난번 토마토 사건 때에도 별 반응이 없더니 이번에도 이런 엄청난 사태에 늑장대처를 하는 것 같아 이해할 수가 없다”며 향후 이 식품점 이용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겠다고 전했다.

FDA는 지난 23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간발표를 한 적이 있는데, 현재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유제품에는 아직까지 멜라민이 함유된 제품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우유 및 관련 가공제품에서는 멜라민 성분이 발견돼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전면 판매 금지조치를 발표했다. 만일 이를 위반할 때에는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내용도 밝혔다. 그리고 이미 미국 내 1,000여개 아시안 소매상에서 관련제품을 회수했다고도 덧붙였다.

달라스 한인들도 “다른 제품도 아니고 유아와 아이들을 상대로 벌인 이 같은 사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의심이 간다”고 말하는 한인도 있었다.

‘짝퉁천국’으로 불리는 중국이 이번 멜라민 파동으로 또 한번 ‘불신’의 벽을 쌓고 말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이승인 기자 wsky@w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