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율 ‘휘청’… 달라스 한인들 ‘희비교차’
유학생·주재원 ‘울고’, 미국 내 무역업자들 ‘웃는다’
DATE 08-09-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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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던 환율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지난 3일(수) 1,148원을 기록하던 환율은 4일(목) 현재 20원 정도 하락한 1,129원으로 마감했다.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지만 언제 다시 환율이 상승할 지 아무도 모르기에 한국 정부 당국이나 경제인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 한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달라스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어떠한가? 환율상승이 피부에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기에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곤 별다른 반응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환율상승은 장기적으로 수입물가가 비싸지면서 인플레가 발생할 수 있고 유학생들은 송금문제로 조만간 어려움에 직면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파견나온 기업체들은 한국으로부터 예산을 책정받기에 이만저만 불안한 것이 아니다. 특히 한인 유학생과 주재원이 많은 달라스에 이들의 고민은 곧 달라스 한인들의 고민이 될 수도 있기에 한국의 환율변동 문제는 더 이상 강 건너 불 구경할 문제가 아니다. 최근의 환율변동에 한인들은 어떻게 반응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환율상승에 불안한 사람들
주로 한국으로부터 달러를 공급받는 사람들은 환율상승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학생 및 주재원, 그리고, 소위 ‘기러기 부부들’이 주인공.
플래이노에 거주하는 한인 유학생 김 씨는 “다음 학기에 전학을 하려는데, 그렇게 하려면 은행잔고가 필요하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금액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지금보다 25 퍼센트 이상 더 준비해야 하지만, 한국에 말하기가 민망하다”며 환율상승에 따른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새로 미국으로 유학을 오려는 예비 유학생들에게도 환율은 새로운 복병이다. 유학을 위해 잠시 미국을 방문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함(남, 26세) 씨는 “모든 준비가 끝났고 이제 서류만 준비해서 오면 되는데, 문제가 생겼다. 다름 아닌 환율이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2만달러 잔고증명을 하려면 추가로 400여만원이 있어야 하니 쉽지 않은 문제다. 부모님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어찌해야 할 지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한 번 고려해야겠다”고 고민했다. 달라스에 거주하는 주재원들에도 환율상승은 당장 피부에 와닿는 문제라고 한다. 최근 환율상승에 따른 문제점에 관해 달라스 무역관의 박상협 관장은 “환율상승이라 함은 원화절하를 의미하는데 우선적으로 한국의 수출업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수익을 남길 수 있어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수입업자들의 입장에선 환율상승에 따른 원자재 구입시 가격상승의 요인을 가져온다. 과거에는 바이어들에 의해 가격절충안이 나오기 까지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아직까지 바이어들의 뚜렷한 변화는 없다”며 전반적인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박 관장은 “최근에 한국에 나돌고 있는 9월 위기설은 아마도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경각심의 차원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한국에서 원화를 송금받고 있는 무역관의 입장에서는 긴축된 예산에 따라 운영을 해야 하기에 예산이 축소되어 실질적인 업무에 애로점이 많다”며 불안한 심정을 표명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최근의 환율변동은 비단 한국에만 영향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세계경제 침체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상대적인 원화 평가절하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최근의 환율변동은 영구적이 아닌 일시적 현상으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과거에는 수출업자들에게 있어서 900원이 ‘손익분기환율’이었지만 최근에는 1,080원을 손익분기환율로 보기도 한다. 물론 환율이 1,100원을 넘기기 시작하니까 다소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정치적으로 볼 때 환율의 변화는 단순한 상승보다는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달러의 요구가 많아지면 투자가 줄어들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투자를 전망하고 있긴 하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한편, 환율상승의 긍정적 효과에 관해 박 관장은 “물론 한국으로부터 제품을 수입하는 한인 동포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구매력의 증가를 가져오고 투자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며 달라스 한인 동포들에게는 유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환율상승에 미소짓는 사람들
환율상승은 일단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업자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환율상승으로 원화는 평가절하 되지만 상대적으로 달러화는 평가절상 되기 때문에 한국과 무역을 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수입자재를 구입할 때 평소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가져올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원자재의 가격이 100만원일 경우 예전에는 1,000달러를 지급했다면 현재는 그 보다 적은 금액인 900달러 정도만 지급해도 100달러 정도를 절약하게 된다. 그리고 다량으로 물건을 구입하게 되며 좀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가 있다. 달라스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서 씨의 경우 “업종 특성상 대부분의 물건이 한국에서 온다. 최근 한국의 환율상승은 고국에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곳에서 한국과 무역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기존의 수입원자재 구입 금액에서 15 퍼센트 이상을 절약할 수 있어서 현금유통도 훨씬 낫고, 가뜩이나 침체되었던 경기에 다소 보탬이 되고 있다”며 환율상승으로 인해 조금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에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송금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렌에 거주하고 있는 김 씨의 경우 “한국에 부모님이 계신다.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용돈을 보내고 있는데 환율상승으로 달러화가 조금 상승한 것 같다. 기존과 똑같이 보내도 한국에서 좀 더 낫다고 하니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될 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한국으로의 송금에서 다소 이익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환율상승은 비록 원화가치는 떨어졌지만 달러화의 가치는 좋은 편이라 추석을 맞아 한국으로 송금을 하는 한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 더군다나 대부분의 한인은행에서는 추석을 맞아 한인들을 상대로 무료 송금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서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추석, 한국으로 무료 송금 “지금이 최적기”
한인은행별 무료 송금서비스를 정리하자면 윌셔은행의 경우 지난 2일(화)부터 13일(토)까지 12일간 실시하고, 중앙은행 역시 지난 2일(화)부터 15일(월)까지 2주간 실시한다. 이번 행사기간에는 중앙은행의 경우 개인구좌를 갖고 있는 고객이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윌셔은행의 경우 윌셔은행 고객은 물론 구좌가 없는 사람들도 무료 송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윌셔은행 어카운트가 없는 사람의 경우 최대 1,000달러까지만 보낼 수 있으며, 윌셔은행 고객은 최대 3,000달러까지 한국이나 중국으로 무료 송금이 가능하다. 송금할 돈은 전액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지만, 윌셔은행 어카운트 소지자는 현금과 윌셔은행 수표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아메리칸 제일은행에서도 무료 송금서비스를 실시하는데 부사장인 Sun Kim 씨는 “추석을 맞아 한국으로 송금을 하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우리 은행 해리하인즈 지점에서는 개인구좌를 소지한 고객에 한해 오는 15일(월)까지 무료 송금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액은 제한이 없다”며 무료 송금서비스에 관해 전했다. 결론적으로, 환율상승은 달라스 한인들에게는 당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에 유학생 자녀나 가족, 그리고 무역을 하는 수출업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잠시 주춤했다고 하더라도 언제 또 다시 환율이 상승하여 예기치 못한 대란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또 언제 변할지 모르는 환율 ‘신중해야’
따라서 한국에 있는 가족의 경우 유학을 간 자녀에게 송금을 해야 한다면 일단 필요한 돈만 송금하고 환율 급등세가 안정을 보인 뒤 나머지 돈을 송금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결제한지 3~4일 정도 지난 시점의 환율이 적용되는 카드를 쓰기보다는 현금을 쓰는 편이 낫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달러가 강세라고 한국과의 무역에서 마구잡이로 물건을 구입할 것이 아니고 상황을 지켜봐가면서 해야 할 것이다. 당장의 이익을 얻고자 마구잡이로 물건을 구입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한국에 손해가 갈 것이고, 결국 국가 경쟁력을 잃게 되면 아무리 해외에서 사업을 훌륭하게 운영한다고 해도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한국인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정신을 발휘해서 한국에 제2의 금융대란이 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게 한국의 환율변화를 대하는 달라스 한인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이승인 기자 wsky@wnews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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