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삶의이야기

내 사랑 숙이 [일편]

또바기1957 2008. 8. 24. 15:47

지금으로 부터 약 44 년 전 초등학교 2학년 다닐때던가..
같은반에 숙이라는 가시내가 있었다.
이름 만큼 얼굴이 참 예쁜 가시내로 기억된다.

숙이는 반장이었고...
나는 부반장이었다.

(구라 아님!) 

숙이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해서
급장(반장)이 되었고...

나역시..
얼굴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해서
부급장(부반장)이 되었다.......................고 말 하고는 싶지만..

숙이가 반장됐길래..
부반장이 꼭 하고싶어서라기 보담도

숙이의 "따까리"(꼬봉 이라고도 함) 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생님께..

나 : 선생님! 저 부반장 시켜줘요!!!
선생님: 황토야~ 부반장은 공부도 잘하고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람이 해야지~~

라고 자상하게 말씀 하시며 단호히 거절 하셨다.
나는 기가 차서 매우 흥분 하고 격앙된 상태로..

나 : 아니 그렇다면! 저는 공부도 못하고 책임감도 없고 안성실하단 말씀이시오이까?
라고 초등학생치곤 아주 "논리정연" 하게 말을......................... 안하고..

그냥...

나 : 시켜줘요! 부반장 시켜줘요! 잉잉~!

(나 숙이 "따까리" 하고 시포~)
라며 존냐리 띵깡을 부렸다.

선생님 : 음.... 그렇게 떼쓰면 안되요~
             황토는 분단장(줄반장) 시켜줄께요...

나는
암만 떼를 써도 안될 것 같음을 직감하고
분단장으로 만족했다................. 면 깔끔했을텐데..

나 : 우띠~! 부반장 안시켜주면 학교 안다닐꺼야...
      라며 "개 주접" 을 떨었다.

선생님께서는 난처하신듯 나를 보며 말씀 하셨다.

선생님 : 아니 이론 시댕일 보았나 니가 시방 디질라고 환장혓냐?
            (농담이고~)

선생님 : 그렇게 떼쓰면 못써요!
             학교는 그런일로 안나오면 안되요!
             자~ 부반장은 결과대로 미황이가 해요~  박수!

나 : (뻘쭘~!) 곧이어 "빼에에에에~~! 잉잉! 학교 안다닐꺼야! 앙앙~
      울며 징징대는 나를 선생님께서는 입을 막아 뒤로 확 잡아 당기며

      무섭게 노려보셨다.

      (부릅! 너 디지구잡냐?)

선생님께서도............사람이다.
얼굴가득 짜증과 노여움이 만땅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내 말을 쌩 까시며..

"설마 요놈이 진짜 학교에 안오겠어" 라 생각하시고

그냥 이 사태를 "주딩이를 막아 확 끌어 당겨 갈굼" 으로써 마무리 짓고져 하셨으나..
나를 너무 우습게 보신거였다.

(난 이틀동안 학교에 안가고
놀이터에서 뺑뺑이 타고 놀았다.)

3일째 되는날 엄마손에 끌려 학교에 가자
선생님께서 엄마를 보고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선생님 : 하하 안녕하세요 황토 어머니...
엄마 : 네~ 안녕하세요... 이놈이 글쎄
         부반장 안시켜주면 학교에 안간다네요.

선생님 : 하하 나원 차암!
나 : 안시켜주면 또 안올꺼야!!

      (슬슬 "뺑뺑이나 타러가야쥐~)

엄마 : 어쪄죠?
선생님 : 시켜야죠 뭐..

엄마 : 죄...죄송합니다.
선생님 : 애가..참!; 긍지가 강하네요..
             뭐를 해도 크게 되겠어요..

엄마: 하핫....네..쩝! 긍.지..
엄마는...땀을 참 많이 흘리셨고 난 그렇게 부반장이 됐다.

(모? 뜰부요?)

그래서 같은 동네에 살던 숙이와 나는 반장과 부반장이 되자...

반 아이들보다 종종 늦게끝나곤 해서..
둘이 집에 같이 가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노리던 대로 됐다 (흐뭇!)

그런 우릴 보며 반 아이들은

반아이들 : 얼래리 껄래리~ 우헤헤헤 연애한데요!!! 연애한데요!!
                라며 놀려댔고..

숙이는 부끄러운듯 아니라고 발뺌했고..

나는...
"어허~! 나이도 어린노무 스끼덜이 어디서 함부로...

안 떠든사람 이름적는다!!! 에헴!!" 했다.

애들은 나으 치부책에 오르지 않기 위해 더욱 떠들었으며

난 하얀색 백묵을 들고 어깨를 으쓱했다.
(난 너무 빨리 권력의 맛을 알아버렸다)

그렇게 순탄한 연애전선을 달리고 있을때
생각지도 못한데서 일이 터졌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응가가 쪼꼼 마려웠다.
난 당시 유달리 학교 화장실을 싫어했다.

내가 다녔던 전남 광주에 있던 수창 초등학교는
야외에 푸세식 남녀공용 화장실이 있었는데... 

응가가 마려워서...
그곳 1사로 (몇 사로였는지 까지 선명하게 기억 하고 있다) 에서

응가를 누려고 엉덩이를 까고 학문에 힘을 주는데 황당하게..

"뿌오오오오~~옹!" (항구에 배 뜨는 소리) 와 함께
오줌만 나오는거였다.

(웃긴 몰 웃는게요..댁들은 그런적 없단 말씀이오이까?)

때마침 우리반 칠뜨기가..
화장실문을 확 열어제꼈고 내 시선 전방엔
대여섯명의 혼성 초등학생이 들어오던 중이었다.

으음~!
쪽팔려서 얼굴을 푹 숙인체 문을 연 칠뜨기 한테 외쳤다.

"제발 닫아줘 이 시댕아~!"

문 연 칠뜨기는 나의 애절한 외침을 쌩까고..

"황토 이노마 이거 여자다! 앉아서 오줌싼다! 쿠헤헤헤~" 라는

지랄 같은 멘트를 날리며 쳐 웃고 있었고 곁에 있던

대여섯명의 남녀혼성 초등학생도 지랄맞게도 크게 따라웃었으며..

(닝기리띠벨~!)

나는 얼굴을 푹 숙이고 왼손으로 고추만 겨우 가린채
활짝 열려진 문을 닿지 않는 짧은팔로 닫아보려 허우적
거릴 뿐이었다.

그때부터
"황토는 앉아서 오줌싸는 여자다" 라는
별 지기미 엿 같은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하리수형" 보다 40 여년은 빨리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케이슨지도 모르겠다.
(시불! 존냐리 아픈 기억이었다.)

이런 연유로 유달리 학교 화장실을 싫어했던 나는
조금만 참고 집에가서 편하게 누기로 결심하고..
종종 걸음으로 집에 가기 시작했다.

똥꼬에 힘을 주고 졸라리 빨리 가고 있는데..

"황토야~~~~~~~~~~~!"

뒤에서 누군가 불렀다.
아~!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안다..
(그래.당신 생각 맞다.)

숙이었다.
허걱! 하필이면 이럴때..
나는 못들은척 더 졸라 빨리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