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한인타운의 화두 "어제 올림픽 봤어?"
DATE 08-08-14 17:46
지난 8일(금) 개막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한국 선수 ‘선전’ 소식은 쉽지 않은 이민생활로 지쳐있는 미주한인들에게 신선한 활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밤 잠을 설치는 것은 기본이고 올림픽 소식에 희로애락이 교차되며 한인타운은 온통 ‘올림픽’ 얘기로 떠들썩하다. 뜨거운 열기만큼 올림픽을 관전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 올림픽을 즐기는 방법을 네가지 유형으로 나눠 취재해보았다.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 - 밤샘파
포트워스에 거주하는 이 씨(남, 47세). 그는 직장에서 퇴근한 후 샤워하기가 무섭게 소파 위 리모컨을 움켜쥐고 채널 5를 누른다. 실시간으로 올림픽 중계를 하는 NBC 방송을 보기 위해서다. 이렇게 이어지는 관전은 어느새 자정을 넘겨 이른 새벽으로 치닫는다.
“잠 자는 시간도 아깝다.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선수들이 메달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어떻게 편안하게 잠이 올 수가 있는가”라고 말하는 그의 저녁시간은 온통 올림픽으로 채워져 있다. 그렇다면 미국선수들 위주로 방영되는 텔레비전 방송만으로 어떻게 한국선수들의 경기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해답은 인터넷에 있다. 이씨는 “NBC 방송국에서는 24시간 인터넷으로 올림픽 경기 생방송을 보여준다. http://www.nbcolympics.com/?forcereload=true에 방문해서 일정한 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모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시간이 문제이지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정보를 제공했다. 이렇게 인터넷으로 자정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소파 위에서 잠들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마디로 밤샘파다. 첨단기술로 관전한다 - 첨단기술파
올림픽 관전은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젊은 층으로 갈수록 그 방법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화면이 큰 텔레비전에서는 미국선수들의 경기만 가득하고 간혹 한국선수가 미국선수와 경쟁을 하는 덕(?)에 중계를 볼 수 있어도 온통 미국선수에 대한 소개만 있을 뿐 한국선수에 대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다. 정겨운 한국말로 선수에 대한 소개도 듣고 나와 같은 편이 되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인지상정.
이런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첨단 기술파다. 플래이노에 거주하는 김 씨(남, 37세)씨가 바로 그런 류다. “요즘 인터넷 및 디지털 기술이 얼마나 좋은데요. 전 컴퓨터와 TV를 연결합니다. 한국어로 실시간 중계를 들으면서 볼 수 있어서 좋고 TV 중계 방송과는 달리 메달집계, 다른 경기 정보, 문자 정보 등. 다양한 내용을 한 눈에 볼 수가 있죠. 또 컴퓨터 모니터의 작은 화면이 아니라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구요”라고 말한다. 눈물이 주르륵 - 가슴 뭉클 감동파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는 남녀노소를 구별치 않는다. 평소에 스포츠라면 고개를 좌우로 흔들던 주부들까지 가세했다.
알렌에 거주하는 박 씨(여, 37세)는 최근 박태환 선수의 400 미터 수영 결승경기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고백했다. 박 씨는 “인터넷 사이트인 유투브(www.youtube.com)를 통해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았다. 보는 내내 소름이 끼치더니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 감동을 넘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며 한국이 수영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에 흥분해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플래이노에 거주하는 김 씨(여, 35세)는 “최민호 선수의 유도 경기를 딸과 함께 시청했다. 줄곧 한 판으로 이기는 그의 모습이 한국인으로서 너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예선 경기 내내 다부진 모습을 보였던 그가 금메달을 딴 후에는 계속 울먹이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비록 조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올림픽을 통해 새삼 ‘한국인’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결과만 보면 된다 - 실속파
한편, 다소 미온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사우스 달라스에 거주하는 이 씨(35)는 “결과만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일하는데도 지장이 생길텐데 굳이 왜 밤을 새우면 보는지 잘 모르겠다. 어차피 아침이 되면 결과가 나오고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올림픽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으니 오히려 현명한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
플래이노에 거주하는 스티브 씨(남, 38세)의 경우는 보다 강경하다. 그는 “예선부터 모든 경기를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차피 올림픽은 메달경쟁이다. 메달경쟁을 다투는 결승전은 놓치고 싶지 않지만 예선부터 시작해서 모든 경기를 챙겨보는 건 시간낭비라고 본다. 올림픽을 보고 안보고를 놓고 애국심 운운하는 것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올림픽을 보는 것과 애국심의 유무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내 삶의 리듬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선에서 올림픽을 즐기는 실속파라 할 수 있다. 모양과 방식, 생각과 태도는 달라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이 그동안 피땀흘려 노력했던 대가로 좋은 성적으로 맺길 바라는 달라스 한인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한국은 올림픽 시작 일주일이 지난 지금, 초반부터 승전보를 터트리며 종합성적 3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에 ‘KOREA’의 위용을 떨치고 있는 한국 전사들의 승전보가 계속적으로 터져 나오길 한다. 이승인 기자 wsky@wnews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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