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 오르던 <소고기 민란>이 갑자기 식어버렸다.
천주교 사제단의 등장은 촛불 집회의 방향을 결정적으로 틀어버렸다.
결과적으로는 평화 시위라는 전환점을 가져 왔으나
<민란>이 단순히 <민란>으로 끝나 버릴 수 있는 예기치 않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사제단의 촛불은 시위에 몰입되어 있던 촛불들에게
두 가지를 질문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하나는 왜 우리가 촛불을 들었는가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금 할 일이 무엇인가하는 것이었다.
소고기 일차 협상을 무력화하고 추가협상까지는
<소고기 안전성>에 관한 이슈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광우병 걸린 소의 뇌처럼 구멍 숭숭 뚫린
<추가협상>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아쉬웠다.
잠시 <소고기 안전성>에 대해 등안시했다.
마치 부업에 눈이 멀어 본업을 멀리 하는 꼴이 되었다.
2mb의 지지율은 10~20%를 오갔지만,
하야에는 60%의 국민이 반대했다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진보 진영들은 하야까지를 원했겠지만,
자유주의자들은 하야 뒤에 올 혼란을 두려워했다고 읽어야 했다.
국민들은 합법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대통령을 몰아 내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나 촛불 시위대는 분위기에 취해 냉정을 잃었다. 너무 나가버렸다.
사제단이 촛불 시위대에게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주웠다.
좀 더 세심하게 둘러 보고 좀 더 깊이있게 우리 자신을 꿰뚫어 봐야 했다.
명박산성을 넘더라도 첩첩이 놓인 <그 길>을 걸어갈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소고기 민란> 2라운드는 촛불 시위대의 후퇴로 끝났다.
7월 5일 촛불 시위를 끝으로 2라운드는 끝났다. 이제브터 3라운드 시작이다.
3라운드는 다시 <소고기의 안전성>으로 돌아 가야 한다.
이미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소고기의 위험성>을 드러내고 이를 고발하고 공유해야 한다.
다시 web의 자리로 빨리 돌아 가야 한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고기 안전성>의 <제도적 허술함>을 적나라하게 고발해야 한다.
일반 음식점에서 대형할인마트까지, 유통되는 모든 소고기의 안전성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학교나 군대, 경찰, 병원 등등 집단 급식소의 소고기 사용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청와대나 총리가 아무리 소고기를 매일 먹는다고 해도
우리의 아이와 청년들의 미래를 광우병에 저당 잡힐 수는 없다.
조금 귀찮고 힘들어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조중동의 본사 내 식단에 미국산 소고기를 쓰는지 아니면 호주산을 쓰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건 감정 차원의 딴지가 아니다.
표리부동한 그들의 속성을 늘 대중에게 보여줘야 이 싸움은 승산이 있다.
서울의 촛불 집회는 시민 단체들이 돌아 가면서 주최하는 형식으로라도 살려 두는 것이 좋다.
아직 우리 식탁에 오를 <소고기의 안전성>은 확보되지 않았으니까.
web에서 격일제라도 시행할 수 있는 단체를 모집해도 좋을 것 같다.
촛불은 그 자체로 시민 정신의 상징이니까.
촛불의 성과에 대해 논리적인 글이 많이 나온다. 좋은 현상이다.
다음을 위해서도 미리 미리 살펴 놔야 한다.
우리편 뿐만 아니라 다른편 글도 봐야 한다.
우리가 놓친 그 무엇인가를 위해서라도.
그러나 이런 글들이 마치 촛불 시위의 끝마무리를 위한 글로 비춰져서는 안될 것 같다.
청와대 비서진과 일부 장관을 날렸지만,
그건 성과라기 보다는 청와대의 내부 정리용일 뿐이다.
아직 청와대는 처음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조중동이 벌컥 화내는 <개각 소동> 뒤에는
<또 지그들끼리 다 해 먹었다>는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경제팀의 유임은 2mb의 종말을 알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여기는 경제칼럼도 있다.
2mb는 확실히 모든 사람들로부터 불평과 불만을 사고 있다.
또한 대운하와 수도 민영화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해산했던 대운하 TF 팀이 다시 규합하고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나도는 실정이다.
계속 추락하던 대운하 관련주가 계속 꿈틀거리고 있다.
대운하 관련 지역 땅값도 대운하 취소 발표 이전으로 다시 올랐다.
계속 치솟는 물가, 불안하게 우왕좌왕하는 한국 경제관료들,
덩달아 요동치는 환율, 어디까지 오를지 아무도 모르는 석유값,
계속 늘어나는 무역적자폭...
서민과 비정규직들의 혹독한 겨울이 오고 있다.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문제는 이거다. 아무도 2mb가 이 겨울을 비켜갈 수 있게 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것과 그게 거의 사실이라는 점이다.
어쨌든 <소고기 민란> 3 라운드 종은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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