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삶의이야기

[스크랩] 그년두개년!!

또바기1957 2008. 6. 20. 19:07
울 뒷 건물 3층에 사시는 어머님의 친구 되시는 할머님께서 얼마전
미국에 살고있는 손녀 부부가 초청을 하여 미국엘 다녀오셨다.

다녀 오신 후 시간차 때문에 며칠 고생 하시다 지난주중에
양손에 선물을 바리 바리 싸들고..비스켓,사탕,과자 기타 등등..
(어렸을적 파월잠병에게 보내던 위문품 생각이 나더라.)
어머님께 다녀오신 자랑 하려고 들리신 모양이다.

한참 동안 동네가 떠나갈듯...웃음 소리가 창문 너머로 들려옵디다.
(원래 두분 만나시면 도때기 시장댐미다.)

모 처럼 어머님 친구분 만나셔서 밝은 웃음 소리도 들려오고
괜시리 저 역시 기분이 좋은것 같았습니다.

잠시 웃음 소리가 멈추는가 싶더니 안방 문이 열리며 누군가를 찾는듯 합니다.
때 마침 형님께서 퇴근 하시고 귀가 하여 현관문 안으로 들어 오시던 중입니다.

"저 왔습니다. 어이구 안녕 하셨어요..어르신"
"어이~ 오셨능가~ 식구덜 맥이 살리니라고 고생 많네~"

두런 두런 말씀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후 형님께서 제 방문을 노크 하십니다.

"안에 있냐.."
"어어~ 왜? 몬 일?"

"오늘 어머니 누구랑 쌈 하셨데?"
"아니 싸우는 소리 못들었는디..왜?"

"아니 뭔 노인네들이 험한 말씀들을 하시나 해서.."
"글세..누구랑 다투신적 없는디.."

형님 께서 현관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두분이서 뭔지 상스런 말씀들을 나누고 계시더라는 겁니다.
그리곤 어머님께서 대뜸 그러시더랍니다.

"아범아~! 너 그년인가 개년인가 아냐?"

순간 형님 생각에 누군가와 다투셨으며 년 이라 칭하는걸 보아하니
누군가 어르신들께 무척 사가지 없는 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 하여
역성 드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아니 어뜬뇬들이 감히 울 어르신들 헌티..사가지 없이.."

하시면서 저에게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 건너 오신겁니다.

형님께서 다시 건너 가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님께서 절 호출 하십니다.

"부르셨어요?"
"오냐~ 막둥아~! 너 이거 들어봤냐?"
(요즘도 이렇게 부르십니다.사람들 계실땐 이러지 말라 구래짜나여~)

"뭔데요?"
"아! 이 노친네가 미국에 모시냐..모라고?"
하시며 뒷집 할머님 얼굴을 빠안히 쳐다 보십니다.

"응 거시기 모시냐..애리꼬타를 타고 귀경 하는 곳이여~"
"몰 타신다구요..?" (애리꼬타가 모시다냐..)

"거기가 긍게 모시냐믄 그년두개년이락 헌디 말이시.."
"그년도개년 이라구롸~ "

하여간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가릴것 없이 젊은 것들이 문제랑게..
(그나 저나 어떤뇬이 노인네 쫑따구 나게 했다냐~)

"아니 거 아적지 미국 한번도 안가봤능가~?"
(아띠! 쩍팔려~ 일본은 가밨는디..쩝!)

"거 머시냐 우리 동네처럼 채석장 가치롱 생기고 돌맹이 많고..그년도개년을 모르네 잉~!"
" 아아아아~~!! 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년도개년이요? 키키키키키~~"
(아! 나 정말 미치그따~ 그년두개년~ 애리꼬타~)

미국 아리조나주 북부에 있는 바위산 세계 7대 불가사리 (아! 불가사의 군요..)
"그랜드캐넌 국립 공원 (Grand Canyon National Park)" ←(햐! 어두워지니깐 영어 쩜 대눼~)

이곳을 관람 하려면 핼리콥터를 타야 관람이 가능 하다고 합니다.

순수 우리나라 할머님(86세 되신) 발음으로 이 두 단어를 공부 하도록 해보겠습니다.
다 함께 따라 해보시기 바랍니다.(아아 적을 필욘 없습니다.)

애리꼬타 = 핼리콥터
그년두개년 = 그랜드캐넌

그년두개년..키키키키...우낀당~!!
(뱃가죽 경련 일으켜서 죽는줄 알았음)

출처 : 또바기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
글쓴이 : 玟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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