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낚시이야기

[스크랩] [釣行記] 물가에서 (어느해 가을)

또바기1957 2008. 6. 18. 18:42
천하의 고독함에 온몸이 마비되는 "천고마비의 계절" 과 함께
낙엽 지는 가을이 오니 메가톤급 외로움이 텍사스의 소 떼 처럼 밀려오며..

악착같이 한방울 이라도 더 빨아 보겠다는 일념인지 아니면
모기향을 지참 하지못한 띨띨한 어느 조사(釣私)의 사정을 간파 한것인지
철 지난 모기와 깔따구 들이 합심하여 밀려든다.
(물어도 꼭 손가락을 물고 지롤이여~ )

제방 옆 바위옆에 가방을 세우고 낚싯대 하나를 뽑아 (가장 만만한 2.2칸)
물위로 던져본다.(애게~ 겨우 2.2칸?...댁들도 나이 먹어바~ 쩝!)

미리 매어 두었던 찌 가 수면 아래로 잠수한다.
"제법 깊군.." 중얼거리며 대 를 세운다.
소리없이 대 가 휘어진다.

"잉!"

수심 측정을 하기 위해 미끼도 달지 않은체 던져넣은 낚싯대 끝의 바늘이
주말 임에도 한산하다 못해 쓸쓸함 마져 들게하는 텅빈 저수지를 걸어 버리고
곧이어 내 입을 통하여 전문용어가 튀어 나간다.
"에이~ XX" ←(17 과 19 사이)

어두컴컴한 물가에 앉아 랜턴 불빛에 의지 한 채 뜯겨나간 채비를 풀어내고
새로운 채비로 거의 삼십여분 가까이 꼼지락 거린다.(모기들에게 손가락 뜯겨 가면서)

찌 를 꼽은 후 조금전 밑걸림이 있었던 곳에서 조금 우측을 겨냥하여
던지려는데...

"저어~ 아자씨!그 근처 바닥에 반생이 천지거든요.."
"뭐요? 반생이가 모다요~"

나무와 나무를 묶는 철사줄 이라고 한다.
누군가 고기가 나오지 않는다 하여 철사 뭉치를 던져 넣고 "요땅" 놨덴다.
(어떤늠인지 참 골때리는 놈이로구만~ 미친넘)

자리는 참 평평하고 좋았는데..할 수 없지..
좌측편으로 약 3 ~ 4 미터 떨어져 자리한다.
받침대를 다시 꼽고 찌맞춤을 한 후 바늘에 지렁이를 끼운 후 전방에 투척 한다.

떡밥 그릇을 꺼낸 후 얼마전 붕어세상 에서 "이거 한번 사용 해보세요" 하면서 거져 얻었던
새우가루가 첨부된 글루텐 이라나 모라나 마치 딸기향 글루텐과 흡사한 제품을 물과함께
반죽한다.

연이은 피래미들의 공격에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할 무렵
소프라노와 바리톤의 음성이 들리는가 싶더니..

"저 아저씨 여기 앉아도 될까요?"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빈티 나지도 않는
그저 평범한 여인네 하나가 말 을 건넨다.
"녜? 아..뭐 그렇게 하셔두되요..근데 거기 밑걸림이 있던데요~"

여인 둘 과 사내 하나가 그곳에 자리를 깐다.
아마 낚시완 무관한 사람들인것 같아 보인다.

얼핏 보기에 처음 나에게 말 을 걸었던 여자와 사내는
부부 사이 인듯 보여지며 또 다른 여자는 그들과 친구인듯 하다.

"자기야 우리도 낚시 해서 고기 잡자 엉!"
"낚시는 무슨 낚싯대나 있냐?"

"어머 저거 피래미 라면에 넣고 끓이면 듀금인데~"
"자기야 우리도 낚시하자 으응~"

"낚시는 아무나 하냐~ 낚싯대도 없고~ 해봤어야 하지 그냥 구경이나 하다 가자 응"

잠깐 동안의 대화 내용으로 미루어 봤을때 이들은 신혼 초 이거나
무쟈게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인거 같다.(시종 일관 자기야~♬로 버무리고 있었다.)

삼복더위 고장난 냉장고의 신김치 마냥 푹푹 익어가는 그들의 사랑의 하모니와
그칠줄 모르는 피래미들의 성화에 내 몸 과 마음은 파김치 마냥 익어 가고 있었다.
(닝기리~ 동공에 식초를 뿌린듯한 느낌의 눈꼴시린 시퀸스구먼~)

"하아~ 물가에 오니 좋긴 하다 그치 자기야~"
"자기도 그래~ 나 도 그런거 같어~ 미선씬 어때요?"

함께 동행한 여자 친구의 이름이 미선 인가 보다.
흘깃 동공의 방향을 틀어 그 미선 이라는 여인을 훝어본다.

그녀는 아무 말없이 버너에 물 을 끓이는 중이다.
아마 모르긴 해도 닭살 돋듯한 그들의 대화에 대하여 염장 당하는듯한
느낌을 받았을 수 있다.(나 처럼..)

"자기야 내가 문제 하나 내볼까? 마춰볼래~"
"그래 내바바~"

"빨래줄에~ 참새가~.."
(커헉!이 드라마는 바로 "빗살무늬토기" 에 죽 끓여먹던 시절의 개그 아닌가~)

"지금 때가 어느땐데 참새 이야기야 요즘 그딴거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 있다구~
그래도 한번 해바바~" (큭!)

(이보시게 젊은이 혼자만 낼롬 매콤 하지말고 우리함께 적당한 공유를 통하여
바람직한 쾌락의 공감대를 형성 해보지 않겠나~ 짝 도 하나 모자란거 같구~ 힝^^)

바람결에 은은한 헤이즐럿향이 콧구녕 속을 후벼판다.

"저~ 아저씨 오셔서 차 한잔 함께 나누시죠~"
(음 그래 기다리고 있었어~)
사내의 말 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 의 발걸음은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사람은 빨라야 먹고 사는거라고 돌아가신 울 아빠께서 항상 말씀 하셨었다.)

"그런데 낚싯대를 안가져 오셨나 보네요?"
"우린 그냥 시원한 바람이나 쏘일까 해서 나와봤어요 낚시는 할줄 모르고요~"

"출출 하실텐데 이거 좀 드시죠..집에서 우리 집사람이 해온건데요~"
(왜!우리 자기가 만든 건데요.. 그러지 그러냐~ 그나저나 거 김밥 참 얇게도 썰었다.
이게 어디 김밥 이냐 "김밥회" 지~)

"참 아저씨 약주 한잔 하실래요?"
"녜!아~녜~ 전 술 못합니다.드십시오~"
"아니 낚시 하시는 분들 거의 약주 하시던데요~"
"녜~ 전 껍때기만 낚시꾼 이라서요 허허~"

그때까지 말없이 다소곳하게 앉아 커피만 홀짝 거리던 평범한 여자(미선)가
소주병을 가져다 병 뚜껑을 돌린다.


"역시 뭐니뭐니 해도 이런곳에 나오면 소주가 딱이라니깐~"


그들은 코펠 그릇에 소주를 따라 김밥을 안주 삼아 홀짝 거린다.

"저 피래미 몇마리 있는데 쫄여 드실래요..술안주 로는 딱 일텐데.."
"아!그거 피래미 매운탕 죽이는건데~ 그렇게 해주실래요 아저씨?"


순간 세사람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내 얼굴에 꽃힌다.
(그렇게 해달라니...... 니 덜이 만들어 먹으라구요~)

네에미~ 괜한 소릴 해가지고..
난 궁시렁 거리며 물가에 쪼그리고 앉아 피래미 손질을 하고 있었다.
(아우 재섭써~)

들썩이며 끓고있는 코펠 뚜껑 사이로 고소하고 매콤한 피래미탕이 끓고있다.
그 사이 소주 두병이 알맹이를 비운채 뒹굴고 있다.


"술 을 마셔서인지 열오르는것 같네"


미선 이라는 여자가 겉옷을 훌러덩 벗어 제낀다.
(아니 아니 이거바요~ 아무리 술김 이라 하더라도 첨 보는 사람 앞에서
이게 무슨 바람직....................한 행동이여~ 애구 조아라~)

그녀는 주절주절 거리며 요즘 되는 일 하나 없다는둥
정말 살기 힘든 세상 이라는 둥 장편 소설을 그려 나간다.
아마 무슨 사업 비스무리 한걸 하다가 말아먹은 모양이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헉!죽으려나 보다.)

이보시오 젊고 쭉빵탱(쭉쭉빵빵탱탱)한 그대 내 말 들어보소..



세상에는 그대 보다 더 비참한 사람들이 주문진 국도의 오징어 마냥 널리고 널렸다.
그대의 비참함은 지금 나 에 비한다면 "새발의 피 에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이다."
무슨 이유 인지는 모르겠으나 나 같은 사람도 살아가는 세상이다.
깊이 생각해보고 이 좋은 말씀 "좌심방 좌심실" 에 고이 간직 하기 바라며..

혹시라도 세상이 외롭다거나 고달플때는 언제든 연락 주시라~
내 비록 약간의 "유통기한" 이 지났다고는 하나 거의 쌤삥이나 진배가 없으며
또한 비쥬얼이 서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뽀송뽀송한 사랑으로 충분히 커버 할 수 있는거 아니겠소이까~

(이상은 필자의 생각이었음) 히죽!^^

밤 은 깊어가고 있었으며 가느다란 빗줄기 마져 내리고 있다.
사내가 휘청 거리는 몸 을 일으켜 세운 후 비척 거리는 걸음으로
제방 뒤편을 향한다.

휘청 거리는 몸 을 애써 가누며 바지춤을 풀어제낀다.
곧이어 "후두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몸에서 불순물이 빠져 나가는듯 하다.
아마도 방광에 모터 라도 부착 한건지 끊임없이 쏟아 붓는다.
소리나 안나게 맨땅에다 싸든지~

무슨 스치로폼 위 에 싸는 모양인지 요란스럽다.




출처 : 그대가 머문자리
글쓴이 : 황토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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