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삶의이야기

[스크랩] 외통수

또바기1957 2008. 5. 25. 00:45

장기 용어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습니다.

서울 덕수궁에서 전국 장기 대회가 열렸던 적이 있습니다.

대회는 몇날 며칠 동안 계속 이어졌습니다.

 

저 말고도 까까머리 학생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 하고 있습니다.

당시 저는 일반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회에 참여는 할 수 있었으나

설사 우승 했다 하더라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콩고물은 커녕 궁물도 없다는 뜻입니다.)

 

대진표에 의하여 대회를 치루는데 예선 거의 12 승 정도 하였을때..

당시 경기고에 다니시던 동네 선배님과 함께 본선 32강에 진출 했습니다.

 

헌데 예선전에서 상대 하시던 어르신들과는 딴판이었습니다.

느닷없이 큰 소리로 헛기침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음메!깜딱이여~!)

대회중 얼굴에 담배를 뿜어 대시는 분 도 계셨고..(캑캑! 아띠~ 치사빤쮸!)

흐르는 눈물을 닦았더니 심판관께서 그러시더군요..

"넌 왜 장기 두다말고 울고 그래? 똥매려서 그래?" ( 네미~! )

 

어쩌다 시선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마치 잡아 죽이겠다는 듯 인상 박박..

(그러면 이 방법 밖엔 없더군요...헤헤~^^)

또는 주먹을 꼬옥 쥐신채 바닥을 쿡쿡 보란듯이 쥐어 박는 모습도 보이셨습니다.

내색 하지 않기 위하여 애써 외면은 하고 있었으나 솔직히 존냐리 무서웠답니다.

(저 큰 주먹에 한방만 맞으면 전 그 즉시 맷돌 타야 합니다.)

 

이 때 부턴 장기알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기 시작 합니다.

심판관으로 부터 주의를 받기 시작 하면서 부터는 정말 정신 하나도 없더군요..

兵 옆에 車 를 붙이질 않나..(애구머니나~ 버벅버벅~)

 

때론 包 가 包 를 넘어가는 실수를 범 하여 심판관으로 부터 꼴밤도 한대 맞습니다.

등에선 식은땀이 폭포수 처럼 줄줄~ 흘러내립니다.

뭘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로지 후딱 끝나기만을 빌고 또 빌었습니다.

(장기는 漢나라와 楚나라의 싸움이며

등급에 관계없이 나이 많으신 분께서 漢을 잡습니다.)

 

심판관께서 "漢 勝 楚 敗" 를 외치십니다.

 

이때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이 무언줄 아십니까?

 

"어휴~! 살았다."

 

함께 본선에 오르셨던 동네 선배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압박과 설움" 의 경험을 하시며 참담한 현실에 무릎을 꿇어야 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공격은 최상의 방어" 라는 숨 쉴 겨를 없이 몰아부쳐

상대가 대응 할 기회를 주지 않는겁니다.

그러면 상대를 무력화 시킬 수 있고 결국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판에는 "외통수" 라고 불리는 "묘수" 가 존재 합니다.

틀림없이 누가 보더라도 이기고 있었는데 한 순간 한방에 당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수" 하나에 뒤집혀 지는겁니다.

 

우리네 인생 역시 이렇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승승장구" 하시더라도 잠시 쉬시면서 뒤 도 한번씩 돌아 보시고

또한 잘못 되어진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개선 되어져야 하겠지요..

똑같은 실수를 범 하지 말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부디 느닷없는 "외통수"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꾸빠닥! 헤헤~^^

 

피이에수우 : "너 장기 좀 두냐?" 하시는 분들 더러 만납니다.

물론 자랑입니다 만..(ㅋㅋ) 프로는 아니고 "아마추어 3단 정도" 됩니다.

3 수 정도는 미리 내다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잘 두시는 분 한번 뵌적 있습니다.

몇해전 예산 예당지에서 만났던 당시 미림 사건에 연류 되셨던 한분이셨는데

4판 두어서 4판 전부 깨진적 있습니다.(5 수 이상 보십디다.)

 

출처 : 미황
글쓴이 : 김민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