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삶의이야기

생색 잘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1]

또바기1957 2008. 4. 20. 17:26

(홍제동 재래시장 안의 순대국밥집에서..)

 

홍은동 로터리 유진상가와 고가도로 시작 부분 우측편으로 재래시장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

이곳을 지나게 되면 정면에 하얗고 투명한 비닐이

마치 휘장 처럼 너울거리는 곳이 있으며 바로 여기를 지나치면서 부터

 

좌,우측편에 시끌한 시장통이 길게 늘어서 있으며 정면에는

대략 2 ~ 3평 정도 규모의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완전 오픈 되어진 식당들이

5  ~ 6 개 정도가 줄 지어 있으며 나는 항상 가장 끝 부분에 있는 곳으로 간다.

 

그 장소의 아주머니가 다른곳 보다 이뻐서가 아니고

친구들과 점심 약속을 하였을 경우

초입은 사람들의 왕래가 잦다보니 매우 소란스럽기 때문이 첫번째 이유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가장 안쪽으로 모이기 시작 하게 되었는데

항상 손님들이 넘쳐나기도 하고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시간 가는줄 모르도록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두번째 이유이며..

 

들릴때 마다 내가 가장 즐겨 먹는 순대국밥이 나오기전에

두번째로 좋아하는 호박전과 동태전을 한접시씩 거져 주기 때문이 세번째 이유다.

 

얼마전 서울에 봄비가 온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던 날 의 이야기다.

이 날 그다지 많은 양 의 비 가 아니었기에 우산도 착용하지 않고 

가끔 들리던 중고 책방에 책 몇권 구입 하러 갔었다가 돌아 오던중

제법 굵어지는 비 를 피해 이곳에 들리게 되었었다.

 

"어머~! 아저씨 아직 점심 안드셨어요?"

"아뇨~ 아짐마 보고 싶어 들렸슴다."

 

비잉 둘러 앉아 대화중이던 몇몇 아자씨들께서 피식 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비 가 뜸 하길래 우산 없이 나왔는데 빗방울이 굵어지네요

그래서 비 도 피할겸 호박전 생각도 나고 해서 들렸습니다."

"잘 하셨네요..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앉으세요.."

 

바로 왼쪽편에 연세 들어 뵈이는 세분의 어르신들께서

막걸리를 드시며 담소를 나누고 계시는데..

식탁 위에는 제법 고급스런 안주 (멍게 한접시) 가  놓여있다.

 

멍게 그까이게 무슨 고급이냐?

전체 안주 메뉴 2~3천원 가격인데 비해 멍게는 10,000 원

(그러니 고급이랄 밖에..)

 

곁눈질로 접시위의 멍게 꼬다리를 세어 보았더니 4개가 보인다.

멍게 4개에 10,000 원 이라..

한개에 2,000 원 잡고 나머지 2,000 원은 자리 사용료 정도로 계산 하면 될 성 싶다.

(그나저나 멍게값 디지게 비싸눼~) ㅋ

 

"여기 전 드세요..헌데 요즘 통 안보이시던데 어디 다녀오셨어요?"

"녜 어디 좀 다녀 왔습니다."

 

잠시 아짐마와 대화중인데..

맞은편에 앉아 계시던 허름한 작업복 차림의 아저씨 한분께서

상당히 큰소리로..

 

"아! 여기 국밥 하나 달라니깐 뭐하는거여~

이런 제기 도야지 잡으러 갔나?"

 

이곳엔 아짐마가 두분 계시는데 두분 자매 사이라고 했었다.

아마도 동생 되시는 분께서 주문을 받은 후 정말 고기가 떨어져

도야지를 잡으러 가신건지 쌀이 떨어져 추수를 하러 간건지

한 동안 나타나지 않는걸로 미루어 보았을 때 무언가 버리러(?) 가신듯 하다.

 

나 와 이야기 나누시던 언니께서 돌아 보시더니..

"얼래~ 근데 야는 어디 간겨~ 말 없이 앵! 여기 맹기러 놨구만~" 하시며

아래에서 국밥 그릇 하날 꺼내어 소리 지른 손님 앞에 놔드린다.

 

"이보우 아주머니 우리 막걸리 한통 더 주시오

그리고 그거 비닐봉다리에 들은거 얼마씩 파는게요?"

 

이번엔 내 옆자리의 어르신들께서 아짐마를 찾으신다.

 

"이거요? 꼼장어인데요..한접시에 10,000 원인데요.." 하는

답 을 마치자  아셨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시던 그 어르신께서는

옆자리의 동행 하신분들께 묻는다.

 

"친구야~! 우리 저거 꼼장어 묵을까?" 하시니

옆자리에 계시던 함께 동행 하신 어르신들께서 말씀 하시길..

 

"야야~ 대아따~ 니는 무에 그리 무꼬 자푼게 많노?

여기 멍게랑 호박전이란 아직 많이 남았다 아이가?

그라고 우리가 힘 쓸일 무에 있노 장어무끄로~"

하시며 가벼운 핀잔과 함께 손가락질을 하시며 웃으신다.

(아마 꼼장어와 민물장어를 착각 하신듯 하다.)

 

"값도 그리 비싸지 않고 ...

그라고 우리가 뭐가 으때서 저거 묵음 안대나~?"

하시며 역정을 내시더니 느닷없이 나에게 질문을 하신다.

 

"이바요 아저씨 안그라요..?"

 

마침 입안 가득 동태전과 호박전을 담은 후 

열라리 짬뽕을 맹길기 위한 작업을 하느라 우물거리고 있었는데..

(으르릉~! 모 먹을땐 개 도 안건드린다덩만..칵 물어 뜨더 뿌리까부다~)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생존에 계실 때 식탁에 앉으시면 늘상 하시던 말씀중에..

어르신께서 하문 하시면 음식물이 입안에 들어 있을 경우라 하더라도 

급히 뱉아 낸 후 답변을 해야지 "어버버버버~" 하는

반벙어리 흉내를 내어선 안된다.그러자면 입안엔 항상 적당량의 음식을 넣어야 한다.

 

우리 "막둥이 또바기" 처럼 주디가 트더지라고 잔뜩 넣고 우물거리게 되면..

이에 대처능력이 저하 되며 또한 성공 하였다 하더라도 얼마나 손해인가..

하시며 가끔 핀잔을 주셨었으며..또한 이 말씀도 자주 하셨었다.

 

개들은 입술이 없기 때문에 밥 을 먹을 때 밖으로 흘리기도 하고

쩝쩝 소리를 내기도 하는 것이다.

그건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 했었으며 지금도

내용물을 보이며 "쩝쩝" 소리 내지는 않는다.

 

친구 하나가 유난히 소리를 내는데 놈 의 이야기는 이렇다.

얼마나 맛있게 먹느냐는 것이며 그래야 살 로 간다나 어쩐대나..

(니가 몸 보신용 개 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