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졌다.
풀이 시들었다.
새울음이 그쳤다.
해가 저물고 어둠이 덮였다.
그렇게 한 생명이 다했다.
25일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영결식이 열렸다.
누구나 한 번뿐인 생이기에 죽음은 슬프고 애닳다.
야만을 벗어나 사회를 구성하고 국가를 건설한 곳도 소중한 삶을 가꾸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우리의 공동체는 김군자 할머니와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일본제국주의에 나라를 잃은 35년 동안 민족구성원 모두는 고통을 겪었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들은 인류사 최악의 반인륜적 전쟁범죄의 대상이 됐다.
나라를 되찾았으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라는 최소한의 요구도 묵살됐다.
일본은 자신의 범죄를 반성하고 거듭나는 대신
미국의 비호와 한국전쟁의 반사이득 아래 군국주의로 치달았다.
급기야 할머니들은 평화와 인권을 위한 투사가 됐다.
고통스런 삶을 꺼내 일본을 고발하고 인류를 향해 양심을 촉구했다.
70년 넘게 정의가 유린당한 현실은 일본만의 책임이 아니다.
한국사회는 헐벗고 굶주린 시절엔 잘살기 위해, 형편이 나아진 뒤에는
강대국과 친해 더 잘살기 위해 피해자들의 절규를 '나중에' 라며 뒷전으로 팽개쳤다.
그 결과 2015년 12월 28일의 굴욕적 한일'위안부'합의라는 괴물이 탄생했다.
다행히 촛불혁명을 이어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고 1228 한일합의는 '사실상' 파기됐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의 완전한 사과와 배상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정부에 공식 신고한 '위안부' 피해자 중 이제 서른 일곱 분 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의 비상한 외교적 노력과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생존자는 물론 생을 달리한 피해자 분들도 한이 풀릴 소식을 학수고대하시지 않겠는가.
김군자 할머니 가시는 길에 옷깃을 여민다.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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