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9 07:27:57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또 거부했다.
박 대통령이 이달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라고 했지만
결국 거짓말이었다.
기가 찰 노릇이다.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리도 뻔뻔스러운가.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28일 오후 기자들에게
“검찰이 요청한 29일 대면조사에는협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 방안 마련 및 내일까지 추천될 특검 후보 중에서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한마디로 '시국 수습 때문에 바빠서' 조사를 못 받겠다는 것이다.
누구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는지는 안중에도 없는 태도다.
유일한 시국 수습책은 하야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약속한
검찰 조사를 거부한다는 것은 망발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검 임명을 이유로 내건 것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인사 검증을 할 일도 아니고, 야당이 추천한 2인 중 한 명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어떻게 이것이 사유가 되나.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최소한의 지각과 양심이 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들이다.
돌이켜보면 이번 사태에서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거짓으로 일관해왔다.
울먹이며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때는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뒤 변호사를 선임한 뒤에는 기록 검토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조사를 차일피일 미뤘다.
검찰이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하자 ‘환상의 집, 사상누각’이니 하며 이를 거칠게 비난했다.
그 뒤 아무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다.
검찰 수사 시한이 다가오자 조사를 거부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어떻게든 검찰 수사를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항간에 박 대통령이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란 말을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청와대는 이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박 대통령의 지금 상태가 딱 그 꼴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 거부가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국민의 바람이 무엇이든, 나라가 어떻게 되든 자기 발로는 권력에서 내려올 생각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이런 대통령을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
검찰은 국기 문란 사건의 피의자인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지금이라도 청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본심이 확인된만큼 국회는 탄핵 절차를 서둘러 밟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은 더 크게 타올라야 한다.
검찰 조사 거부에서 보듯 박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나는 마지막까지
또 어떤 술수를 부리고 억지를 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