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7 16:32:31
미국 주재 외교관들이 한인 단체 등에 이메일과 문자를 통해
백악관 사드 지지 서명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또 외교관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문자 내용에는 사드 철회 지지 서명을 한 국민을
'반미, 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26일, 국내 포털 사이트 등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부총영사가 한인 단체 등에
백악관 사드 지지 청원에 서명 동참을 촉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사드 배치 지지 청원 웹사이트 안내'라는 제목의 해당 메일 내용은
"반미 반정부 세력들이 백악관 웹사이트에 사드(THAAD) 배치 반대 청원운동을 벌여 10만 명 넘게 서명했다"며
"반면, 사드(THAAD) 지지 청원운동이 8월 5일 시작되었는데 오늘까지 겨우 3,000여 명이 동참하여
마치 반대가 대다수 국민 여론인 것처럼 미국 측에 비치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측에서 보냈다고 알려진 해당 이메일 내용ⓒ출처 : 국내 포털사이트 캡쳐
또 "귀하께서 서명하시고 동료 회원 및 가족과 주변 지인들께도 많이 포워드(전달) 해 주시기 바란다"며
"9월 4일까지 최소 10만 명이 참여해야 백악관에서 의견을 수렴하여 입장을 표명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귀하께서 1분만 할애하셔서 서명하시면 말 없는 다수의 애국심이
백악관에 전달되어 대한민국을 지키고 한미동맹을 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메일을 전달한 이는 "샌프란시스코 부총영사님께서 한국에 사드(THAAD) 배치를 지지하는
백악관 청원 관련 메일을 저희 협회에 보내와서 포워드(전달) 해 드린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인 미주한국일보 25일(현지 시간) 자 기사에 따르면,
"공무원들도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며
"SF(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파견 공무원은 최근 한인들에게 단체 카톡을 보내
'반정부 문제 세력들이 백악관 웹사이트에 사드(THAAD) 배치 반대 청원운동을 벌여 10만 명 넘게 서명했다'면서
'가족 및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포워드 해주길 바란다'면서 서명방법에 대해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관계자가 이러한 메일이나 문자를 보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이에 관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의 한 부총영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영사관에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총영사관에서 이런 메일을 보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기자는 외교부 측에도
"해당 메일은 논란이 될 수 있고, 또 사실이라면,
사드 철회 지지에 서명한 국민을 반미, 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한 내용이 파문을 불려 올 수도 있다"고 해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아직 이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5일 백악관 청원 사이트인 '위드피플(WE the PEOPLE)'에는 'C.O.'라는 이름을 사용한 사람이
사드 한국 배치를 지지하는 청원을 개시했다.
그는 청원서에서 "한국 사드 배치는 필요한 일이고, 우리는 국가 안보와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 청원은 4,014명이 서명을 한 상태이다.
백악관은 10만 명 이상이 서명한 청원에 관해 답변을 하는 관계로,
이 청원이 유효하려면 9월 4일까지 최소 95,986명이 서명에 참여해야 한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을 포털 사이트에 올린 한 누리꾼은 해당 글에서
"사드 한국 배치 반대 백악관 청원에 서명을 한 사람들을 반미, 반정부 세력이라고 말한 사고 체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사드 지지 백악관 청원 압력이 재외 동포들의 안전 및 권익 보호와 신장을 위해 총영사관이 할 일인가"라며
외교관의 행태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