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각 당의 지도부들은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나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김 대표는 갑자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아무 죄가 없는 우리 어린 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서 기성세대로서,
또 우리나라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죄인이 된 심정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그럴만도 한 게 이 발언으로 말문을 연 지역구가 바로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 단원구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민감한 사안부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유세의 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유족들을 향한 심심한 사과도 잊지 않았으며, 지역구 새누리당 후보인 김명연 의원의 노고도 강조했다.
이때쯤 김무성 대표가 그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왔는지 궁금해진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개월 후 진상조사를 위한 특조위 구성을 놓고
국회가 공방을 계속할 당시 야권과 여론은 김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자꾸 나에게 결단을 하려고 하는데, 결단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라며
“형사 사법 체계를 흔드는 일에 어떻게 결단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참여한 조사위에 수사권을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도 김 대표는 야당을 비난하는 수단으로 세월호 참사를 자주 언급했다.
세월호 참사 문제 때문에 국회가 마비되고 있다거나 세월호 참사를 핑계로
야당이 법처리에 미적인다는 내용의 발언을 거듭 밝혔다. 국회 마비의 원인으로 세월호 참사를 거론한 것이다.
김 대표는 경제 침체에 대해서도 세월호 참사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세월호로 인해 대한민국 경제가 풍전등화”라거나
“세월호 문제를 매듭짓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발언만 있는 건 아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또렷하게 기억하고 아주 인상적인 한 장면이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국회에서 공방이 계속되고 있던 상황에서 김 대표는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그런데 그 모양새가 일반적인 상황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국회에서 나오는 김무성 대표를 발견한 ‘창현아빠’ 이남석씨는 김 대표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의례적인 답변인 ‘예’만을 반복하며 차에 올랐고, 급기야 창현아빠는 무릎을 꿇고 울먹였다.
그러나 김 대표는 차문을 닫고 유유히 창현아빠를 지나쳐 떠났다.
차가 떠났지만 창현아빠는 여전히 찬 바닥에 무릎을 꿇은채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20대 총선이 시작됐다.
그 사이 김 대표는 세월호 참사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을까?
지난 해 재보궐선거 역시 4월에 치러졌다.
이때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인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김 대표 역시 같은 입장을 취했다.
그 재보궐선거용 카드였던 ‘세월호 인양’은 그 사이
예산축소, 특혜 의혹 등 갖은 논란만을 일으킨 채 큰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전국적 이슈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산에서는 유권자들의 관심사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김무성 대표가 안산 단원구 지원유세에서 첫 번째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한 것은 그런 이유로 보인다.
말과 행동이 꼭 일치해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대한민국식 선거’의 공식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난 대선을 기억한다면.
'[세상바로보기](19) > ˚♡。─-토착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누리당 이연숙 상임고문 “여자가 대학 졸업 못하면 시집 못 가” (0) | 2016.04.21 |
---|---|
누구를 위한 봉사인가? (0) | 2016.04.03 |
[그것이 알고잡다] 단무지들의 실체 (작업중) (0) | 2016.04.01 |
PD수첩이 밝힌 윤율리아의 사기행각 관련 기사 (0) | 2016.02.27 |
국가 비상사태에 대처 하는 법 (0) | 2016.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