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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 보려는 비박, 덮고 가려는 친박.. 여, 쑥대밭

또바기1957 2016. 3. 9. 20:13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의 욕설 녹취록 파문으로 새누리당은 9일 ‘쑥대밭’이 돼 버렸다.

친박계의 공세에 몰려 있던 비박(비박근혜)계가 이날 대대적인 역공에 나서며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들썩거렸다.

순식간에 수세에 몰린 친박계는 ‘실수’라고 진화를 시도하며 수습에 안간힘을 썼다.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번 사건은

대표의 공천 탈락이라는 폭발력 강한 사안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조기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문의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침묵했다.

대신 다른 비박계 의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5선 중진 이재오 의원은 언론에 보도된 윤 의원의 발언을 하나 하나 읽어 내려가며

“나도 모가지가 언제 달아날지 모르겠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등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윤 의원과 통화한 상대방을 공개하고 이들의 공천 개입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한 이 의원은

“밝혀지지 않으면 의총을 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대표도 죽인다는 사람들인데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지 않겠나”고 말했다. 

 

 

심각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다문 채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제원 기자

 

 

윤 의원과 통화한 상대방이 실제로 공천에 관여하는 인물로 밝혀지면

‘살생부’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무척 커진다.

김 대표는 이날 사과하러 찾아온 윤 의원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통화대상 파악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 측은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추후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친박계는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최고중진연석회의 도중 김 대표 측에

파문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란이 확산되면 선거운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도 “진상파악이 안 돼 있으니 당의 기구에서 이를 다뤄야 한다”며 파장 확산 차단을 시도했다.

 

난감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9일 오전 김무성 대표를 면담하지 못한 채 국회 당 대표실을 나서며

‘막말 파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제원 기자

 

 

윤 의원 발언을 놓고 ‘취중의 실수’라는 해명도 이어졌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이 누구랑 같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정도로 많이 취해있었던 것 같다”

“윤 의원은 속일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녹음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세상이 참 흉악해졌다. 개인적으로 통화하는 문제까지 녹음하고

언론에 공개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윤 의원은 이날 김 대표에게 ‘문전박대’를 당한 후 기자들과 만나

있지도 않은 살생부 파문이 보도되어 격분 상태에서 한 발언이라고 사과하면서도

“의도적 녹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통화한 상대방이 누구냐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공관위원들이나 청와대 인사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청와대는 혹시라도 불똥이 튈까 선긋기에 나섰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짧게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슨 말을 언급할 수 있겠는가”라며

“법안 처리에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우승·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