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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사드 공동실무단’ 엇박자 점입가경

또바기1957 2016. 2. 20. 13:03
한미, ‘사드 공동실무단’ 엇박자 점입가경

미 국방부, “주한미군과 의사소통 착오”...주한미군 “알지 못한다”

김원식 전문기자
최종업데이트 2016-02-19 12:04:03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의 한국 배치 문제를 다룰 공동실무단(JWG) 발족 여부를 놓고

한미 양국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한미 당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를 위해

조속히 협상하겠다고 발표를 하고도 아직 공동실무단마저 구성되지 않은 점을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빌 어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한국 언론사의 사드 관련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한미 양국의 공동실무단이 만났으며 협의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빌 어번 대변인은 "공동실무단이 신속하게, 그러나 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언제 협의가 마무리될지에 대한 시간표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즉, 사드 공동실무단이 이미 협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18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안보상황 긴급 당정회의에서 미 국방부 발표에 대해

"확인했지만 정확한 보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회의 뒤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도 브리핑을 통해 "공식 협의를 진행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공식협의를 시작했다고 발표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빌 어번 대변인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시 보낸 논평에서

"주한미군과의 의사소통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다”며 사드 협의에 관해 애초 논평한 내용을 정정한다고 밝혔다.

빌 어번 대변인은 "공동실무단은 아직 만나지 않았으며, 협의에 앞서 세부사항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실무단이 만났다는 애초 입장을 완전히 번복한 것이다.

 

빌 어번 대변인은 18일, "사드 공동실무단 문제에 관해 미 국방부가 답변을 번복해 혼란스럽다.

미 국방부의 사드에 관한 (현재) 공식 입장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의에

"입장(position)이 변한 것은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빌 어번 대변인은 또 "나와 주한미군 간에 소통이 잘못(miscommunication)됐으며,

(그래서) 내가 공동실무단이 만났다고 언론에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미 이를 정정했다"고 밝혔다.

빌 어번 대변인은 또 공동실무단의 공식 발족에 관해서는

"우리(미국)는 공동실무단이 곧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사드 관련 배치와 관련해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발표하는 토머스 밴덜 주한 미8군 사령관과 류제승 국방정책실장
사드 관련 배치와 관련해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발표하는 토머스 밴덜 주한 미8군 사령관과 류제승 국방정책실장ⓒ뉴시스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 간에도 혼선

주한미군 관계자, "왜 그런 표현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혼선이 주한미군과의 의사소통 착오로 발생한 것이라는 미 국방부의 해명에

주한미군 관계자는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놨다.

18일, 한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이번 혼선을 주한미군과의 의사소통 착오라고 했다"고 묻자,

"글쎄,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미 국방(본)부에서 이미 해명 자료를 발표한 것으로 안다"면서

"의사소통 착오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확실한 것은 양측이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협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한국 국방부의 발표를 언급하며 공동실무단 발족 날짜를 질문하자,

"모르겠다. 주관하고 있는 미 국방부에서 답변할 사항"이라고 언급을 회피했다.

 

이에 따라 사드 한국 배치를 둘러싸고 미 국방부와 실무 협상을 주관하고 있는 주한미군 사이에도

혼선이 빚어져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관해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드 배치에 관해

"아직 (협상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동실무단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드 공동실무단 관련 혼선에 관해서도

"미 측이 (해명) 공문을 기자단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한미 양국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계기로 '사드의 한국 배치 논의'를 공식화했지만,

1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 공동실무단도 발족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국방부가 물밑에서 오가던 사드 논의 사항을 그대로 발표하자,

국내 여론을 의식해 한국 측이 이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사드의 한국 배치를 둘러싼 미국 측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의 반대 여론과 중국 등의 강한 반발로

한미 양국의 급박한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