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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또바기1957 2015. 12. 17. 14:50

[앵커브리핑]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영상뉴스입니다.영상뉴스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뉴스룸 앵커브리핑입니다.

산군. 산의 왕, 산의 주인… 호랑이가 한반도에 살았던 것은

기원전 7000년부터라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600번 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호랑이는 신성함과 두려움의 상징이었습니다.

오늘(16일) 앵커브리핑은 전혀 다른 의미의 두 호랑이에 대한 얘기,

어찌 보면 시청자께 드리는 질문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호랑이에 대한 얘기, 혹은 질문입니다.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

기호지세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 등에서 내려오면 잡혀먹히게 되니

도중에 그만두거나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비장함과 결연함을 담고 있지요.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며

민주당으로 들어갔던 안철수 전 대표가 다시 공식 탈당을 선언한

바로 그 날 나온 말이었습니다.

문 대표 입장에선 이제 중도하차하면

정치생명은 끝이라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안철수 당신과 나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분명한 건 두 사람 다 모두 호랑이를 논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과연 그들이 말한 '호랑이'는 무엇이었을까…

한 사람은 탄 채로 잡겠다고 말하고,

한 사람은 다시 굴 밖으로 나와서 잡아보겠다고 하는

그 호랑이는 대체 무엇인가….

그 답을 모르기엔 우리가 그동안의 야당의 내부사정을

너무나 많이 봐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알고 있는 호랑이의 정체를 놓고

갑론을박 끝에 두 사람은 결국 갈라섰습니다.

자, 이제는 또 다른 의미의 두 번째의 호랑이에 대한 얘기입니다.

"호랑이는 가뭄이 들면 산을 떠나 바다로 간다"

소설가 윤대녕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산군. 즉 산의 주인…

맹수라 할지라도 그에게 있어서도 생존은 처절하다는 것입니다.

먹고 사는 것이 어려우면 산을 떠나 바다로라도 가는 것이

호랑이의 뼈아픈 선택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호랑이의 거처는 끝까지 바다가 될 수는 없는 법…

언젠가는 산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호랑이는 무엇인가…

산에 있지 못하고 결국 바다로 가야만 했던 이 호랑이는 대체 무엇인가….

정치인들이 누구보다도 무서운 대상이라고 말하는,

비단 지금 갈라선 야당뿐 아니라 여당이나 이른바 권력자들도

한결같이 그렇게 말하는, 그러나 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조종하길 원하는

대상… 이 호랑이는 대체 무엇인가…

그 답을 모르기엔 우리의 민주공화국은

그동안 너무 많은 질곡을 거쳐온 것 같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075/NB11124075.html
손석희 앵커 / 보도담당 사장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치우치지 않겠습니다. 귀담아 듣겠습니다. 그리고 당신 편에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