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상치(相馳). 일치가 아닌 불일치.
서로 어긋남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자연히 긍정보다는 부정의 의미로 사용되곤 하지요.
'상치교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술선생님이 국어를, 상업선생님이 역사를.
전공과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국영수 등 주요 과목 수업시간이 늘어나면서 생긴 제도인데
당연히 전문성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대한민국을 집필"하러 간다.
10년 동안 상업을 가르쳐왔고 최근 9개월간 역사를 가르친 교사가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선정돼 논란이 됐습니다.
그는 면접도 없이 집필진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동료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마지막 인사는 "사요나라"
그는 엄밀히 따지면 상치교사는 아니었습니다.
대학원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해 자격을 갖추고는 있었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끝까지 비밀로 하고 싶었던 국사편찬위원회의 뜻과
어떻게든 자랑하고 싶었던 선생님의 뜻은 '상치'… 서로 맞지 않았던 셈입니다.
또 다른 '상치'도 발생했습니다.
"신원조회에서 문제되어 참여 못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출신이자 발해사의 권위자인 교수는
스승의 권유, 즉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권유에 못 이겨
집필 권유를 수락했으나 끝내 집필진에 포함되지는 못했습니다.
이유는 분명치 않습니다.
'시국선언' '가족력' 등 그림자 같은 무언가가 역사교과서 집필 기조와
'상치'되었을 것이란 의혹만 무성할 뿐이지요.
바로 스승인 국사편찬위원장이 부탁해서 참여를 결정했는데도 말입니다.
'일만 시간의 법칙.'
말콤 글래드웰은 누군가 어느 한 가지 일에 정통하려면
1만 시간의 연습과 훈련이 1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차곡차곡 쌓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교육부가 좌편향이라고 지적한 현행 검정교과서 집필교사들조차
대부분 10년 이상 역사과목을 가르쳐온 사람들…
즉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었지요.
물론 그 경력이 좌편향으로 잘못 쌓인 것이라고
정부에선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만…
9개월 차 역사교사와 발해사의 권위자…
역사교과서 집필 자격과 일치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반대로 상치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라고 묻는 것도…
이제는 부질없는 것일까요?
하긴… 그렇습니다.
상치… 즉 불일치에서 나오는 것은 불협화음이고,
불협화음은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지친 사람들은 끝내는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게 되는 것.
역사교과서의 미래는 그런 것일까요?
오늘(15일)의 앵커브리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