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NEWS](19)/˚♡ JTBC - 뉴스룸

[앵커브리핑] 좌율사·우장성…'율사의 나라'

또바기1957 2015. 12. 9. 11:25

[앵커브리핑] 좌율사·우장성…'율사의 나라'
영상뉴스입니다.영상뉴스입니다.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좌율사, 우장성….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세간의 평가입니다.

좌청룡, 우백호란 말처럼 왼쪽엔 율사 즉 법조인을,

오른쪽엔 군 장성을 포진시킨다는 말입니다.

그간 지명된 국무총리 후보자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셋 중 둘은 법조인 출신입니다.

율사 선호는 박근혜 정부만의 성향도 아니고, 행정부만의 특징도 아닙니다.

현 19대 의원 중 48명이 율사, 그러나 18대는 59명, 17대는 54명…

다른 직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3개의 주체'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그 권력의 상층부는 실은 하나의 직군이 과점하고 있는 듯합니다.

좌율사·우장성이 아니라 '율사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릅니다.

실은, 새로울 게 없는 지루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럼에도 이 얘기를 꺼낸 건, 사시 존폐 논란 때문입니다.

삭발과 자퇴… 금수저와 전관예우…

서로를 겨냥한 날선 말들, 그런데 서로에게 겨눈 칼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 보면 거기엔 몇 가지의 공통된, 우리 사회의 집약된 흑점들이 존재합니다.

직업의 특권계층화, 권력의 독과점, 대물림, 반칙…

이 때문에 상대편을 반대한다는 것이지요.

매년 변호사 2천명이 배출되는 세상에

무슨 특권 운운하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물론 일리 있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땅에서 율사라는 직업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느냐가 아닐는지요.

법조인 출신이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해 청문회를 치를 때마다

내부자의 부당거래, 즉 전관예우와 마주칩니다.

누구는 10달 동안 27억 원을 벌었다는 말들. 검사장 출신,

대법관 출신이 개업해 3년이면 빌딩을 세운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세상입니다.

스케일이 좀 큰가요? TV를 켜면,

온갖 세상사에 논평하는 변호사들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우리사회가 용인하는 변호사의 권위일 겁니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후진적이지요.

권위의 다양성이 허용되지 않고 어느 한 분야로만 몰린 사회는

분명히 후진적입니다.

오늘(8일)도 여전히 뜨거운 사시 존폐 논란.

머리를 깎고, 1인 시위를 하고, 자퇴를 불사하겠다는 것은 처절해 보입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계층이동이 불가능해진 이 사회의 마지막 동아줄에 대한,

우리 청춘의 처절함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싸움에 씁쓸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하여 말하자면

부디 오늘 서로를 겨누고 있는 이들이 훗날,

그들이 상대를 비판했던 이유. 즉, 다시 나열하자면 특권, 독과점, 대물림,

반칙 등등으로 자신들이 비판받게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야만 오늘의 싸움이 의미를 갖게 되지 않을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155/NB11116155.html
손석희 앵커 / 보도담당 사장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치우치지 않겠습니다. 귀담아 듣겠습니다. 그리고 당신 편에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