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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야간시위 금지 '한정위헌' 결정.. 밤 12시로 제한 논란

또바기1957 2014. 3. 28. 14:50

 

 

 

헌법재판소가 27일

"야간시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재는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지 않고

"해가 진 후부터 밤 12시까지의 시위는 허용해야 하고, 자정 이후의 시위는 제한할 수 있다"

취지의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날 재판관 6 대 3의 의견으로

집시법 제10조와 제23조 3호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정위헌은 일부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법을 개정할 필요는 없고,

다만 '법을 이렇게 해석해 적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다는 '조건부 위헌' 결정이다.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집시법 제10조가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시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부분이다.

조항을 근거로 경찰은 야간시위를 전면 금지해왔다.

헌재는 이 조항이 과잉규제라는 점을 인정했다.

헌재는 "낮 시간이 짧은 동절기 평일의 경우 직장인이나 학생은 사실상 시위를 주최하거나

참가할 수 없게 돼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지나친 제한이고 달성되는 공익에 비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재는 야간시위를 일부 규제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헌재는 "야간시위는 주간시위보다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고

예기치 못한 폭력적 돌발상황이 발생해도 대응이 어렵다"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고 적용을 중지하면

공공질서에 대한 침해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헌재는

"위헌 결정은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만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기소된

피고인들이 낸 위헌심판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시작됐다.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100여건의 재판이 4년 동안 정지됐다.

소송을 제기한 박주민 변호사는

"야간시위를 전면금지한 것에 대해 과잉이라고 해석한 것은 환영하지만,

헌재가 '밤 12시'를 기준으로 정한 것은 입법권을 침해한 월권"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왜 밤 12시를 기준으로 했는지 합리적 근거가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도 시간에 따라

공소사실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큰 혼란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재판관 중 소수의견으로 전부위헌의견을 밝힌 김창종·강일원·서기석 재판관도

"헌재가 스스로 일정한 시간대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해

기속력(재판에 적용되는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재판부가 헌재의 위헌결정은 따라야 하지만 한정위헌 결정은 따를 의무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헌재는 밤 12시까지 진행된 시위는 현행 집시법을 기준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결정했지만

향후 진행될 재판에서 반영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날 헌재 결정에 대해

"개별 재판부가 법률을 해석해 적정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