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직접수신율 7.9%..이래도 KBS수신료 인상해야 되나
미디어오늘 입력 2013.12.18 11:39
EBS수신료 배분율보다 높은 한전위탁 수수료도 논란…
"방만경영·간부급 인력 쇄신 전제돼야"
[미디어오늘민동기 기자]
KBS이사회가 지난 10일 임시이사회에서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언론시민단체들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반대움직임, 야당 추천 이사들의 반발 등을 고려했을 때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방송계 안팎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길환영 KBS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신료 인상의 불기피함을 역설하면서
KBS의 보도공정성과 제작자율성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접수신율을 비롯해 한전 위탁수수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선 여전히 '수신료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KBS 수신료를 둘러싼 논란을 몇 가지 쟁점별로 분류했다.
=길환영 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KBS의 보도공정성과 제작자율성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길 사장은 "KBS는 그동안 보도공정성과 제작자율성을 담보하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노력을 해왔다"면서
"방송법상 편성위원회(TV·보도·라디오위원회)에서 실무자와 책임자간 회의체를 두게 되어 있고,
뉴스 옴브즈맨 프로그램이나 시청자위원회 등과 같은 기구들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KBS 보도나 프로그램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
||
| 길환영 KBS사장이 지난 11일 오후 2시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가진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 ||
하지만 길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KBS 안팎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언론시민단체를 비롯해 내부 구성원들은 '길환영 사장 1년' 동안 KBS 제작자율성이 크게 후퇴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KBS본부)가 지난 9일 노보를 통해 공개한
'길환영 사장 1년'은 KBS를 '국영방송'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로 비판 일색이다.
KBS본부는 지난 1년 간 KBS가 △사상 최악의 대선방송 △박근혜 정권 업적 부각, 치부가리기
△노골적인 역사왜곡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온몸으로 덮기 △시사기능 축소 등으로 일관해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길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편성위원회와 관련해서도 끊임없이 무력화를 시도해왔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지난 1년 동안) KBS는 공정방송을 위한 감시 장치 무력화를 끊임없이 시도해 왔는데
대표적인 것이 보도위원회 무력화"라면서 "김시곤 보도국장은 지난 3월 기자협회장이
보도국 편집회의에 참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보도위원회 시행세칙'에 책임자, 실무자 서명이 없다는 이유로
기자협회장의 편집회의 참가를 금한다고 일방 통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또 "라디오위원회의 경우도 위원회 자체가 2013년 2차례만 열릴 정도로
사측은 위원회 개최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면서 "길환영 사장은 최소한의 공정방송 장치들을 무력화 하고 있으며,
내외부 심의이구가 검열기구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길환영 사장 1년 체제 KBS의 얼굴"이라고 비판했다.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또 다른 논란은 난시청과 직접 수신율 문제다.
지상파에 대한 직접수신율이 8%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수신료가 인상될 경우
이중부담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길환영 사장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직접수신율이 8% 이하라고 알려져 있지만 계산 방식을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20% 이상 혹은 25% 가까이 직접수신율이 나온 조사도 있다. 조사하는 기관마다 직접수신율 편차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지상파 TV를 직접 수신하는 비율은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를 보면 지난 2006년 지상파 TV방송 직접수신율은 17.6%였으나
2010년에는 9.7%로 하락하더니 2012년에는 7.9%까지 떨어졌다.
|
||
KBS측은 실제 '난시청률'과 국민들이 체감하는 수치에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KBS 재원관리국은 "2012년말 KBS의 디지털방송 커버리지는 약 95.8%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안테나를 설치하면 방송시청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대도시의 경우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작은 실내 안테나 하나만 달아도
아주 깨끗하게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길환영 사장도 "직접수신율을 확대하기 위해선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에 수신안테나 성능이 매우 좋아졌다"면서
"저도 집에서 실내 안테나를 달고 지상파 5개 채널을 보고 있다.
실내 안테나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직접수신율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KBS의 이 같은 방침은 국민에게 직접수신율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상파 방송이 보편적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료방송에 기대지 않고
시청자들이 볼 수 있도록 직접수신율을 높여야 함에도 직접수신을 위해 별도 안테나를
시청자들이 설치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
KBS측은 "TV판매시 안테나를 포함하도록 해서 시청자가 안테나를 별도 구입하지 않고도
직접 수신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 책임을 '정부와 가전사' 쪽에 우선적으로 돌리고 있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직접수신율을 높이는 문제는 수신료 인상과 상관없이 KBS가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문제"라면서
"수년 전부터 언론시민단체들이 직접수신율을 높이기 위한 환경개선에 KBS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지금까지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마치 수신료 인상을 못해서 직접수신율을 높이지 못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KBS는 수신료 위탁수수료 경비 외에도 광고대행수수료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911억 원(2012년 기준)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BS 광고수입이 6236억 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14%를 광고대행수수료로 지불한 셈이다.
수신료 인상 전에 이 같은 '불필요한 비용'을 조금이나마 더 줄이려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신료 인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쟁점 가운데 하나는
KBS가 한국전력에 지급하는 수신료 징수 위탁 수수료가 지나치게 과하다는 점이다.
특히 한전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 논란이 됐다.
KBS는 지난 10월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 위탁 수수료 증가는 TV수신료가 30년 넘게 동결되는 등 수신료 수입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한전의 수신료 징수비용(인건비 및 실비)은 계약 당시의 물가 등과 연동되어 산정됨으로써
인상이 불가피한데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KBS는 "그동안 제기되어 온 수신료 징수 위탁 수수료 과다 지적에 따라 해당 수수료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 2010년에 KBS와 한전 공동으로 외부 연구용역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위탁수수료는 적정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KBS와 한전은 위탁 수수료 금액에 대한 외부의 지적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2012년 말 위수탁 계약기간 종료에 따른 갱신협상(3년 단위 마다 갱신)시
향후 3년(2013년∼2015년)간의 위탁수수료율을 6.15%로 동결키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3년간 6.15%로 동결시키는 계약을 했기 때문에 수신료가 인상된다고 해서
그에 비례해 위탁수수료 또한 상승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한전에 의한 수신료 징수비용이 과다하다는 논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학계와 방송계 일각에선 한전의 수신료 위탁업무로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효율적인 저비용 구조로 수신료가 징수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
||
|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새언론포럼 등 언론시민단체들이 지난 1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수신료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동기 기자 | ||
지난 4월11일 언론3학회(한국언론학회·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와 KBS가 공동으로 주최한
'공영방송의 공적책무와 재원적 기초' 심포지엄에서 정인숙 교수(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는
"수신료 위탁수수료 360억(2012년 기준)만 계산했을 때는 전체 지출대비(1조 5742억 원) 2.3% 정도로
과다한 수치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수신료 수입 5851억 원 대비 '수신료 징수비용'을 계산하면
10.8%로 비중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인숙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수신료 수입 대비 '수신료 징수비용'을 기준으로 하면
KBS의 2012년 수신료 수입 대비 '수신료 징수비용'은 10.9%(2012년 결산기준)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학계 일각에서 KBS수신료가 국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수신료 징수경비'에 이토록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이 온당하냐는 비판을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유승희 민주당 의원도
KBS 수신료 위탁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승희 의원은 "KBS는 지난 5년 동안 한국전력에 위탁 수수료로 1772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신료가 한전의 배를 불려주는 데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승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KBS는 2013년 전체 5929억 원의 수신료 수입 가운데
5361억 원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한전이 402억 원의 위탁수수료를 챙길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KBS 수신료 일부를 분배받는 EBS의 수신료 배분율이 3%에 불과해
한전 위탁수수료 비율(6.15%)에도 미치지 못하는 배분율을 보였다는 점이다.
유승희 의원은 EBS가 올해 166억 원의 수신료를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언론시민단체들은 KBS가 국민들에게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만 내세우지 말고
이런 불합리한 점들에 대한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매체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한전이 '통합징수'하고 있는 수신료 징수방식에 대한 재검토를 비롯해
텔레비전 수상기 소유를 기준으로 수신료를 부과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KBS는 "국민의 공적부담금인 수신료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여
위탁수수료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전 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수신료 징수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 등 구체적인 방안마련에 대해선 여전히 미온적이다.
=KBS는 이른바 광고주들을 '접대'하기 위해 골프회원권까지 가지고 있다.
KBS 한 관계자는 "코바코를 통해 광고를 받지만 '광고팀'들이 광고주들을 별도로 상대하기 위해
골프회원권을 2개 정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미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역대 사장들도 광고주들 만날 때 가끔 이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거 고위 간부를 지낸 한 KBS 관계자 또한
"코바코를 통해 광고를 받는다 해도 KBS가 1년에 한두 번 정도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접대'를 해왔던 관행이 있었고,
또 그렇게 해야 광고 쪽으로 연결이 된다고 해서 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수신료를 기반으로 하는 KBS가 무슨 골프회원권이냐 하고 비판을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광고수주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율배반적'이라며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국민들에게 수신료 인상을 필요하다고 말할 땐 공영방송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광고주 '접대용'으로 골프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현실' 운운하며 정당화 한다"면서
"자신들에게 필요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정당화시키는 건, 심각한 도덕불감증이자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적어도 KBS가 수신료 인상을 말하려면 다른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방만한 경영과
불필요한 간부급 인력들에 대한 쇄신 등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도 미흡하다고 본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공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여기엔 당연히 KBS도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신종합뉴스](19) > ˚♡。---사회·고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JTBC 뉴스9' 중징계..방통심의위 '공정성' 논란 (0) | 2013.12.20 |
|---|---|
| "병원의 영리 자회사는 의료 민영화 위한 꼼수" (0) | 2013.12.18 |
| '파업 11일차' 인천공항 비정규노조 집단사직서 제출 (0) | 2013.12.18 |
| 서울메트로 노사협상 타결..내일 지하철 정상운행(1보) (0) | 2013.12.17 |
| 지하철 파업 예고..장기화땐 교통대란 불가피 (0) | 2013.12.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