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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스크루 시뮬레이션 결과 알고도 왜곡했다.

또바기1957 2010. 9. 13. 16:59

국방부, 스크루 시뮬레이션 결과 알고도 왜곡했다

노인식 충남대교수 "합조단 시뮬레이션에서도 재현 불가...아이디어였을 뿐"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이 천안함 우현 스크루 5개 변형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
시뮬레이션 결과를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합조단의 천안함 침몰원인 최종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함수쪽으로 말린 우현 스크루 5개의 변형 현상도 핵심적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합조단은
처음에는 함미가 침몰해 해저 바닥에 닿으면서 스크루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원이 차단돼 스크루가 멈춘 상태에서 해저바닥에 닿았다면
스크루 날개 5개가 한 방향으로 똑같이 휘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민간의 해난 구조 전문가 등은 스크루 5개가 한 방향으로 일률적으로 휜 것은
스크루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해저의 단단한 모래언덕에 닿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나섰다.

이런 의문이 제기되자 합조단은
 
스크루 제작사인 스웨덴 KAMEWA(가메와)사에 자문을 구하고,
국내에서도 유사 프로펠러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사이에도 스크루 변형에 대한 합조단의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졌다.

천안함 우측 프로펠러

 

5개의 날개가 모두 오그라든 천안함 우측 스크루. 합조단은 엔진이 정지하면서

스크루가 갑자기 멈춰 관성력에 의해 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성력이 작용한 반대방향으로 휘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합조단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러시아 조사단과 민간 전문가들은 스크루가 해저면에 닿아 휘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천안함 좌측 스크루

 

좌측 스크루의 날개 2개가 손상된 모습. 러시아 조사단은 해저면 접촉으로

손상을 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각계의 의문에, 합조단 "시뮬레이션 통해 관성력에 의해 변형 가능 확인" 일관된 입장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3단체 천안함 검증위원회'는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국방부는 6월 7일 답변자료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조사결과 날개 파손이나 표면에 긁힌 흔적이 없는 점으로 보아

좌초 등 충돌로 인한 변형은 아니며, 고속으로 회전하는 프로펠러가 급격한 정지 시

날개 면에 작용하는 회전 관성력에 의해 변형이 발생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유사 프로펠러를 활용하여 MSC.DYTRAN 프로그램을 사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동일한 변형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부가 설명에서 프로펠러 재질이 견딜 수 있는 힘은 400MPa(메가파스칼)이고,

급작스런 정지 시 프로펠러에 작용한 관성력은 약 700MPa이라고 밝혔다.

즉, 가메와(KAMEWA)사가 제작한 프로펠러는 400MPa까지 견딜 수 있는데,

프로펠러가 급작스럽게 정지하면서 700MPa의 힘이 작용해 프로펠러가 휘었다는 것이다.

합조단의 이같은 설명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지난 6월 22일 평택 2함대를 방문해 2시간 가량

천안함을 꼼꼼히 살펴본 후 "폭발 징후는 없었다"라며 "군의 설명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우측 스크루 5개 변형에 대해서는 "고속 후진하면서 단단한 사주(모래언덕)을 찍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천안함 스크루

 

스크루 날개 끝부분에 한 방향으로 난 스크래치를 볼 수 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천안함 스크루

 

스크루 끝 부분이 휘어짐과 균열 등으로 훼손된 것을 볼 수 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천안함 우측 스크루

 

우측 스크루 휘어진 날개 끝 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볼 수 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당시 이종인 대표를 안내했던 군 관계자는 "저희도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상당히 고민을 했다.

이 프로펠러가 스웨덴 가메와 제품인데, 가메와사에 확인하고 저희 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급정거를 해서 관성 모멘트에 의해 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6월 28일 홈페이지 '언론보도 바로보기'란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 대표가 제기한 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이란 글에서도 변함없이

'관성력에 의한 변형' 주장을 펼쳤다.

"조사초기 해저 등 외부와의 접촉에 의해 손상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스웨덴 조사단이 프로펠러 제작사인 스웨덴의 KMEWA사에 확인결과 고속회전 중

급격한 정지시 발생하는 회전관성력에 의해 변형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유사 프로펠러로 시뮬레이션 실시결과 동일한 변형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합조단은 바로 다음 날(6월 29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언론3단체 검증위와 토론회에서도 같은 설명을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검증위는 "시뮬레이션에서 스크루 날개가 휜 방향은 관성력과 반대"라면서

시뮬레이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검증위는 검증위를 자문하고 있는 한 전문가가 시뮬레이션 분석을 진행한

합조단 민간위원을 찾아가 이 민간위원으로부터

"현재의 시뮬레이션으로 현 상태의 스크루 변형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답변을 들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민간위원이 시뮬레이션과 천안함 우현 스크루 변형 불일치를 인정했다는 것인데,

합조단과 국방부 어느쪽도 이에 대해서는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천안함 스크루 시뮬레이션

 

민군합동조사단이 실시한 천안함 스크루 변형 시뮬레이션.

노인식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는 "급정지 시나리오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실시했으나

그 변형이 미미했다. 천안함 우현 스크루 처럼 날개가 휠 정도는 아니었다"라며

"급정지에 따른 변형 가설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언론3단체 검증위원회



"시뮬레이션에 의한 변형은 굉장히 작아, 급정지에 따른 변형 아니라고 결론 내려"

<민중의소리>는 추가 취재를 통해,

시뮬레이션과 스크루 변형은 일치하지 않아 시뮬레이션으로는 스크루 변형을 설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합조단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왜곡해 국민을 호도한 정황을 확인했다.

국내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노인식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는 28일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스크루가 급정지해서 변형됐다는 가정하에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굉장히 작은 변형만이 있었다.

(천안함 우현 스크루와 같이) 날개가 접힐 정도는 아니어서 천안함 우현 스크루 변형이 급정지에 따른

(관성력에 의한) 변형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노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합조단 내부에서는 시뮬레이션 결과는 천안함 우현 스크루 변형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합조단은 대외적으로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동일한 변형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결과를 왜곡해 온 것이다.

급정지에 따른 스크루 변형 가능성은 스웨덴 조사단이 처음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에따라 합조단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는데 스크루 변형이 미미해

천안함 우현 스크루 변형을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노 교수는 "스웨덴 조사단도 아이디어를 낼 때 휠 수 있다는 가능성만 얘기한 것이지

(스웨덴의) 시뮬레이션 자료를 보내주지는 않아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최근 <한겨레21>과 인터뷰에서 스크루 휨 현상은 "미스터리"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노 교수는 "스웨덴에서 급정지 안을 냈고 시뮬레이션 결과 가능하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우리의 시뮬레이션 결과) 그게 아니라는 게 밝혀졌으니 미스터리하다고 표현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학자적 호기심에서 현재 스크루 변형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조단이 스크루 변형을 설명하면서 수 차례 강조해 온 시뮬레이션은

천안함 스크루 변형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천안함 스크루에는 깨지고 휜 손상부위와 스크래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조단 민간위원의 시뮬레이션 오류 인정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인 합조단이 답을 내놔야 할 때이다.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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