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山 宋貴燮]/˚♡。─--평산 칼럼

[스크랩] 낚시도 학문이다.

또바기1957 2009. 8. 10. 09:39
낚시도 학문이다.

* 2005년 대학에서의 첫 낚시강의 한 학기를 마감하고 그 소감을 쓴 글입니다.

송 귀 섭 ( 천류 프로스텝,이노피싱 어드바이저)

학문이 인간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우
리 낚시 분야도 학문적 접근이 일찍이 되었어야 맞다.

혹자는 낚시가 무슨 학문이냐? 라고 반문을 할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에 어느 대학 교수 10여명과 한 자리에 앉아 만찬
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필자를 소개한 사람이 <낚시 전문가>라고 소개하자 한 교
수가 낚시에도 전문가가 따로 있느냐고 반문을 했다.
그 표정은 하찮고 우습다는 표정이었다.
그렇다. 낚시는 대 자연에 나가서 자연과 어우러져서 노닐다가
돌아오는 단순한 행위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제가 5년간을 한 달도 빼지 않고 매달 원고용지
40매 분량의 낚시이론을 글로 쓰는데 아직도 마감하지 못했습니
다” 라고 답변을 했다.
이때 좌중의 표정은 일견 놀랍다는 것이고 일견 그럴 리가. 하는
것이었다.

아픈 사람을 적당한 약과 수술로 치료하면 되는 단순 할 것 같은
의술은 엄청난 학문분야로서 의과대학이 있고, 글을 모르고도 잘
하는 농사짓는 행위인 영농분야는 농과대학으로 발전하였으며,
뛰고 던지고 달리는 체육분야는 체육대학으로 되어 많은 이론체
계를 확립한 학문분야가 되었다. 요즈음 바둑도 학문적 체계를
확립하고 대학과목이 되어 특기생을 뽑는다. 그런데도 왜 낚시
는 학문이 될 수 없는가?

필자가 지금까지 이론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바로는 낚시도 복합
적인 학문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천문 지리의 변화에 능해야 하고, 생태학적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며, 기하와 물리를 이해하여 접목해야 하고, 체육개념의 관리
를 해야 하며, 생산기술의 발전과 유통관리 등 경영관리가 병행
되어야 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낚시학문이 자리 메김을 하지 못한 것은 쉽게 표현하자
면 먹고 사는데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과 아무나 쉽게 접근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도 21세기로 들어서 일부 대학에서 평생교육과정에 낚시
과목을 편성하기 시작했고, 2004년에 들어 서울의 경기대학에서
낚시과목을 채택하여 강의를 해 오고 있으며, 2005년에는 명지전
문대학에서 정규필수과목으로 채택을 하여 필자가 강의를 맡았
다. 그리고 전반기 한 학기 강의를 마쳤다.
한 학기 강의를 마친 소감은
첫째로 시간이 모자라 다는 것이고, 둘째로 학생들이 너무 적극
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로는 필자 자신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첫 시간 강의에 들어가서 낚시 경험자를 파악하니 120명의 학생
중에 10명이 채 넘지 못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의 표정이 낚시과
목 자체가 너무 의외고 생소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은 너무나 적극적 이었고, 첫 번
째 실습을 할 때는 이미 스스로 자기 손으로 채비를 다하여 실습
에 임하여 3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학생이 붕어를 낚아 찌 맛과
손맛을 보았다. 재미있는 것은 여학생이 남학생 보다 더 잘 낚아
내는 것이었다.

한 학기 동안 실습은 두 번을 하였다. 처음 실습은 낮 낚시로 하
고, 두 번째 실습은 철야로 밤 낚시를 하였다. 두 번째 철야로 밤
낚시를 할 때는 어린 학생들이 낚시의 분위기를 벗어 날 까봐 우
려하였으나 밤을 새고 아침 해가 떠올라서 마감 할 때까지 너무
나 진지하게 낚시에 임해줘서 고마웠다.
실습간에는 필자 팬클럽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조교요원을 5명
당 1명씩 배치하여 현지 지도를 했다.
그리고 실습간에 낚아 낸 물고기의 숫자는 단 1점도 평가와 관
련 시키지 않았다. 그것은 평소 필자의 낚시 철학이기도 한 물고
기 잡는 숫자로 낚시 수준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개념에서고, 학
생들에게도 시간마다 그 점을 강조 해 왔었다. 따라서 낚시 현장
실습은 그야말로 낚시 그 자체를 즐기는 장이 되었었다.

이제 한 학기 수업을 다 마쳤다.
필자는 창 밖으로 퍼붓는 장맛비를 보면서 학생들이 자료를 조
사하고 정리하여 제출한 리포트를 읽어 가면서 그 내용의 충실함
과 필자도 모르고 있었던 광범위한 내용에 취해 열심히 공부한
다.
학생들의 리포트에서 참으로 공부 할 내용이 너무 많다.
이로써 낚시도 학문이다 하는 것을 우리 어린 학생들이 증명 해
준 것 아닌가.






 
출처 : 평산 송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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