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하지 않고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쉽다.
그러나 관찰하면서도 그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노릇인가?
깊은 사색의 노력 없이 단순 소박하기는 쉽다.
그러나 깊이 사색하려는 노력을 하는 단순 소박한 사람이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기기만을 감행해가며 낙천적이기는 쉽다.
그러나 자기기만 없이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리석음을 증오하지 않는 자가 어리석은 인간을 혐오하지 않기는 쉽다.
그러나 어리석음을 증오하면서 어리석은 인간에게 애정을 보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외롭지 않은 자가 온화하기란 쉽다.
그러나 속절없는 고립 속에서도 괴팍해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고 적개심과 원한을 가슴에 간직하면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는 쉽다.
그러나 원한 없이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악과 부정과 비열을 간절히 증오하기란 그 얼마나 어려운 노릇인가?"
‥ 서준식 옥중서한, 「구체-추상-구체」1985년 10월 26일자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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