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개혁안, 이번에는 성공할까?
○‥ 미 유권자들, ‘근본적 개혁’ 압도적 지지 ○‥ 의료 및 보험업계, ‘밥그릇 축소’ 위기감에 반대
DATE 09-06-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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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을 야심 차게 추진함에 따라 이번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이 바뀔 수 있을지에 전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재미 한인들도 성인의 50퍼센트, 18세 이하 아동의 25퍼센트가 건강보험이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특히 건강보험 개혁은 다른 개혁의제와는 달리 지난 1994년도에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했다가 실패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과연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결국 개혁의 성패는 개혁 프로그램을 시행할 자금 충당방안 마련과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걸린 다양한 집단의 요구와 반발을 어떻게 수용하고 설득해 나가느냐에 달려있어 보인다. 국가가 관리하며 무보험자 줄이도록 유도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하고자 하는 건강보험안의 핵심은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같이 국가가 관리하는 저렴한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보험자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사기업인 보험회사 대신 국가가 직접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공보험 계획’이 실시될 경우 큰 수익을 창출할 필요가 없으므로 행정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한 국가가 병원이나 의사들과 협상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보다 싼 값의 건강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여론은 개혁안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최근의 뉴욕타임즈와 CNN뉴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85퍼센트가 미국의 건강보험 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대다수의 미국인은 모든 사람이 건강보험을 갖기 위해서 보다 많은 세금을 낼 용의가 있다고 말했고,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이 사기업보다 의료 비용을 감소하는데 더 성공적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폭적인 여론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개혁이 성공적으로 행해지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 첫째는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의 재정적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개혁 프로그램을 운영할 자금을 마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의료비 지출을 건강보험 개혁을 통해 감소시키는 것이 경제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개혁안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1조 달러이상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자를 악화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 직면해 행정부와 의회에서는 재정 조달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통일된 의견은 없고 서로 다른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등 기존에 정부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는 보험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경비를 삭감하고 또 부유층에 대한 세금공제를 제한함으로써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의회 재정위원회는 전국민의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담배나 주류 등에 대해 과세함으로써 재원을 충당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 재원조달 문제 외에도 산 넘어 산
결과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초기 재원마련에 대한 방안이 마련될 경우 건강보험 개혁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관은 처음에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더라도 이후에는 보험가격과 자체 투자수익을 통해 프로그램을 유지해 나가야만 한다.
재원조달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개혁안이 성공적으로 집행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가 않다. 1990년대 개혁안의 발목을 잡은 바 있는 다양한 이해단체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의 초점은 국가가 건강보험을 운영한다는 공공 건강보험 프로그램 계획에 집중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반대세력은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이나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 개혁을 둘러싼 정치세력들간의 역학관계는 ‘돈 문제’를 파악할 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은 미국판 ‘밥그릇’ 싸움의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공화당이 오바마의 계획에 대해 국가가 의료체제와 제약업을 국유화하려 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개혁안 추진에 미적 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압도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인사들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그루만 교수는 뉴욕타임즈의 컬럼을 통해 그러한 인사들 중 일부는 미국의 제약 산업체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지적한다. 의사협회 및 제약업계도 반대
개혁안에 대한 의료업계의 반대도 치열하다. 30여년 전 메디케어 제정에도 반대한 바 있는 전미 의사협회(AMA)는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이 시행될 경우 의사들의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 우려한다. 현재 의사들이 정부로부터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받는 진료비는 사보험 회사가 지불하는 금액의 80퍼센트 가량 된다.
따라서 의사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이 시행될 경우 메디케어에서와 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보험회사들은 국가 주도의 프로그램이 건강보험을 제공할 경우 자신들의 시장이 잠식되어 다수의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 판단해 어떤 종류의 국가 주도 건강보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국가가 구매력을 이용해 의사나 병원으로부터 싼 값에 보험을 제공할 경우 시장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고 반대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병원들도 의사들과 마찬가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메디케어와 같이 국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들어오는 수익은 현재 사보험업자로부터 받는 금액에 비해 훨씬 적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제약업계 역시 국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현재 보험회사가 지불하는 금액보다 적은 수익을 보장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프로그램이 제약업계 전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두려워한다. 따라서 이들은 국가가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며, 환자들에게 주어지는 약품 선택권이 제한될 것이라 주장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종한 기자 jhyoon@wnews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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