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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협상을 벌여왔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서서히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지난 24일(수) 한국의 외교통상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미 국토안보 부로부터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의 걸림돌이었던 ‘여행자 범죄정보 교환’에 대한 최종 실무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빠르면 내년 1월부터 한국 국민은 비자 없이 자유로이 미국을 여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소식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역시 한국 여행사와 항공사들이다. 한국의 대형 여행사들은 미국과 관련된 다양한 여행 패키지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노선축소 정책을 시행해 왔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새로이 미주노선 증편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미 양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이 확정되게 되면 미국을 여행하려는 한국인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대도시들을 비롯해 최근 급증하는 한국 방문자들로 북적대는 달라스도 그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실무자 협상진척에 따른 반응들을 살펴보았다. 한국은 대부분 고무적 반응 먼저 한국인들의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다. 미국에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는 이 씨는 들뜬 기분으로 말했다. “지난 여름 어렵게 비자를 받아서 미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 참으로 좋은 시간을 보냈고 아쉬움이 남아 내년에 다시 미국에 방문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지난 여행시 동행하지 못했던 친지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 하지만 쉽지 않은 미국 비자문제로 망설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리는 소식은 이런 고민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고 너무 반갑다. 가족들과 협의하여 지금부터 방문 준비를 서둘러야겠다.” 미국 비자면제에 관해 또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역시 여행사.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하나투어는 이미 로스앤젤레스에 ‘하나투어 USA’라는 현지법인을 만들어 미 비자면제에 따른 전략을 짜고 있으며 현지 여행사들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하나투어측은 “미국 비자가 면제될 것이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예상된 일이라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면서 “이미 미국 현지에서 직원들이 향후 미국 시장에서 여행상품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세심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행사들은 올해 유가급등과 환율상승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으나 내년에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생기는 셈이라 미국 여행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 현재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연간 100만여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아울러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 적어도 2~3배 이상 방문객이 늘 것으로 전망돼 여행사와 항공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셈. 또한 모두투어와 롯데관광 등 한국 내 대형 여행사들도 미주팀을 강화해 여행상품 기획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항공사들 또한 미국 무비자 이후 체제 허용기간이 90일로 늘어나게 되면 항공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달라스 등 미주 주요 노선을 운행중인 대한항공은 B787, A380 등 최신 여객기를 인도받는 대로 이들 노선에 적극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경기회복 ‘글쎄’, 가족 및 친지방문 ‘기대’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가뜩이나 어려운 미국 경기침체에 활력소를 줄 수 있을까? 미국에 한인들의 방문이 잦게 되면 그만큼 관련 사업체의 경제성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접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여행업계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여행전문가인 이 씨는 “이번 발표는 예상했던 것이고 사실 한국의 여행사와 미국의 여행사는 그 시스템이 조금 다르기에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 여행사는 항공사로부터 비행기표를 구하기 위해 일정한 거래를 하는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 현지에서 비행기표를 구입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미국 내 여행사들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 물론 여행객이 증가하면 여행상품 판매는 늘어날 수 있지만 이것도 한국에서 이미 준비되어 오기에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며 한인경제에는 실질적인 영향이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식당 등 한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업자들은 대체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한인경제와는 달리 가족 및 친지방문에 관해서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반응이다. 달라스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알렌에 거주하는 유학생 김모 씨는 최근에 발표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상당히 고무되어 있다. 이유는 오랜 유학생활로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방문할 기회가 적었던 탓이다. 한국에서의 가족방문도 비자문제로 여의치 않았던 터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져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학기간이 길어지면서 한국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다. 물론 방학을 이용해서 방문하면 문제없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미루다 보니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방문이 여의치 않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친지들이 방문하려 해도 까다로운 비자문제로 가족을 못 본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번 기회에 한국의 친지들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벌써부터 가슴 설렌다”며 새롭게 전개될 정책에 대해 상당한 반가움을 표시했다. 갈랜드에 거주하는 박모 씨의 경우도 다를 바 없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자주 못 뵙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사업체를 미루고 한국에 자주 방문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짧은 기간만이라도 부모님을 곁에서 모시고 싶었는데 이번 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니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하다. 빨리 정책이 확정되어서 비행기표를 보내드리고 싶다”며 연신 즐거워했다. 이렇듯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은 우선적으로 그리운 가족들의 방문효과가 크다는 것이 대체로 한인들의 반응이었다. 달라스 주요 기관들, 별다른 반응 없어 대체로 미국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 연초부터 ‘한국 방문의 해’를 외치며 달라스 관광청장 등 달라스 지역 주요 인사들의 요란스러웠던 한국 방문과는 달리 달라스 주요 기관들의 반응은 의외로 잠잠했다. 달라스 관광청 및 포트워스 관광청, 그리고 달라스 국제공항 등에서는 별다른 소식이 없는 가운데 달라스 국제공항의 미디어 스페셜리스트 브라이언 씨는 “한국인에 대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조금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특별한 사항은 없다. 일단 궁금한 사항을 메일로 보내달라. 담당자에게 알린 뒤 연락하도록 하겠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한마디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실에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철저한 미국식 사고였다. 한편, 이번 정책이 한미간에 좋은 결과를 낳기를 기대하는 미국인들도 있었는데, 미국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모 씨에 따르면 “미국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오래 하다보니 한국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미국인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느낀다. 한국전 참전용사도 있고 사업차 한국에 방문했던 사람들도 있다. 다른 미국인들에 비해 한국문화를 동경하는 이들은 이번 소식이 반가운 것 같다”고 소개했다. 또한 “기간에 관계없이 한국인들이 자유롭게 미국을 왕래하게 되면 홈스테이 등을 통해 양국 청소년들이 문화를 교류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다는 반응들을 보였다”며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좋은 방향으로 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달라스 알리기’에 주력할 시기 결론적으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은 미국을 방문하고 싶은 한국인들 및 한국 내 관련 사업자들에게는 오래 동안 기다렸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지만 미국 내 거주하는 한인들에게는 가족방문에 대한 기대를 제외하곤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물론 비즈니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미국 내 거주하는 미국인들이나 한인들의 지배적인 견해였다. 한편으로는 달라스 한인단체들의 준비소홀을 꼬집는 한인들도 있었다. 비록 달라스가 한국 내에서 다른 대도시들에 비해 관심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최근의 인구유입 추세를 볼 때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 더군다나 이미 한미 양국 정부간에 비자면제 프로그램 협상이 급속하게 진척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미흡했던 ‘달라스 알리기’에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 한인단체에서 달라스 한인사회 알리기에 미 주류사회와 협조하여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한인들의 의견도 있었다. 이승인 기자 wsky@wnews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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